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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이야기

내 아파트가 나의 것이 된 날

 오늘은 제 아파트에서 사는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는 날이었습니다. 결혼 후에 그 아파트에서 신혼 생활을 할 예정이라서 더 이상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전세금을 돌려주려고 하였습니다. 문제는 원래 미리 주기로 한 제 투룸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해서 예정보다 대출을 더 많이 받아야 되었는데 아파트 가격도 고점 대비 한 1억은 내려서 대출 액수도 예정보다 적었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모아둔 돈에 마이너스 통장까지 동원해서 생각보다 굉장히 빡빡하게 돈을 맞추게 되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돈이 들어오기를 기다리는데 먼저 월급이 그다음에 보증보험대출이, 그리고 9시 넘어서야 주택담보대출이 들어오더라고요. 보증보험대출이 들어오고 30분 넘게, 주택담보대출이 들어오지 않으니 그동안 많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도 다행히 약속 시간에 돈이 들어와서 여자 친구와 함께 부동산으로 향했습니다. 저희가 약속보다 20분 일찍 도착했고 살짝 늦게 세입자 할머니가 오시더군요.

 

 인사를 꾸벅하고 먼저 집 열쇠와 비밀번호를 넘겨받고, 아파트를 둘러보러 갔습니다. 이미 집은 비어있고 여자 분 한 분만 기다리고 계시더군요. 집 안을 한 바퀴 돌아보고 크게 손상된 곳이 없는지 확인한 다음에 다시 부동산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통장을 넘겨받은 다음에 긴장한 손가락으로 1억, 또 1억 이렇게 전액 이체를 마치고 나니 부동산에서 확인 후 거래가 정상적으로 끝났다고 합니다. 뭔가 며칠부터 꿈에도 나올 정도로 긴장하고 전날에 잠도 설친 것에 비해서 너무도 간단히 모든 절차가 끝났습니다. 이제 여기는 누구도 살지 않는 내 집입니다.

 

 여자 친구와 도배/장판은 어떻게 할 것인지, 가구 배치를 어떻게 할 것인지 논의하고, 줄자로 여기저기 길이를 잰 다음에 이사 청소를 문의하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 기념할 만한 곳을 축하하기 위해서 여자 친구와 유명한 식당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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