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취미의 영역/독서

80일 간의 세계일주 / 쥘 베른 저 / 열림원

 

1.

지난 번 '해저 2만리'가 생각보다 재미가 없었고, 덕분에 완독에 한 달 가까이 걸렸습니다.

별로 마음에 들지도 않는 책을 잡고 끙끙거리는 경험을 연달아서 하는건 사양하고 싶어서

이번에는 실패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 제가 정말로 좋아하는 책을 구입하였습니다.

 

'80일 간의 세계일주', 소년 시절부터 지금까지 가장 좋아하는 책 중에 하나입니다.

소설 뿐 아니라 캐릭터들이 동물로 나오는 애니메이션으로도 재미있게 본 기억이 있네요.

 

책을 받아서 따뜻한 침대 속에서 편안하게 책을 읽으니 페이지는 순식간에 넘어갔고

400페이지 정도 되는 책을 다 읽는데 2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2.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자 특징은 주인공인 필리어스 포그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그 캐릭터에 홀딱 반해서 초등학교 시절 닮고 싶은 인물로 이 사람을 꼽곤 하였죠. 

대부분 위인전에 실린 위인들이나, 주변 사람들을 꼽는데 돌이켜보면 저도 참 특이했던 것 같습니다.

 

겉으로 감정을 드러내는 일이 적지만, 그것은 인간적인 감정이 부족해서가 아니며

마치 정교한 시계같은 매일매일을 보내고 있지만, 그것이 결코 모험을 두려워해서가 아니며

한치에 어긋남 없는 예법을 보여주지만, 그러면서도 가슴에 뜨거운 정열을 가지고 있고,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을 가리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람을 결코 저버리지 않는,

제가 이 소설의 주인공에게서 이런 인간상은 보았습니다.

 

서른을 넘은 지금 얼마만큼 목표에 다가갔는지 돌이켜보면, 실없이 미소지을 수 밖에 없네요.

감정 표현이 솔직한 저에게는 첫번째 줄부터 너무나도 어렵습니다.

역시 동경하는 것과 저에게 맞는 것은 좀 차이가 나는 것 같네요.

 

3.

그래도 소년시절 이 책을 읽고 나서 가지게 된 여러 가지 꿈 중에서

나중에 노인이 되어서 은퇴를 하게 되면 반드시 세계 일주를 하겠다는 꿈은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소설 속에서 주인공 일행이 움직인 루트에서 요코하마를 인천으로 바꾸고 시작점과 끝점으로 하면

 

인천 -> LA -> 뉴욕 -> 퀸스타운 -> 더블린 -> 리버풀 -> 런던 -> 수에즈 -> 봄베이 -> 캘거타 -> 홍콩 -> 상하이 -> 인천

 

이 되는데 죽기 전에 한 번은 다녀올만한 여행 루트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것을 생각할 때마다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어야 할 이유가 참 많다는 것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