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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이야기

둘이서 잘 살고 있습니다

 요즘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게 뜸했네요. 제 아파트에서 예비 신부와 둘이서 잘 살고 있습니다. 알콩달콩이라는 수식어보다는 우당탕탕이라는 수식어가 더 어울리는 생활이지만 그래도 점점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혼자 살 때는 밤 1시 넘어서 잠들어서 아침 8시가 다 되어서 일어나는 생활이었는데 같이 살면서 11시에 자서 아침 6시에 일어나는 아침형 인간이 되었고, 예전에는 회사에서 저녁 식사를 해결하고 왔는데 요즘에는 집에서 둘이서 같이 식사하고 있습니다. 보통 와이프가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기다리지요. 요즘은 틈만 나면 유튜브를 보면서 새로운 요리에 도전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주말에는 같이 넷플릭스로 영화를 보기도 하지요. 처음에는 매일 같이 어머니에게 전화하지 못하게 된 것이 어색했는데 지금은 컴퓨터 할 시간이 없어졌다는 것만 제외하면 만족스럽게 살고 있습니다. 여자친구는 제 잠버릇 때문에 좀 고생하는 것 같지만요.

 

 이사는 작년 11월 중순에 하였습니다. 전세로 살던 투룸에서 나와서 제 아파트로 제가 먼저 들어왔죠. 전세금을 돌려받는 과정에서 이런저런 일이 있었지만 그래도 무사히 이사를 마쳤습니다. 그 당시 그 문제로 머리가 꽉 차 있어서 결혼 준비에 소홀히 하다가 와이프에게 이런저런 소리를 들었죠. 당시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서 정신적으로 불안정해질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1주일 정도 후에 와이프도 이사 왔습니다. 제가 몇 번 나르고 와이프 차로 몇 번 나르니 끝났던 제 세간살이와는 달리 여자친구는 집에서 나와서 교사 생활만 7년을 넘게 한 지라 세탁기나 냉장고 같은 살림살이를 다 갖추고 있어서 이삿짐센터까지 부르는 대대적인 이사였습니다. 

 

 이게 이사 첫날에 찍은 사진이었습니다. 소파하고 소파 테이블, 그리고 화장대 정도만 새로 사고 나머지는 여자 친구가 다 가지고 온 물건들이었습니다. 

 

 크리스마스도 둘이서 같이 보냈습니다. 원래는 나가서 같이 식사를 해야 하는데 제가 다른 문제에 정신이 팔려있다 보니 식당을 예약하고 선물을 준비하고 이런 데 신경을 쓰지 못해서 집에서 같이 홈파티를 했습니다. 같이 파스타와 폭립을 만들고 샐러드를 사 온 다음에 회사에서 송년 선물로 나눠준 와인을 곁들이니 생각보다 근사한 크리스마스 파티가 되었습니다. 식사 후에는 같이 소파에 앉아서 TV로 넷플릭스에서 크리스마스 연대기를 보았죠. 이 즈음에 회사에서 보너스도 나와서 기분이 더 좋았습니다. 결혼 준비하느라 어느새 통장에서 전부 사라졌긴 하지만요.

 

 새해 첫날 아침에는 떡국도 끓여 먹었습니다. 굴을 넣고 끓인 떡국은 처음이었는데 이것도 괜찮더군요. 남은 굴로는 전을 부쳐먹었습니다. 와이프가 제가 호두를 좋아한다고 밑반찬으로 멸치조림을 만들 때 호두를 같이 넣었는데 그것도 괜찮더군요. 참고로 전날에는 제가 토마토 캔을 사용해서 파스타에 도전했다가 처참하게 실패했습니다. 여자친구가 어찌어찌 살려내지 않았다면 좋은 재료들로 음식물 쓰레기를 연성할 뻔했습니다.

 

 이제 결혼식도 열흘도 채 남지 않았네요. 솔직히 좀 떨리고 긴장됩니다. 제 회사나 와이프 학교에서도 요즘 들어서 코로나 환자가 다시 늘어나고 있어서 걱정도 좀 되고요. 어젯밤에 오한이 나서 불안해져서 오늘 회사에서 점심시간에 검사를 받고 왔습니다. 다행히 코로나, 독감 모두 음성이었습니다. 다음 주가 되면 이제 검사를 받을 수도 없어서 더 늦기 전에 받아봤습니다. 부모님도 통화를 해보니 몸이 안좋고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으시는 것 같고, 예비 신부도 몸이 좋지 않아서 오늘 일찍 잠들었는데 아무런 사고 없이 결혼식이 무사히 끝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