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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의 영역/혼자하는 게임

에리의 아틀리에(1998) - 무투대회 엔딩

 

전작의 마리가 철없는 아가씨라면 이번 작의 에리는 태평하고 둔감한 누나 느낌입니다.

작중 시점에서 마리는 19세이고, 에리는 15세인데 에리가 훨씬 어른스럽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복장에 있어서도 은근히 노출도가 높은 복장으로 때때로 깜작 놀라게 하는 마리에 비하면 

에리는 거의 노출도는 없지만 위의 그림처럼 늘씬하고 긴 다리가 강조되는 이미지가 많네요.

 

1.

에리의 아틀리에가 전작보다 풍성한 이벤트와 즐길거리가 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플레이하는 입장에서 귀찮아졌습니다.

이벤트의 발생 조건을 유저 입장에서 파악하기 힘들고 특히 각종 플래그와 연애도와 같이 보이지 않는 스탯이 너무 늘어났습니다.

게임 내에서 제공해주고 있는 정보가 너무 부족하여 결국 공략집을 읽지 않고는 제대로 된 플레이가 힘들었습니다.

 

묘하게 일본 게임들은 공략집이 당연히 있다고 생각하고 게임을 제작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2.

전작에 이어서 연속으로 출연하는 하레슈. 초반에 채집다닐 때 가장 도움이 되는 친구입니다.

한 열을 쓸어버리는 '귀찮아서 이름없음' 이 초반에 가장 강력한 광역기이고 에리에게 들어가는 공격을 간간히 튕겨내는 것도 듬직합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부탁하는 물품들이 어찌 그렇게 제작하기 귀찮은 것만 주는지 모르겠습니다.

그거 귀찮다고 다 무시하다가 친밀도가 부족해서 플레어 이벤트를 못 봤는데 다음 플레이에는 꼭 이어줘야겠습니다.

 

전작에 없었던 교회에서 영입하는 동료이자 에리의 친구입니다.

동료로 영입할 때, 머리 두건을 벗고 인사하는 동영상이 참으로 인상적인데 그 후에 존재감이 상당히 옅습니다.

동료로서 기용하기에도 처음에 0레벨에 무기도 방어구도 없어서 데리고 다니기 곤란합니다.

가뜩이나 에리가 전작 마리에 비해서 전투에 있어서 좀 못 미더워서 구멍을 더 늘리면 곤란하죠.

다음 플레이에 여유가 좀 있다면 한 번 키워보고 싶네요.

 

 

공식 매체에서 에리와 가장 많이 엮이는 캐릭터이긴한데 게임 내에서 제 취향에 맞는 달달한 연애 장면을 보여주지 않아서 좀 아쉽습니다.

성격도 남성 플레이어가 좋아할만한 성격도 아니고, 연애 쪽으로 기억에 남는 장면이 거의 없네요.

 

오히려 기억이 남는 건 두 번이나 있는 주워먹기 이벤트인데

화학 실험실이나 다름없는 연금술사 실험실에서 뭘 주워먹는건 죽기 딱 좋은 습관이죠.

화학과 랩에 다니는 후배에게 누가 랩에 놀러와서 그런 짓을 하면 어떻게 되냐고 물어보니

보통은 냄새부터 먹으면 안 된다는걸 깨닫지만 만약 그걸 무시하고 먹는다면 확실히 죽을 것이라고 단언하더군요.

 

매 5일마다 나타나서 비상정에서 춤을 추는 무희.

첫번째 플레이에서는 계속 춤추면서 빠르게 움직이길래 대화 가능한 캐릭터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하필이면 마리 이벤트를 진행하는데 있어서 필수적인 캐릭터여서 크게 낭패를 당했죠.

스킬들이 매료에 치우쳐져 있어서 전체적인 성능은 그저 그런 캐릭터입니다.

 

 

더욱 강해진 발모제 이벤트로 돌아왔다!!

이 영상 이벤트에서 에리도 눈 뜨고 못 봐주겠다는 반응이던데 솔직히 제 심정과 똑같습니다.

 

여기에 한 가지 속성이 더 추가되었는데 바로 노래대회 테러리스트입니다. 점점 인간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3.

이번 플레이에서는 에디터의 덕을 좀 보았습니다.

 

첫 번째는 미르카제와의 이벤트인데 갑자기 열흘 안에 밀랍 80개를 달라고 당황스러운 요구를 합니다.

저 이벤트가 벌어지는 시점에서 저걸 만들 재료를 쟁여두었을 리도 없고, 재료가 다 있다고 해도 열흘에 80개를 만들 수도 없습니다.

 

정말로 이 이벤트의 존재 자체를 알고서 미리미리 준비하라는 이야기인데

저런 불합리한 이벤트 때문에 게임을 처음부터 다시할 마음이 들지 않아서 에디터 썼습니다.

 

두 번째는 무술대회 결승전인데 에리를 만렙을 찍어도 결승전 상대인 엔데르크를 이길 수가 없습니다.

공략을 찾아보니 이벤트로 얻는 상징과도 같은 무기를 버리고(개조를 못하니)

적당한 지팡이에 부과 효과 떡칠을 해서 상대를 마비시켜야 한다고 적혀있던데 역시나 불합리하다고 느껴서 에디터로 체력에 손을 대서 클리어하였습니다.

 

게임은 즐기려고 하는건데 저런 것 때문에 재시작을 하는 것은 그냥 고행이니까요. 

 

4.

이 세이브 파일로 엔딩은 2개를 보았습니다.

 

엔딩 3. 궁정마술사

 

왕위 계승 이벤트를 끝까지 진행하여 해와 바람의 지팡이를 소지하고,

연금술 레벨을 30 이상 올린 상태에서 4년 안에 무투대회에서 준우승 이상을 달성하고, 그대로 졸업하면 달성하는 엔딩입니다.

 

남성 캐릭터와 연애 이벤트가 있는 게임이니 아예 왕자님과도 연애 이벤트가 있었으면 좀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엔딩에서의 모습을 보면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한다는 느낌이 드니까요.

콧대 높은 귀족 아가씨인 아이젤이 이걸 보면 뭐라고 할지 궁금하네요.

 

엔딩 1. 伝説の人再び

 

 

이제까지는 우리말로 엔딩 제목을 적었지만 이번에는 굳이 일본어 원문으로 적었습니다. 왜냐면 번역에 의문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국내 출시 판에서는 이 엔딩 제목을 '전설의 사람과 또 다시'로 번역했습니다.

그런데 보시면 아시겠지만 원판 제목에서는 '과'에 해당하는 부분이 없습니다.

 

그리고 엔딩 조건을 보면

마이스터 랭크로 진행한 상태에서, 모험가 레벨을 45 이상 달성한 상태에서 무술 대회를 우승하고, 마리와 만난 적이 없어야 합니다.

 

엔딩에서는 에리는 모험가가 되어서 마리를 만나러 세계를 누비게 됩니다.

번역하시는 분은 '전설의 사람과 또 다시 만나겠다는 엔딩' 으로 생각하신 것 같지만

저는 이 엔딩은 에리도 전작의 마리처럼 잘부르그의 전설과도 같은 사람이 되었다는 엔딩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오프닝 프롤로그를 보면 이 심증이 굳어지는데 게임 시작시 나오는 문장은 '누구나 처음에는 무력했다.' 입니다.

소녀는 자신을 도와준 사람을 동경해서 최선을 다하였고,

비록 그 사람과 재회하지는 못하였지만 쌓아온 노력의 결과 전설로 불리던 그 사람과 같은 반열이 된 것이 이 엔딩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라면 약간 의역해서 '새로운 전설'로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엔딩, 난이도 높은 엔딩임에도 불구하고 묘하게 배드 엔딩 느낌이 납니다.

잉그리드 선생님은 연금술 공부를 팽개치고 뭐하고 다닌거냐고 화를 내며 에리 자신조차 근육이 붙은 자신의 팔을 보면서 자조하고 있죠.

엔딩 텍스트에서는 위에서 보시다시피 아예 길을 잘못 들었다고 못을 박고 있습니다.

엔딩 0이 히든 엔딩이고, 엔딩 1이 정사였던 전작과는 달리 이번 작에서는 마리와 만나는 엔딩 0번이 진 엔딩인 것 같습니다.

 

5.

원래 마리와 만나는 진 엔딩을 맨 마지막에 보려고 했는데 순서를 바꾸려고 합니다.

다음 플레이에서 마리를 만나서 진 엔딩을 보고, 그 다음 플레이에서 빼놓은 이벤트들을 보면서 게임을 마무리지으려고 합니다.

 

 

 

에리의 아틀리에(1998) - 고난 끝에 본 마리 엔딩

1. 이번 플레이는 전에 비해서 오래 걸렸습니다. 첫번째는 오래된 게임답게 콘테스트가 진행 되지 않는 버그가 발생하여 입에서 불을 뿜으면서 재시작했고 두번째는 3년차까지 카스타네에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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