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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의 영역/독서

괴물 이야기(바케모노가타리) 감상글(2) - 히타기의 이야기

바케모노가타리의 이야기를 요약하자면 '센조가하라 히타기의 부활기' 라고 불러야할 것 같습니다.

이 이야기의 화자는 비록 아라라기 코요미지만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변하고 성장해가는 것은 코요미보다는 히타기입니다.

 

이야기의 시작에서 센죠가하라 히타기는

과거의 상처, 그리고 자신에게 붙은 괴이로 인해 철저하게 비틀리고 망가져 있었습니다.

"자상함도 적대행위로 간주하겠어."

이 대사 한 마디에 그녀가 이제까지 받은 상처와 그로 인한 뒤틀림이 그대로 들어있습니다.

 

코요미는 첫 번째 챕터인 히타기 크랩에서 이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주었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스스로 짊어지려고 하지 않은 히타기의 무게를 대신 짊어져 준 신을 떼어냄으로서

히타기는 마침내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한 계기일 뿐이었습니다.

아라라기의 독백처럼 집을 나간 어머니가 돌아올 리도 없고 망가진 가정이 회복될 리도 없습니다.

3년 간 가지고 있는 인간 관계는 전부 끝장이 났고, 말 그대로 빈손으로 다시 시작해야할 상황입니다.

 

그리고 1인칭 화자 시점에서 표현을 안 했을 뿐이지

히타기는 이제까지 너무나도 괴로워서 짊어지길 거부했던 생각을 더 이상 피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런 시점에서 본다면 코요미의 행동은 비록 옳았더라도 잔혹한 행동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히타기는 강했습니다.

무의식 적으로 '이상한 쪽은 자신이다.'라고 생각하는 여자 아이가

'마요이 달팽이'에서 만난지 얼마되지 않은 남자 아이에게 고백을 하는 용기와 행동력을 보여주었고

'스루가 몽키'를 통해서 과거에 자신이 난폭하게 끊어버렸던 과거를 끌어안는데 성공하였으며

'츠바사 캣'에서는 스테플러를 휘두른 전적까지 있던 아버지를 상대로 화해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별하늘 아래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며 코요미와 진정한 연인이 되었습니다.



비록 아라라기 코요미가 옆에서 도와주었다고는 하지만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히타기의 강한 의지가 없었다면 어느 것 하나 얻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오시노 메메의 입버릇처럼 '자기 스스로 살아났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닙니다.

 

결국 작가가 보여주고 싶었던

'다른 사람에게 힘은 빌릴지언정 스스로 살아나는' 인물은 이 작품에서 히타기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바로 센죠가하라 히타기의 매력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