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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이어지지 않는 이야기/The Big Bang Theory

The Big Bang Theory Season 3

송년회 시즌이라 지나친 칼로리 섭취가 이어지고 있고, 이에 위기감을 느끼고 방에서 유산소 운동을 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덕분에 운동 중에 감상하는 빅뱅 이론을 감사하는 속도에 탄력이 붙은 상태입니다.

 

시즌 1의 마지막에서 바로 이어지는 시즌 2와 달리, 시즌 3는 시즌 2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몇 달이 지난 후 이어집니다.

단순히 시간의 흐름 뿐 아니라 시즌 3는 지난 시즌에 비해 많은 점이 바뀌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변화는 첫 화에서 레너드와 페니는 친구 이상 연인 미만의 애매한 관계를 청산하고 연인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극의 중심을 잡아주는 레너드-페니 관계의 변화로 전체적으로 극이 다음 단계, 페이즈 2로 나아갔다는 인상입니다.

거기에 하워드에게도 버나뎃이라는 짝을 주어졌고, 이를 통해 하워드를 서서히 바꿔가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대비되는 납득가지 않는 변화라면 라지를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분명히 알코올 없이는 여성과 대화를 하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가장 인기있는 라지였는데

시즌 3에 들어오면서 그런 설정은 사라지고 여성에게 인기가 떨어지고 하워드와 동성애 개그로 묶이게 되었습니다.

전에는 연구에서 좋은 성과를 내서 잡지에까지 실렸지만 이제는 비자를 위해 셸든의 밑에 들어가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등장인물들이 줄줄이 커플이 되면서 기존 캐릭터성이 밋밋해지는건 인정하지만 전조없는 변화라 약간 거슬리긴 합니다.

 

또 하나의 중요한 변화를 지적하면 이야기의 촛점이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레너드와 페니의 밀고 당기는 관계가 중심이 되는 지난 두 시즌에 비해서 

시즌 3의 대부분의 에피소드에서 천재이자 괴짜라는 셸든의 캐릭터를 중심에 놓고 극을 끌고 나간다는 느낌입니다.

인기 캐릭터를 전면으로 내세우는 것은 대부분의 창작품에서 흔한 일이긴 합니다만

처음부터 의도했다기보다는 둘을 연인으로 만드니 이야기가 나오지 않아서 제작진이 고생하는 인상을 피할 수 없네요.

마치 조직력 저하로 슈퍼스타의 원맨 플레이 의존도가 높아진 스포츠팀을 보는 것 같습니다.

결국 막판에 약간 뜬금없이 그 둘의 연인 관계를 해소하게 된 것도 같은 이유라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그 밖의 사소한 변화를 지적하면 레즐리는 완전히 극에서 탈락하고, 그 자리를 시즌 2부터 등장한 크립키가 채우게 되었습니다.

작품 외적 요인이 원인이라고 알고는 있지만, 여러 모로 레즐리가 상위 호환이라고 생각되어서 좀 아쉽네요.

너드와 비교되는 예술계 캐릭터가 될 것이라고 기대되었던 스튜어트는 레너드와 페니가 연인이 되면서 완전히 붕 떠버렸죠.

그나마 셸든의 새로운 라이벌인 윌 휘튼의 등장의 계기가 되었다는게 유일한 역할이었습니다.

 

가장 재미있었던 에피소드는 4인방의 과거를 다룬 에피소드였습니다.

레너드가 어떻게 셸든과 룸메이트가 되었는지, 분명히 셸든을 달가워하지 않는 3인방이 왜 셸든과 어울리는지,

그리고 시즌 3만에 어째서 이 드라마의 제목이 빅뱅이론인지 한 화에 알고 싶은 많은 것을 담아내었습니다.

덤으로 1화부터 망가져있던 아파트의 엘리베이터가 부숴진 원인도 알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