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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의 영역/만화

신부 이야기

 

1.

현재 구입하고 있는 만화 중에 하나인 '신부 이야기'입니다.

지난 주말 외출에서 10권을 보게 되어서 찾아보니 발매된지 넉 달이나 지났더군요.

요즘 관심사가 소설 쪽에 집중되어 있다보니 아무래도 이쪽에 좀 소홀했던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완결났다고 생각하고 관심을 끊었던 '늑대와 향신료'가 두 권이나 더 나왔고,

후속작인 '늑대와 양피지'도 2권이나 나왔더군요.

시간이 날 때마다 부지런히 '하고 싶은 일' 리스트에서 하나하나 지워가고 있는데도

어째 이 리스트에 남아있는 일들은 늘어나기만 하지 줄어드는 기색이 없습니다.

 

2.

저에게 이 만화의 정체성은 '모리 카오루 선생의 작품'으로 요약 가능합니다.

전작 '엠마' 때부터 읽고 있는데 작가가 작품에 쏟아붇는 애정이 종이 위로 흘러넘쳐서 독자들에게까지 전해져오는 작품이지요.

 

만화보다는 고급 일러스트 집을 산다는 느낌에 가까울 정도로 그림 한 장, 한 장에 정성이 들어갔고,

만화 자체도 스토리 전개를 그림을 그린다기보다는

작가가 그리고 싶은 멋진 씬을 그릴 수 있도록 스토리가 붙는다는 인상이 강합니다.

최소한 그림은 남는다는 자세로 연재 중임에도 뒷이야기 걱정없이 살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지요. 

 

3.

이 작품은 중앙 아시아를 배경으로 하는 여러 인물들의 일상과 사랑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전작 엠마가 빅토리아 시대의 고풍스러운 느낌을 살리는데 집중했다면

이번 작품은 문명과 자연,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 중앙아시아 특유의 이국적인 분위기,

말과 양, 매 그리고 그들과 일생을 함께 하는 사람들의 야성이 두드러집니다.

 

이야기 자체는 작가 특유의 약간 억지를 부려서라도 주요 인물들을 행복해주려는 경향이 강하지만

배경이나 복식, 문화에 대한 철저한 고증이 현실성을 부여하며

이야기가 붕 뜨지 않도록 단단하게 묶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뭐, 솔직히 제가 해피 엔딩을 위한 어느 정도의 억지는 관대하게 봐주는 성향이기도 하고요.

 

4.

이 작품에서 제일 좋아하는 커플은 역시나 카르르크-아미르 커플입니다.

 

처음에는 나이 차이 많이 나는 남동생 대하던 아미르가 점점 카르르크를 남성으로 여기고,

아미르에게 사랑받는다는 것은 알지만 스스로를 미덥게 여기지 못하고 아미르에게 어울리는 남성이 되기 위해서 발돋움하는 카르르크의 모습이 보고 있으면 정말 흐뭇합니다.

 

5.

지금 대부분의 이야기가 마침표를 찍었다는 느낌이어서 앞으로 1권 정도면 끝나지 않을까 싶네요.

 

카르르크-아미르 커플은 이제 짧은 단편 이상 이야기가 나올 것 같지 않고,

우미르-파리야 커플이나 쌍둥이 이야기, 아니스-시린 이야기는 이제 뭘 하던 사족 같습니다.

스미스와 탈라스 커플을 맺어주면서 대단원을 맺는 것이 제일 좋은 그림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