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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이야기

내가 만약 '휴식' 이라는 그림을 그린다면

내가 만약 '휴식' 이라는 그림을 그린다면 그것은 다음과 같을 것입니다.

 

먼저 배경은 볕이 잘 드는 겨울의 창가입니다.

푸르른 녹음은 이미 사라지고 밖에는 매서운 삭풍이 불고 있습니다.

방 안의 풍경도 스토브나 온풍기 같은게 있어서 보기에도 따뜻한 방이 아닙니다.

전기담요는 있지만 일어나 돌아다닐 때에는 얇은 외투 하나를 걸칠 정도의 온도입니다. 

 

바닥에는 두꺼운 담요가 깔려있고, 그 위에 구름같이 푹신푹신한 이불이 펼쳐져 있습니다.

엎드렸을 경우 가슴에 괴어서 팔꿈치에 부담을 줄일 수 있을만큼 적당히 두툼하고,

몸을 일으킬 경우 세워서 등을 받힐만큼 적당히 긴 쿠션이 하나 있습니다.

 

저는 이불에 감싸여서 좋아하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벽 하나에는 천장까지 닿는 높은 책장에 책이 가득 채워져 있어서 읽어도 읽어도 책은 계속 있습니다.

책 속의 이야기에 따라서 저는 박장대소하기도 하고 눈시울이 살짝 붉어지기도 합니다.

그러다 이불에 온기가 너무나도 행복하게 느껴지면 가볍게 선잠을 청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짧은 잠에서 깨어나 다시 책을 읽기 시작합니다.

 

옆에는 동반자가 하나 있습니다.

네 발 달린 이 동반자는 책에는 별 관심이 없지만 이불과 햇볕에는 아주 관심이 많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인과 같이 이불에 들어가 있는 것을 무엇보다 좋아합니다.

옆에서 게으른 낮잠을 즐기다가 독서 중 장난기가 동한 주인이 꾹 찌르면

한쪽 눈만 슬쩍 뜨면서 '왜 그러세요?'라는 무언의 항의를 보낸 후

미소짓는 주인이 미안하다며 내려준 간식 하나를 받아먹고 다시 한 번 행복한 꿈나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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