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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즈모노가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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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 상처 이야기 - 냉혈편을 보고 왔습니다. 작품에는 그에 어울리는 형식이 있게 마련인데 OVA 2화에서 3화 정도가 어울리는 이야기를 극장판 3개로 늘린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몇몇 부분은 보고 있는 것조차 껄끄러워서 눈을 돌리게 될 수준이었습니다. 보기 전에 어느 정도는 각오하고 있기는 하였는데 철혈편과 열혈편을 전부 보러 가지 않은 상황에서 이것까지 넘기기는 가슴 한 켠에 묘한 죄책감이 들어서 보러가게 되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완성도도 떨어졌지만 이야기의 템포와 밀도를 중요하게 여기는 저와 완전 상극인 작품이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혼자 보러간게 아니라 친한 후배 둘과 같이 보러간 것입니다. 저는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 못지 않게 '친한 사람과 같이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대학시절에도 룸 메이트 형과 같이 애니메이션 보는게 ..
상처 이야기(키즈모노가타리) 감상글(3) - 혼자가 아니라 둘이서 앞에 글에서 썼다시피 아라라기 코요미는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언제 자살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몰려있는 상태였습니다. 이 상태에서 그는 일본에 자살하기 위해서 온 키스샷을 만나게 됩니다. 코요미는 키스샷에 아름다움에 한 눈에 반했습니다. 그리고 키스샷은 스스로를 희생하여 빈사 상태였던 자신을 살린 코요미에게 반했습니다. 자신의 죽음을 가벼이 여기는 둘이 서로에게 반했다는 것이 단순해질 수 있는 이야기가 어려워진 계기가 된 것일지도 모릅니다. 코요미는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여 키스샷을 살리려고 하였고 키스샷은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여 코요미를 다시 인간으로 돌리려고 하였습니다. 이 모든 것이 제대로 이루어졌다면 이 책에서 말하는 '모두가 행복해지는' 결말이 나왔을 지도 모릅니다. 키스샷은 죽을 자리를 찾았..
상처 이야기(키즈모노가타리) 감상글(2) - 화자 아라라기에 대해서 화자인 아라라기 코요미에 대해서 한 번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그는 여러 번에 걸쳐서 자신이 화자로서 적당하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저는 그렇게 말하는 것이 단순한 겸양이 아니라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화자란 무엇일까요? 제가 생각하는 좋은 화자란 독자에게 사실을 알기 쉽게 설명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과도하게 개입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이야기하는 화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코요미는 화자로서는 문제점 투성이입니다. 작중 코요미에 대한 묘사를 한 번 따져봅시다. 1. '중학교 때까지는 우등생이었지만 고등학교 올라와서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낙오자가 되었다.' 2. '집에 있는 것이 거북하여 휴일이나 공휴일이 거북하다.' 3. '고등학교 3년 간 친구라고 할 만한 사람이 아무도 ..
상처 이야기(키즈모노가타리) 감상글(1) - 이야기 시리즈의 진정한 시작 키즈모노가타리는 바케모노가타리의 프리퀄에 해당되는 작품입니다. 사실 이 작품의 역할은 처음 나왔을 때와는 꽤나 달라졌습니다. 키즈모노가타리-바케모노가타리-니세모노가타리로 작품이 끝난다고 생각하고 있었을 때는 이 작품은 바케모노가타리에서 마지막에 갑자기 튀어나온 오시노 시노부란 캐릭터에 대해서, 그리고 화자인 아라라기 코요미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외전 적인 요소가 강한 작품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 시리즈가 2부,3부까지 진행되면서 이야기의 중심이 코요미와 시노부로 옮겨가면서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아예 원작자가 자신의 작품이 '소녀불충분'에서 이 이야기를 '죽어가는 괴물을 도와줘 버린 위선자와 그를 사랑해버린 흡혈귀의 이야기'로 정의한 이상 바케모노가타리쪽이 오히려 시리즈의 큰 흐름에 있어서는 외전적 요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