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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의 영역/혼자하는 게임

Persona 4 Golden(3) - 청춘 드라마, 그리고 6월,7월

1.

페르소나 시리즈는 대체적으로 청춘 드라마의 성향을 띄지만, 그 성향이 가장 강한 것이 이 페르소나4입니다.

 

페르소나 3도 특별과외활동부에 어른은 없었지만,

키리조 그룹이나 이사장과 같이 이러한 싸움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는 어른의 존재감도 무시할 수 없던 것에 반해서

페르소나 4에서 등장하는 어른들은 무능하거나 무력하여 주인공 일행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합니다.

장단점이 있지만 그 결과 페르소나 4는 어른들이 배제된, 어른들과는 다른 '우리들'의 이야기가 됩니다.

게다가 등장인물들이 껴안고 있는 고민이 거창한 것이 아니라 평범한 청소년이 가질법한 고민의 연장선 상에 있는 경우가 많기에 

페르소나 4는 '우리들'이 힘을 합쳐 '우리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청춘 드라마로서 확고한 정체성을 가지게 됩니다.

페르소나 4 애니메이션이 3에 비해 높은 평가를 받는 요인 중 하나가 애니메이션 소재로 삼기 편하다는 것도 없지 않을 것입니다.

 

2.

이런 성향상 페르소나 4는 학창 시절의 이벤트를 전작에 비해서 상당히 공들여 묘사합니다.

무거운 숙명을 짊어진 캐릭터들이 세계의 멸망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이야기인 전작은 이러한 묘사가 때때로 껄끄러웠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그야말로 이쪽이 메인이 아닌가 싶은 정도로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녹아들어있습니다.

 

(물체 X의 등장)

6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학창 시절 이벤트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임간학교입니다.

주인공과 요스케에게 어떠한 쉐도우보다도 무서운 시련인 '물체 X'가 기다리고 있는 곳이었죠.

첫 등장부터 두 사람을 쓰러뜨렸고, 후속작에서는 무려 무기로까지 활용되는 여성진들의 필살 오의입니다.

단, 억울한 피해자인 요스케와는 다르게 주인공은 공범자입니다.

분명히 게임에서는 카레 재료를 고르면서 나누는 여성진들의 흉흉한(...) 대화를 처음부터 듣고 있었거든요.

아무리 요리의 문외한이라 할지라도 카레에 김치, 커피 우유, 해삼을 넣기로 결정된 시점에서 전력으로 뜯어말렸어야 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주인공과 요스케의 텐트로 왔다가 성적 취향을 의심받자 격노하여 여성진의 텐트에 돌진한 칸지,

그 칸지에게 의식과 기억을 한 방에 날려보내는 고자킥을 선사한 여성진,

저 물체 X를 빌미로 여성진에게 수영복을 입혔다가 보복으로 찬물에 처박힌 남성진,

애 게임에서 가장 폭소를 자아내는 장면들이 연달아 이어집니다. 

 

3.

보이드 퀘스트 던전을 8월 1일에 도전하도록 계획이 짜여져 있어서 6,7월 동안 클리어한 던전은 리세의 마루큐 극장 하나입니다.

스트립 클럽을 컨셉으로 한 던전이라 '이번엔 천천히 구하자' 라는 사심이 듬뿍 들어간 대화 선택지도 존재하죠.

 

던전에 대한 평가는 그럭저럭입니다. 특별히 흠 잡을데는 없지만 파격적인 던전 컨셉에 비해서 임팩트가 없었습니다.

아이돌이라는 직업 특성상, 대중을 위해 만들어진 '또 하나의 자신'은 항상 따라다니는 존재이고

아무도 진짜 자신을 보아주지 않는다는 마음이 폭주하여 쉐도우가 되었다는 것은 설득력은 있지만 반전은 없었네요.

그 이후에 이어지는 진짜 보스전은 예상을 깨긴 했지만 이건 나중에 곰 이야기 할 때 몰아서 하는게 나을 것 같습니다.

사실 전작의 내비게이터인 후카의 각성 장면이 페르소나 3의 각성 장면 중 원탑이라서 비교되는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건 그게 아닙니다. 드디어 리세가 파티에 합류한 것이지요.

페르소나3에서 불만이었던 것이 주인공과 연인 관계가 되는 캐릭터가 많음에도 달달한 러브 라인이 없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유카리는 명색이 '연인' 카드인데도 완전 꽝이었고, 아이기스는 살짝 핀트가 어긋난데다가 달달하기보다는 애절하였고요.

대놓고 '선배, 좋아해요♡'를 외치면서 쫓아다니는 리세가 합류함으로서 드디어 파티에 달달함이 추가되었습니다.

 

4.

이 시점에서 큰 실수를 하나 하였는데 방학이 시작되기 전 여우의 의뢰 7번을 완료하지 못한 것입니다.

의뢰 대상이 방학이 시작하면 만나지 못하기에 여우의 커뮤니티 진행이 막혀버렸고,

톱니바퀴처럼 돌아가야 하는 커뮤니티 맥스 차트가 완전히 꼬여버렸습니다.

덕분에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의 임기응변이 벌써부터 시작되어 버렸습니다.

 

5.

6월 말부터 악마 커뮤니티인 병원 아르바이트가 가능해졌는데 

심야에 혼자서 병원을 청소하여 용기가 올라가는 부분에서 괴담을 다 읽을 상태라면 용기가 한 번 더 올라가는건 웃겼습니다.

덕분에 용기를 올리기도 전보다 수월해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야기로만 듣던 골든의 추가 컨텐츠인 바이크가 드디어 열렸습니다.

이걸로 시내(읍내?)까지 갈 수 있게 되면서 말 그대로 페르소나 4의 세계가 넓어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