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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의 영역/독서

오버 더 초이스 / 이영도 저 / 황금가지

 

저번 주말에 사서 주중에 다 읽은 이영도 작가의 신작 '오버 더 초이스' 입니다.

완독 후의 감상은 솔직히 말해서 좀 당황스럽습니다.

기대가 좀 높았던 것도 있지만 장점보다는 단점이 훨씬 두드러지네요.

 

먼저 드는 생각은 최소 두 편 이상의 서로 다른 이야기로 써야할 내용을 하나로 합쳤다는 것입니다.

앞에서 어떤 형태로든 정리하였어야 할 포인도트 부인의 이야기가 남아서 계속 발목을 잡는데

굳이 후반까지 끌고 올 이유도 모르겠고, 그녀가 맞은 결말도 그저 기괴하다는 밖에 생각이 안듭니다.

아무리 늦어도 덴워드의 일갈 이후에는 퇴장을 시켰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드는 생각은 '너무 판타지다.'라는 생각입니다.

판타지 소설이 판타지스러운게 뭐가 문제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현실주의자인 티르 스트라이크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면서 판타지로 해석할 사람은 판타지로,

그걸 부정할 사람은 또 다른 방식으로 해석할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 오버 더 시리즈의 매력입니다.

게다가 스케일도 너무 키워서 기존 오버 더 시리즈와 상당히 위화감이 느껴지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오버 더 시리즈가 아니라 드래곤 라자 시리즈 테이스트에 더 가깝다는 느낌이고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퓨처 워커'의 리메이크 느낌이 난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물론 제가 긍정적으로 평가해보려다가 포기한 '퓨처 워커'보다는 훨씬 잘 쓴 작품이긴 하지만요.

 

PS.

기존 오버 더 시리즈 3개의 중편과 에소릴 시리즈를 묶어서 나온 신간도 있더군요.

드래곤 라자 양장본 이후 같은 테마의 표지를 사용하고 있는 이영도 작품들 사이에서

환상문학전집으로 나와 홀로 겉돌고 있는 '오버 더 호라이즌'을 대체할 수 있는 물건이기는 한데

이미 제가 가지고 책이고 전에 썼다시피 생일 선물로 받은거라서 대체하기도 영 껄끄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