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제는 이어지지 않는 이야기/The Big Bang Theory

The Big Bang Theory Season 2

시즌1이 괜찮은 드라마였다면, 시즌 2는 정말로 잘 만든 드라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존에 등장하던 캐릭터들을 좀더 입체적으로 묘사하였을 뿐 아니라

주변 캐릭터들을 차례차례 등장시켜면서 위화감 없이 녹여내서 세계관의 확장에 성공하였습니다.

 

특히 시즌2에서 비중이 늘어난 레즐리 윙클은 극을 굉장히 풍요롭게 만들어주었습니다.

타인의 지적 수준을 무시하는 셸든을 지적으로 괴롭힐 수 있는 천적같은 캐릭터이면서

레너드와 하워드의 연애 상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구도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존재만으로도 페니와 대비되는 캐릭터라서 써먹기 편합니다.

 

또한, 시즌 1에 등장한 셸든의 어머니에 이어서 하워드와 레너드의 어머니가 등장하였습니다

레너드의 어머니는 4인 방 중 가장 개성이 약한 레너드에게 애정결핍적이라는 특색을 부여해 주었고,

하워드의 어머니는 나올 때마다 좌중에게 큰 웃음을 주면서 하워드의 마마보이 요소를 부여했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합쳐지면서 하워드는 시즌1의 혐오감을 주는 캐릭터에서 개그 캐릭터로 성공적으로 변신하였습니다.

 

이야기의 큰 줄기를 보면 레너드가 일방적으로 페니에게 구애하던 시즌 1에 비해서

서로가 서로를 잠재적인 연애 대상으로 의식하는 관계가 지속되고 있는 시즌 2입니다.

레너드가 페니의 자격지심을 건드리면서 첫 데이트가 연인 관계로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둘 모두 다른 상대와 연인 관계가 되려는 상대방을 복잡한 감정으로 의식하고,

그 시도가 실패하는 것에 묘한 안도감을 느끼는 연인에 한 발자국 모자란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레너드와 페니가 가까워지면서 다른 3인방도 페니와 얽히는 일이 많아졌는데

그 중에서도 셸든이 페니와 부딪히는 일이 늘어나면서 둘의 관계가 극의 중심이 되는 일이 늘어났습니다.

레너드의 상대로 페니를 못마땅하게 여기던 셸든이 레슬리 이후 그 관계를 인정하게 되었고

서로를 '이상한 사람이지만 근본은 착한 사람이니 성숙한 내가 참아주어야지'라고 생각하고 있는 독특한 관계를 형성하였습니다.

이 둘의 케미스트리가 너무 좋아서 때때로 이 둘이 레너드와 페니보다도 더 연인같기도 합니다.

물론 어느 관점에서 보아도 둘 사이의 연애 감정이 눈꼽만큼도 없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제일 재미있었던 에피소드를 하나 꼽자면 굳이 하나를 꼽자면 셸든이 여자 대학원생에서 붙잡혀 연구만 하는 에피소드 같습니다.

자기가 평소에 하던 거창한 말들에 발목 잡혀 고생하던 셸든과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재미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