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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의 영역/여럿이서 하는 게임

레전드 오브 룬테라를 조금 건드려봤습니다.

일단 먼저 말씀드릴 것은 저는 하스스톤을 높게 평가하지 않습니다.

TCG 게임은 덱을 구성하는 재미와 구성한 덱을 운영하는 재미로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는데 하스스톤은 후자가 없다시피하니까요.

막말로 제가 만든 덱을 오토 프로그램으로 돌린다고 해도 승률이 유의미하게 차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TCG에 익숙하지 않은 많은 사람들을 이 장르로 끌어들인 공로는 인정하지만요.

 

'레전드 오브 룬테라' 는 그 점에 있어서는 하스스톤보다는 낫다고 생각합니다.

3까지의 마나를 남겨서 다음 턴에 추가로 주문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최소한의 고민을 할 수 있게 되었으니가요.

하지만 TCG 장르에 익숙한 입장에서는 아직도 너무 가볍다는 느낌입니다.

'매직 더 개더링'의 전투 시스템과 '아티팩트'의 선공권을 가져와도 결국 마나 자원 시스템 때문에 뿌리가 하스스톤이라는 느낌이고

제가 TCG에서 가장 중요시 여기는 '다양한 플레이 스타일을 제공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다지 확신이 들지 않습니다.

 

게다가 여러 게임에서 시스템을 가져와서 하나로 묶었는데 거기서 이 게임만의 개성이나 철학이 별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LoL에 등장하는 챔피언을 사용하는 것을 개성으로 삼는 캐릭터 게임으로 가려면 이 카드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하는데

이 챔피언 카드가 필드에 올라오는 것이 유희왕의 에이스 카드 등장만큼 짜릿하거나 겁이 나지 않습니다. 피오라 정도가 예외일까요.

이 챔피언 카드들은 종지부를 찍는다기보다는 덱의 시작이라는 느낌이라 화려한 이펙트가 단순히 귀찮을 뿐입니다.

거기에 양쪽 모두 공격하기 거북한 상황이 나올 때가 많은데 어떻게 이 교착 상태를 해소할지에 대해서도 별로 고민한 흔적이 없습니다.

 

한 가지만 더 이야기하면 저 챔피언 카드가 은근히 진입장벽을 높이고 있는데

사용하는 것이 40장의 카드뭉치가 아닌 하나의 덱이 되기 위해서는 같은 챔피언 카드 3장이 강제되는 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스스톤으로 치면 같은 전설카드 3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인데

초반 튜트리얼에서 카드 좀더 제공하는 정도로는 첫번째 덱을 만들기가 너무 힘듭니다.

 

아직 오픈 베타이기에 개선될 여지가 많은 게임이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남에게 추천할만큼 확 와 닿지는 않는 게임입니다.

매일 아침에 일어나서 일일 퀘스트를 클리어하는 정도로 즐기기는 하는데 큰 변화가 없으면 굳이 계속할 필요가 있나 싶습니다.

 

PS.

그런 의미에서 저는 '유희왕'이 생각 이상으로 좋은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어떤 스타일로 게임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게임을 할 수 있는 카드들을 거의 무조건 제공해주거든요.

구 테마들도 기다리다 보면 추가 카드가 나와서 카드 또는 카드군에 애정을 가지기도 쉬운 게임이고요.

어차피 대세덱, 티어덱 없는 TCG는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승률이 40% 정도만 나와준다면 이긴다고 뭐 나오는 것도 아닌데 좋아하는 카드 쓰면서 게임하고 싶은 유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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