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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의 영역/ㄴ 동방 프로젝트

TH10: 東方風神録 ~ Mountain of Faith: 새롭지만 뭔가 아쉬운 전환점

 

1.

원래 Extra까지 클리어한 시점에서 빠르게 감상글을 올리려고 했는데

다음 날 아침 기차로 여수까지 출장을 가서 어제 밤에야 집에 돌아왔고

집에 와서는 뜨거운 물로 샤워한 후에 기절하듯이 잠들어 버려서 오늘 퇴근 후에야 쓰게 되었네요.

그래도 가기 전에 클리어해서 그런지 내려가는 기차 안에서 묘하게 뿌듯했습니다.

 

2.

문화첩 발매 이후 동방 프로젝트 팬덤에는 여러 가지 소문이 떠돌고 있었습니다.

화영총,문화첩을 기점으로 동방프로젝트가 완결났다는 소문,

동방홍마향을 경계로 구작, 신작이 나뉘었듯이 신작으로 다시 한 번 리셋이 일어날 것이라는 소문,

이러한 소문을 잠재운 신작이 바로 이 동방풍신록이었습니다.

 

동방풍신록은 스토리 상의 큰 전환점이 된 작품입니다.

기존 요괴의 거물이었던 레밀리아, 유카리, 유유코는 모두 기존 환상향 질서의 유지를 중요시하였고

에이린과 카구야는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숨어사는 은둔자였습니다.

어느 누구도 환상향의 '변화'를 바라지 않는 존재였습니다.

 

이에 비해 풍신록에서 들어온 모리야 신사의 셋은

환상향에서 자신들의 신앙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존재입니다.

이들의 행동은 기존 환상향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작품이 흘러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풍신록은 이들이 환상향으로 들어와서 처음으로 레이무와 충돌한 이야기이며,

지령전은 버려진 옛 지옥에 있는 요괴들을 이용하려고 한 카나코의 행동의 원인이었고,

지령전에서 온천이 뿜어져 나온 건 때문에 봉인된 성련선이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되었고,

그 성련선에 자극을 받아서 부활하게 된 것이 신령묘의 일당이라는 것을 보면

장장 4개의 작품이 이들의 행동에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3.

다만 저는 이 작품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감주전이 나오기 전까지 동방 프로젝트 신작 최악의 작품이라고 하였을 정도로요.

 

대부분의 불만은 슈팅 게임으로의 완성도 문제입니다.

 

첫번째는 봄의 이펙트와 효과 통일입니다.

봄은 그 자체가 캐릭터의 성능과 개성이 되며 화려한 연출은 훌륭한 눈 요깃거리입니다.

그런데 이게 하나로 통일이 되었고 연출도 굉장히 심심해졌습니다.

 

두번째가 탄막들이 나쁜 말로 하면 진부하다는 것입니다.

게임을 하면서 기억에 남을만큼 독특한 연출이나 강렬한 개성을 가진 탄막이 별로 없습니다.

요요몽에서 프리즘리버 자매의 합주와 6면에서의 벚꽃과 나비탄이 있었고

영야초에서는 4면에 보스로 마리사와 레이무가 나오면서부터 환호하기 시작하였는데

풍신록은 4면 아야 전은 연출이 좋았지만 6면 보스인 카나코가 기억에 남는게 하나도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신앙 시스템인데

전작의 벚꽃 결계나 각부에 비해서 플레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요소가 하나도 없고

그러면서 묘하게 손해본다는 기분만 계속 들어서 저는 점수를 낮게 주고 있습니다.

 

4.

정리하자면 앞의 홍요영의 3부작의 뒤를 잇는 새로운 시리즈의 시작이고

계속 복잡해지기만 하는 시스템을 어느 정도 정리할 필요가 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 결과물이 앞의 작품에 비해서 별로 만족스럽지 못했다는게 제 감상입니다.

 

반대로 풍신록으로 동방 프로젝트를 시작하신 분들도 많으니 이건 개인 취향의 차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