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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의 영역/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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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님이 보고계셔' 를 정리하며(1) - 8권까지의 이야기 요즈음 결혼정보회사도 가입하고, 만남의 자리를 가질 때를 대비해서 나름 신경을 써서 가을옷 쇼핑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언제까지 이런 일상, 좋아하는 작품을 즐기고 그 감상평을 올리는 생활을 계속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괜히 뒤로 미루지 말고 좋아하는 작품부터 감상문을 쓰는 게 낫지 않나 생각이 들어서 요즘 ‘마리아님이 보고계셔’를 다시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추억이 된 작품을 지금 다시 읽으려 하니 생각보다 큰 문제가 있더군요. 전 권을 소장하고 있지 않아서 이번 기회에 빠진 이를 채우려고 하는데, 이미 절판되어서 더는 판매하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주문할 수 있는 대형 서점은 이미 재고가 없고, 도서 전문이 아니라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쇼핑몰이나 중고 서점, 그리..
커피점 탈레랑의 사건 수첩 3권 / 오카자키 다쿠마 저 / 소미미디어 3권을 4분의 1 정도 읽었을 때 꽤나 당혹스러웠습니다. 저에게 이 소설의 특징을 설명하라고 하면 첫째로 서술트릭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 전개 방식, 둘째로 사건이라고 부르기도 힘든 일상 속 자그만한 수수께끼와 엇갈림을 푸는 각각의 에피소드와 이러한 에피소드들이 모여서 제법 커다란 하나의 사건을 이루는 방식으로 '한 권'을 구성하는 특유의 구조, 셋째로 직접 발로 뛰지 않고 관계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안락의자 탐정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는 미호시 바리스타입니다. 커피를 소재로 하는 추리소설이라는 것보다 이것들을 소설의 정체성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권에서는 제가 생각하는 이 정체성을 깔끔하게 버렸습니다. 이번에는 커피 컨테스트를 배경으로 하나의 큰 사건을 다루는 방식으로 오히려 정통 추리소설에..
커피점 탈레랑의 사건 수첩 2권 / 오카자키 다쿠마 저 / 소미미디어 1권보다 괜찮은 2권, 이번 권은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저에게는 꽤나 중요한 요소인데 한 권을 그럴 듯하게 쓰는 작가는 많지만 뒤에 이야기까지 괜찮은 작가는 훨씬 적거든요. 그래서 1권보다 괜찮은 2권을 쓸 수 있는 작가는 어느 정도 믿어도 된다는게 제 지론입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합격이네요. 2권에서는 여주인공인 미호시의 여동생인 미소라가 등장합니다. 이름을 듣자마자 언니가 별이고 동생이 하늘이라는 생각을 하는걸 보니 일본어에 익숙해지긴 했나 봅니다. 이 여동생 미소라가 교토에 와서 친아버지 찾기 위해서 벌이는 소동이 이번 권의 메인 스토리 라인입니다. 서술 트릭도 전권보다 나았고, 무엇보다 일곱 개의 에피소드가 하나의 커다란 트릭을 위해 잘 짜여진 느낌이어서 높은 점수를 주었습니다. 독서 ..
커피점 탈레랑의 사건 수첩 1권 / 오카자키 다쿠마 저 / 소미미디어 요즘 게임하는 시간이 늘다보니 독서에 소홀해지는 것 같아서 이번 주말에 한 권 읽었습니다. 커피점 탈레랑의 사건 수첩, 저는 이 작품 그럭저럭 마음에 들었는데 인터넷에 왜 이리 악평이 많았는지 모르겠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사던 절대가련 칠드런도 그렇고 왜 제가 좋아하는 작품은 악평이 많은가 고민하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이 작품을 구매하게 된 이유의 절반 정도는 표지입니다. 다른 책을 찾다가 눈에 띄었는데 표시가 굉장히 제 취향에 맞더군요. 표지에서 진한 커피 향이 묻어나오는 듯한 분위기에 정갈한 유니폼을 입은 차분한 분위기의 미녀라 바로 눈길을 끌었습니다. 저렇게 주요 무대를 그려주는 것도 제 입장에서 감사한 일인데 작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등장 인물들이 어떤 생각을 하면서 어떤 행동을 하는지에 촛점..
아서 왕과 원탁의 기사들 / 제임스 놀스 저 / 비룡소 1. 제가 하고 있는 FGO를 포함하여 서브컬처 쪽에서 자주 인용되는 작품이고 '바위에 꽂힌 검을 통한 선별', '랜슬롯과 기네비어의 불륜' 등 여러 가지 단편적인 이야기들은 많이 들어보았지만 생각해보니 그리스 로마 신화처럼 아예 제대로 된 책을 읽어본 적은 없는 것 같아 구입하였습니다. 2. 다 읽고 나니 그리스인들이 굉장히 지적으로 보이더군요. 500 페이지가 넘는 책을 읽었는데 번뜩이는 지혜로 문제를 해결한 에피소드가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아서왕의 원탁에는 두뇌를 사용하면 죽는 전염병이라도 돌고 있는게 아닐까?' 라는 의문이 들 정도였습니다. 저 작품이 쓰여질 당시에 머리 회전이 뛰어난 기사보다는 앞뒤 가리지 않고 뛰어드는 용맹한 기사가 모범적인 기사였나 봅니다. 수많은 미사여구와 긍정적..
바보와 시험과 소환수 / 이노우에 켄지 저 / 대원씨아이 조교로 채점을 하다보면 때때로 얄미운 답안이 있습니다. 뭔가 부족해보이고 날림으로 적은 것 같은데도 채점기준의 체크포인트를 정확히 짚은 답안 말이죠. 제게 있어서 이 소설은 저런 답안을 떠올리게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요소들을 두루두루 갖추고 있어서 뭔가 인정하기 싫은데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소설입니다. 제 취향에 맞는 소설은 1) 제 예상과 다른 뜻밖의 결말이 나오거나, 뜻밖의 요소로 결말이 지어진다. 2) 놀라서 앞에서부터 읽어보면 갑자기 튀어나온 요소가 아니라 지나치기 쉬운 곳에 암시나 복선이 충분히 깔려있다. 3) 거기에 읽으면서 웃을 수 있는 글이라면 금상첨화 덕분에 서술트릭을 상당히 좋아하는 편인데 이 작품은 상당히 수준높은 서술트릭이 삽입되어있습니다. 특히 2권에서 속된 말로 뻑 갔습니다. ..
늑대와 향신료 15,16권 1. 늑대와 향신료 15,16권을 다 읽었습니다. 그래도 올해가 가기 전에 이 책을 다 읽었네요. 뒤에 이어지는 이야기도 따라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이미 이삿짐의 75% 서적인 상황에서 무게를 더 늘리고 싶지 않습니다. 늑대와 향신료 18권부터와 늑대와 양피지는 도착한 곳에서 사기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2. 600페이지 넘게 투자한 피날레라고 하기에는 좀 아쉬운 점이 있네요. 무엇보다 14권을 읽고 바로 17권을 읽어도 될만큼 15,16권은 전체 흐름에서 보면 없어도 무방하다는게 큽니다. 레노스에서 바로 뇨히라로 가서 여관을 세웠다고 가정해도 거의 차이없는 결말을 맞이했을 것 같네요. 굳이 따지만 말에게 로렌스를 태우지 말라고 당부한 호로의 마음이 이해가 가는 정도네요. 용병이란 요소를 넣으려고 ..
늑대와 향신료 14,17권 1. 1월 달부터는 연구 마무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해두고 싶은데 하나도 마무리가 되지 않았네요. 선형대수학 책도 아직 끝까지 못 읽었고, 로로나의 아틀리에도 아스트리드 엔딩 보는게 만만치 않아서 지연되고 있습니다. 그래도 내일하고 모레에 한 권씩 읽으면 계획한 부분까지 늑대와 향신료는 다 읽겠네요. 2. 14권에서는 지금과 달리 이렇다할 모험은 없었습니다. 현금의 가치가 차이나는 것을 이용해서 멋진 작전이 나오긴 하였지만 이제까지와 달리 사선을 넘나드는 모험은 없었죠. 이러한 조용한 분위기 속에 여행의 종착점을 앞둔 셋의 결의가 돋보이는 14권었습니다. 전권에서 등장한 프란은 콜에게 다시 한 번 불을 붙힌 것 같습니다. 죽음조차 두려워하지 않는 의연한 모습은 콜에게 자기가 마을을 떠난 이유를 상기시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