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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의 영역/독서

상처 이야기(키즈모노가타리) 감상글(3) - 혼자가 아니라 둘이서

앞에 글에서 썼다시피 아라라기 코요미는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언제 자살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몰려있는 상태였습니다.

이 상태에서 그는 일본에 자살하기 위해서 온 키스샷을 만나게 됩니다.

 

코요미는 키스샷에 아름다움에 한 눈에 반했습니다.

그리고 키스샷은 스스로를 희생하여 빈사 상태였던 자신을 살린 코요미에게 반했습니다.

자신의 죽음을 가벼이 여기는 둘이 서로에게 반했다는 것이

단순해질 수 있는 이야기가 어려워진 계기가 된 것일지도 모릅니다.

 

코요미는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여 키스샷을 살리려고 하였고

키스샷은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여 코요미를 다시 인간으로 돌리려고 하였습니다.

이 모든 것이 제대로 이루어졌다면

이 책에서 말하는 '모두가 행복해지는' 결말이 나왔을 지도 모릅니다.

키스샷은 죽을 자리를 찾았고, 코요미는 인간으로 돌아왔으며

인류는 가장 큰 위협 중 하나인 하트언더블레이드를 제거하게 되는 결말.

 

그러나 마지막 순간에 하네카와 츠바사는 이 모든 것을 간파했으며

이 사실을 코요미에게 전함으로서 마지막에 모든 것은 엉클어졌습니다.

코요미는 자신을 위해 희생하려는 키스샷을 죽일 수가 없었고

이것은 코요미에게 더 이상 행복한 결말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절규하는 코요미에게

오시노 메메는 500만 엔 짜리 '모두가 불행해지는' 결말을 내놓습니다.

키스샷은 흡혈귀의 이름조차도 남지 않고 코요미에게 의지해서 살아가는 존재가 되고

아라라기는 흡혈귀의 잔재가 남은 인간도 아니고 흡혈귀도 아닌 어중간한 존재가 되며

인간 역시 언젠가 하트언더블레이드가 부활할지도 모르는 위험을 남기는 결말.

 

결국 이 이야기의 결말은

혼자서는 살아갈 각오도 용기도 부족한 둘에게 살아야할 의미를 부여하는 결말이 됩니다.

코요미는 키스샷을 위해서, 키스샷은 코요미를 위해서,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지만 둘이라면 서로를 위해서 살아갈 수 있다.

불행을 나누어서 짊어진 코요미와 키스샷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