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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이어지지 않는 이야기/Infinity Sa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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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U는 왜 성공하였을까 마블은 이번 '인피니티 사가' 를 통해서 영화 역사상 최고의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몇몇 작품은 박수를 받을만한 명작이기는 하였지만, 많은 작품은 평작보다 조금 더 나은 수준이었고 팬들이 기대에 못 미친 작품도 없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슈퍼 히어로'라는 당시 유행에서 벗어난 소재로 공전절후의 히트를 쳤습니다. 제가 생각한 MCU 성공의 핵심은 MCU를 좋아하기 위해서 굳이 '슈퍼 히어로'를 좋아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가령 첩보물의 팬이라면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저'는 캡틴 아메리카라는 캐릭터를 빼고서라도 즐길만한 물건입니다. 저 같이 아직 미숙한 소년의 성장기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스파이더맨: 홈 커밍'은 좋은 영화입니다. 이렇게 다른 장르의 힘을 빌림으로서 또 하나의 장점이 있습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 1. 'TV 애니메이션 1쿨과 이어지는 극장판을 연이어 시청한 것 같다.' 제가 극장에서 나와 카카오톡으로 보낸 첫번째 감상평이었습니다. 이 영화는 인피니티 스톤의 소멸과 타노스 참수라는 충격적인 사건으로 시작합니다. 무엇보다 저에게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상처투성이고 무력한 타노스를 토르가 화풀이로 죽였다는 것입니다. 너무나 신답지, 영웅답지, 남자답지 못한 행동이기에 토르가 정신적으로 얼마나 무너져있는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전반부는 '어벤져스: 타임 트래블'이라는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대형 스크린으로 보는 보람도 별로 없고, 액션이나 연출도 매주 한 편 나오는 드라마 수준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장면의 전환이 잦고 이야기를 짧게 짧게 끊어가서, 영화를 보는 기분..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2018) 1. 오늘은 지난 10년에 걸쳣 마블이 쌓아올린 인피니티 사가가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날입니다. 그렇기에 어제 퇴근하고서 졸린 눈을 비벼가면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를 마지막까지 감상하였습니다. 아마 엔드 게임은 내일 삼성 최종 면접을 치르고 귀가하는 도중에 보러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2. 영화의 단점은 도로에 있는 요철이나 장애물과 같습니다. 단점이 많으면 영화가 덜컹거려서 보는 내내 불편하고, 때때로 멀미가 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자동차 설계에 큰 문제가 없다면 도로에 자갈이 많다고 차가 전복되지는 않습니다. 이제까지 MCU 영화들도 완벽하지 않았고, 단점들이 거슬리는 영화도 물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좀 궤를 달리하는데, 저에게 있어 이 영화는 서킷을 쾌속 질주하던 자동차가 갑자기 ..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2016) 1. '시빌 워'를 보기 전에 관객들은 어떤 영화를 기대하였을까요. 둘로 갈라진 어벤져스, 아이언맨의 빔을 방패로 막아내며 돌진하는 캡틴에서 어떤 상상하고 극장을 찾았을까요. 양보할 수 없는 정의를 걸고 처절하게 싸우는 어벤져스 멤버들과 두 정의 사이에서 고민하는 자신을 기대하고 갔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영화가 아닙니다. 강렬한 액션으로 관객을 압도하는 영화도 아니고, 관객들에게 사색을 요구하는 영화도 아닙니다. 이 영화의 액션은 기본적으로 화가 난 친구를 뒤에서 붙잡거나 어깨를 잡고 주저앉히기입니다. 다들 힘도 좋고, 맷집도 좋으니 이 과정이 좀 화려하긴 하지만 양쪽 모두 이 정도는 괜찮다는 믿음 하에 때립니다. 관객들도 이를 알기에 공항에서의 전투는 재미는 있어도 불타오르는 무언가는 없..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2014) 1. 캡틴 아메리카는 어벤져스 멤버 중에서 가장 수수한 능력자입니다. 활을 쏠 때만큼은 도저히 평범한 인간이라는 말을 믿을 수 없는 호크아이보다도 더하죠. 남들보다 튼튼한 몸과 강한 힘을 가진 무술의 달인이라는 것인데, 이건 슈퍼 히어로의 기본 소양 같은 것이라서요. 그러나 감독은 첩보물의 형식을 취함으로서 이 단점을 가리는데 성공합니다. 단순히 힘이 센 적을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아이언맨이나 헐크, 토르를 찾을 수 밖에 없지만, 누가 적이고 아군인지 알 수 없고, 수많은 정의가 교차하는 복마전에서는 캡틴의 신중함, 사려깊음, 올곧은 의지가 두드러집니다. 또한, 이러한 수수함은 MCU 영화 중에서 가장 현실비판적인 이 영화의 색깔과 잘 어울립니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강철 슈트의 남자나, 분노하면 녹색..
아이언맨3(2013), 그리고 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 1. 아이언맨 시리즈는 후속작이 나올 때마다 질이 떨어진다는 평을 들은 적이 있어서 큰 기대는 하지 않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보고 나니 비판은 영화보다 그 비판을 한 사람에게 향해야 할 것 같네요. 이건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2. 이 영화는 아이언맨의 정체성에 정면으로 도전합니다. 아이언맨 슈트를 입어야 영웅으로서 활약할 수 있다면 토니 스타크가 아이언맨인가, 아니면 그가 만든 슈트가 아이언맨인가. 이에 대한 대답으로 작품 내에서 슈트는 철저하게 도구로서 다루어집니다. 이제까지 토니만이 입던 슈트는 말리부 저택이 습격당할 때는 페퍼를 보호하기 위해 그녀에게 착용시켰고, 아이언 패트리어트는 악당에게 넘어가 대통령을 납치하기 위해 활용되고 그 후 처형을 위한 구속구로 사용됩니다. 마지막에..
어벤져스(2012) 1. 제가 어벤져스를 관람한지 수 년이 지났고, 지금 볼 작품도 밀린 상황이라서 이 작품을 이제와서 다시 한 번 보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요즘 MCU 작품들 리뷰들을 차례차례 올리고 중이니 기억에 의존해서 가볍게 적어보려 합니다. 2. '여러 명의 슈퍼 히어로들이 힘을 합쳐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는 거대한 적을 상대한다.' 보기에 따라서는 굉장히 단순한 아이디어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리기 쉽지 않은 소재죠. 아무리 강대한 적, 불가능해 보이는 과업도 척척 해내는게 그들이 슈퍼 히어로라고 불리는 이유인데 혼자서 해결하지 못해서 다른 동료들과 힘을 합치려 한다는 것 자체가 그들로서는 체면을 구기는 일입니다. 그렇기에 그들이 자존심을 접고, 고개를 숙일만한 '명분'이 작품 내에서 주어져야 합..
아이언맨 2(2010) 1. 영화 자체의 평도 좋지 않은 것 같고, 엔드 게임까지 MCU 최단 루트에도 들어있지 않은 영화였지만 예비군 다녀와서 지친 몸과 마음에 가벼운 오락영화 한 편이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 침대에 누워서 보았습니다. 전에 본 빅뱅 이론에서 셸든은 자신은 이 영화를 다 봤으니 로.다.주는 자신에게 2시간 빚진 거라고 하였지만, 원색적인 비난을 들을만큼 엉성한 작품은 아니라는 것이 다 본 후의 제 감상입니다. 매끄럽지 못하거나 아쉬운 장면이 존재하지만, 재미라는 측면에서는 전작보다 오히려 더 나은 것 같습니다. 영화를 비판하기보다는 셸든의 편협함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생각하여야 할 것 같습니다. 2. 저는 어떤 작품을 평가할 때, 그 작품이 주 시청자 층의 기대에 얼마만큼 부응하였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