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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의 영역/혼자하는 게임

Persona 4 Golden(5) - 시로가네 나오토, 그리고 9월,10월

1.

영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긴 채 끝나가는 사건에서 돌파구를 만든 것은 나오토입니다.

나오토는 모로오카 살인 사건만이 다른 사건들과 이질적이라는 것에 주목하여

기존 피해자들과 동일한 조건이 되어서 스스로가 범인의 표적이 된다는 대담한 수단을 사용하여

쿠보는 마지막 사건에만 관련되어 있는 단순한 모방범이며, 사건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여기서 나오토가 사실은 여자라는 충격적인 진실이 밝혀지는데

서브컬쳐에서 이름과 겉모습이 둘 다 남자로도, 여자로도 볼 수 있는 캐릭이면

그 캐릭터의 성별은 스스로 밝힌 성별과 반대일 가능성이 높다는게 상식이라서(...) 처음부터 반쯤 예상했습니다.

축하한다, 칸지. 네가 나오토에 끌린 것은 동성애자여서가 아니었어.

 

던전은 비밀 연구소를 테마로 하였는데 보스가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나오토는 그냥 페르소나를 저걸로 하면 안 되나 생각이 들 정도로요.

여기서부터 게임 진행에 조금씩 문제가 발생하고 시작했는데, 레벨을 너무 빨리 올렸어요(...)

이 게임의 레벨과 자금은 황금손을 잡는게 제일 효율적인데

후반에 갈수록 내성이 끔찍해지는걸 이미 알고 있으니 최대한 빨리 무속성 딜러 페르소나를 만들었습니다.

라파엘로 메기도라 획득 -> 마법사 카드로 메기도라온으로 강화 -> 마하타루카 오토와 함께 대승정에 계승 루트로

원래 어느 정도 놓치는걸 전제로 설계된 황금손을 100% 잡기 시작하니 레벨이 폭발적으로 올라가기 시작하더군요.

덕분에 보스가 제대로 된 패턴이 나오기도 전에 더블 부스터 다인 마법에 나가떨지기 시작했습니다.

거기에 골든 들어오면서 차지가 추가된 칸지는 치에를 2군으로 내려버리고 압도적인 물리 딜을 보여주더군요.

 

2.

나오토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보면 이 캐릭터의 정체성은 오리지널 시절 습득 스킬들을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광속성 즉사 기술, 암속성 즉사 기술, 무속성 기술 그리고 구색 맞추기 정도의 물리 스킬로 구성되어 있는데

다른 캐릭터들이 배우지 않는 스킬들을 다 넣어버린 결과 써먹지 못할 수준의 캐릭터를 만들어 버렸습니다.

SP 소모가 끔찍한 기술만 있어 필드전에도 못 쓰고, 보스는 즉사에 내성이 있어서 보스전에서도 못 씁니다.

여기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캐릭터는 기본적으로 잔반 처리반입니다.

(다행히 골든에서는 스킬을 완전히 갈아엎어서 괜찮은 캐릭터로 만들어놓았네요.)

 

주인공 일행이 진범을 체포하기 위해서는 추리력이 있고, 무엇보다 경찰에 영향력이 있는 누군가가 필요합니다.

특별수사대는 TV 안에서만 힘을 발휘할 수 있고, 경찰이 가진 정보도 진범을 찾기 위해 중요하니까요.

하지만 10대들의 청춘 판타지에서 주인공의 동료가 되기 위해서는 어른이어서는 안 됩니다. 여기서 '탐정 왕자'가 탄생합니다.

그리고 이 때까지 특별수사대는 남성 셋에 수컷 하나, 그리고 여성 셋인데

여성 중 한 명은 네이게이터이기까지 하니 머릿수를 맞추기 위해서 여성으로 만들어야죠.

여기에 남장 여자로서의 스테레오 타입을 적당히 가미해서 만든 것이 이 시로가네 나오토입니다.

캐릭터가 얄팍하다는 글을 보았는데 캐릭터보다는 스토리 진행에 필요한 요소들을 모은 무대 장치에 가까운 인상입니다.

옛날 이야기에 산신령이 나온다고 해서 산신령을 등장인물에 넣지는 않잖아요.

 

일단은 여성 캐릭터여서 주인공과 연인 관계로 만들 수도 있지만

이야기를 보면 노골적으로 주인공 - 리세,마리 / 요스케-치에 / 칸지-나오토로 엮이는게 보여서 저는 연인관계로 만들지 않았습니다.

요스케와 치에는 악우 관계이기라도 하지, 칸지는 나오토에 한 눈에 반했는데 주인공이 가져가면 불쌍하잖아요.

 

3.

수학여행 이벤트의 감상은 '치히로 예뻐졌구나'.

P3의 약간 음침한 이미지에서 탈피하여 멋진 안경 미인이 되었습니다.

전작에서 주인공과 같이 있는 미츠루를 질투하여 빨리 떨어지라는 폭언을 내뱉기까지 했는데, 미츠루와는 화해했나 보네요.

폴로니안 몰에서의 왕 게임은 이번에 다시할 때까지 이런 이벤트가 있었다는 사실조차 잊고 있을 정도로 재미가 없었습니다.

확실히 곰이 등장하는 이벤트는 별로 재미가 없어요.

 

문화제 때, 주인공 반의 미팅 찻집은 친구들 다 보는 앞에서 미팅하려는 용자가 있을리가 없잖아요. 당연히 망하죠.

여장 대회는 어, 음... 3에 비해 주인공이 덩치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잘 꾸몄으면 저렇게 시각테러가 되지는 않았을 것 같네요.

 

영 미묘했던 문화제에 비해서 여관에서 뒷풀이는 낄낄대면 많이 웃었습니다.

역시 유키코의 정체성은 남성진에 대한 의도치 않은 폭거지요. 그리고 오오타니-곰의 커플을 적극적으로 지지합니다!

 

4,

슬슬 커뮤니티가 맥스가 되는 캐릭터가 나오기 시작했는데 여우 퀘스트 꼬인 것 때문에 상당히 밀려서 골치를 썪고 잇습니다.

다 합쳐서 5,6칸 정도 뒤쳐져 있는데 일단은 좀 밀려도 되는 교내 동아리, 나오키, 과외 커뮤니티를 뒤로 돌리고 있습니다.

낮에는 전력에 도움이 되는 특별수사대 멤버들, 밤에는 절대로 뒤로 미루면 안되는 도지마와 나나코 커뮤를 해서 완료했습니다.

도지마 가 커뮤는 진행할 때마다 참 흐뭇합니다. 페르소나 4에서 가장 구원받은 자들이 이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5.

분명히 친구가 엔딩을 보았다고 해서 받아온 게임인데 바다의 수호신을 잡는 순간 업적이 떠서 당황했습니다.

이러면 당연히 모든 퀘스트 달성, 모든 커뮤니티 달성을 못 하였다는 건데 말이죠.

그리고 골든에 들어오면서 낚시가 편해진 것은 정말 고마울 따름입니다.

PS2로 할 때 발로 패드를 붙자고 양손으로 연타해야 했었는데 이 나이먹고 그 짓을 또 하고 싶지는 않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