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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이어지지 않는 이야기/The Big Bang Theory

The Big Bang Theory Season 4

시즌 1과 시즌 2를 나누는 기점은 레너드와 페니의 첫 번째 데이트였습니다.

시즌 2와 시즌 3를 나누는 기점은 레너드가 북극에 다녀온 후 페니와 연인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에 반해 시즌 3와 시즌 4를 나누는 것은 셸든의 걸 프렌드인 에이미의 등장이었습니다.

더 이상 빅뱅 이론에서 레너드와 페니의 관계가 극을 지배하지 않는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그 뿐 아니라 하워드와 버나뎃의 비중도 올라가면서 극은 전체적으로 군상극에 가깝게 변해갑니다.

구조를 바꾸는 과도기라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야기가 좀 산만하고 방향성을 잃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는 개그는 아직도 괜찮지만 좀더 정리하고 다듬을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에이미의 추가와 버나뎃의 비중 증가로 시즌 4는 빅뱅 이론 걸즈 파트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여성만으로 진행되는 부분이 늘었습니다.

다만 제가 남성이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시청하면서 굉장히 이질적이라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에이미라는 여성 버전 셸든을 만들어서 페니와 엮어보려는 시도로 보이지만 

너드 개그 대신 성적 용어를 사용하는 에이미가 페니 뿐만 아니라 시청하는 저까지도 불편하게 만들더군요.

게다가 에이미는 레너드나 하워드, 라지와 엮이지도 않아서 작품 내내 겉돈다는 인상도 지울 수 없고요.

 

더구나 레너드와 페니 커플이 이번 시즌 내내 질척질척되면서 전체적으로 편하게 웃을 수 있는 작품이 아니었습니다.

특히 라지의 여동생인 프리야와 레너드가 연인이 되자 노골적으로 어깃장을 놓는 페니는 보기 안 좋았습니다.

그 결별이 페니의 일방적인 통보에 의한 것이기에 더더욱이요.

그래도 여주인공인데 너무 이미지가 손상되는거 아닌지 걱정이 될 정도였습니다.

 

시즌 4의 MVP 투표가 있다면 저는 버나뎃에게 표를 주고 싶습니다.

얌전한 척하면서 때때로 악녀 같은 면모를 보여주면서 등장할 때마다 시청자에게 청량감을 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