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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이어지지 않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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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Reloaded(1) 작년에 코로나에 감염되었을 때, 어마어마하게 힘들었지만 끝나고 나서는 후련한 느낌도 없지 않았습니다. 이제 이 지독한 질병에 더 이상 떨면서 살지 않아도 되겠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그전에 비해서 방역 수칙을 건성으로 지키긴 하였지만 지난 1년 간 코로나에 감염된 적은 없었습니다. 최근에는 마침내 회사의 방역 수칙도 변경되면서 출퇴근할 때, 마스크를 벗고 다니기 시작했고요. 하지만 역시 방심은 최대의 적인 것 같습니다. 와이프는 학기가 시작한 3월 내내 힘들어했습니다. 원래 방학이 긴 만큼 3월에 적응하기가 힘들다고 하고, 원래는 방학 때 필라테스를 다니는 등 운동을 해서 몸을 만들어(?) 놓는다고 하는데 결혼식에 신혼 생활이 겹쳐서 이번에는 운동을 통 하지 못했다고 하고요. 하지만 지난주는 특히..
코로나 확진 4,5일차 지난 이틀간 몸 상태는 계속 나아지고 있습니다. 열은 그 이후로 더는 오르지 않았고, 드라마에 나오는 비련의 여주인공처럼 심한 기침을 할 때 있지만, 그래도 가슴에 종처럼 울리는 통증은 훨씬 줄어들었습니다. 목이 부은 것도 쉰 목소리가 신경 쓰일 정도지 숨쉬기가 괴로운 정도는 아닙니다. 사실 아파서 쉬고 있고, 실제로도 나아졌다 뿐이지 제대로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는 상태인데, 다 나았다는 소리를 안 듣게 해주는 건 고맙기도 합니다. 아프다 보니 정신적으로도 힘든데 그런 말을 들으면 상처받을 거 같거든요. 자꾸 뭔가를 하고 싶은 스스로에게도 좋든 싫든 아직은 환자라는 자각하게 하고요. 지금 몸 상태는 얼마 전에 갈아치운, 오래되어 배터리가 방전된 갤럭시 S8 같습니다. 누워서 푹 쉬면 몸이 가볍고 병..
코로나 확진 3일차 타이레놀 같은 시판약이 제대로 듣지 않아서 어제 걱정을 좀 했습니다. 비대면 진료할 때, 의사도 이 약 먹고도 열이 내리지 않으면 입원 절차를 진행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하였고요. 그래도 조제약이니 좀 낫겠다고 생각하고 먹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좀 더 일찍 먹지 않은 게 후회될 정도였습니다. 두 번만 먹었지만, 확실히 낫고 있다는 체감이 들 정도였습니다. 체온계로 재어보니 역시나 열이 완전히 내렸고, 오한과 근육통으로 꼼짝도 못 하게 되는 일이 없어졌습니다.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다고 한 것이 농담이긴 하여도 그 안에 한 조각 불안이 숨어있었는데 진짜로 이제 죽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고비를 넘기니 슬슬 좀이 쑤시기도 하고, 누워서 보내는 시간이 아깝기도 하여서 조금씩 움직이면서 제 페이..
코로나 확진 2일차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열을 재었습니다. 체온계를 확인하니 여전히 37.5도이더군요. 약을 먹어도 잠시 괜찮아질 뿐 일요일 밤부터 계속 열이 떨어지지 않아서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은 마음이 들더군요. 우선 전날에 주문한 식재료를 전부 집안에 들여놓았습니다. 온몸이 무거워서 만사가 귀찮았지만 로켓 프레쉬는 10시에 가방을 찾아가는데 제가 9시 반에 일어나서 더 이상 미룰 수가 없더군요. 조리하지 않고 바로 먹을 수 있는 바나나와 우유는 포장을 뜯고 바로 아침 식사로 먹었습니다. 그다음에 레토르트 닭죽과 같이 먹을 장조림, 그리고 라면을 박스 포장을 풀고 정리하였습니다. 이 단순한 작업도 몸이 무거우니 생각대로 되지 않더군요. 먹거리들을 정리하니 벌써 기진맥진했습니다. 쌓여있는 포장 쓰레기를 보니 저것도 골치가..
코로나 확진 1일차 코로나에 걸리기 전에는 확진자들이 받는 1주일 격리나 내심 부럽기도 하였습니다. 감기처럼 가볍게 앓고 지나갔다는 사람도 많았고, 좀 아파보았자 2,3일 정도만 고생하면 남은 격리을 여가 시간처럼 활용하여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고 스스로에게 뭔가 의미 있는 활동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거든요. 현재로서는 완전히 오산입니다. 별로 아프지 않다고 주장하던 여러 기관이나 주변 사람들이 다 거짓말쟁이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몸이 고통스럽습니다. 약을 먹은 직후에는 그래도 좀 버틸만한데 약 기운이 떨어져서 열이 오르기 시작하면 무기력증이 온몸을 잠식하고 근육통까지 겹쳐서 정말로 꼼짝할 수가 없어서 침대에 들어가서 몸을 따뜻하게 하고 쉬는 것밖에 답이 없습니다. 몸이 조금이라도 괜찮은 동안에는 식사 준비를 해야..
코로나 확진되었습니다 일요일 자정 즈음, 정확히는 11시 정도였습니다. 흘러가는 일요일을 슬퍼하며 그래도 아직 남은 주말을 만끽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다음날은 재택 교육이라서 아침에 일어나서 바로 컴퓨터 앞에 앉기만 하면 되기에 평소보다 좀 더 여유가 있기도 하였고요. 그런데 그 순간 척추를 따라 한기가 흐르더니 뭔가 스위치가 눌린 것처럼 오한이 온몸을 휘감기 시작했습니다. 반사적으로 주저앉아 온몸을 동그랗게 말았습니다. 이런 일은 겪어본 적이 없기에 놀라움을 넘어서 공포까지 느껴지더군요. 게임을 더 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고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몸으로 비척비척 침대까지 걸어가서 푹 쓰러졌습니다. 그리고 전기장판을 틀고 이불을 온몸에 둘둘 감았습니다. 하루 전까지만 해도 밤에 자다가 더워서 이불을 차는 게 문제였을 정도였는..
The Big Bang Thoery 총정리 1. 각 시즌 한 줄 평 시즌 1. ★★★☆: 신선하고 자신이 가지는 매력을 잘 아는 작품 시즌 2. ★★★★☆: 등장인물 간의 관계는 촘촘해지고, 새로운 인물은 작품에 잘 녹아들었다. 시즌 3. ★★★☆: 셸든의 원맨쇼, 라지는 캐릭터의 일관성이 필요하다. 시즌 4. ★★★: 캐릭터의 추가로 산만해진 작품, 페니-에이미 콤비는 작품에 이질적이다. 시즌 5. ★★★★☆: 늘어난 캐릭터들이 자아내는 멋진 교향곡, 하워드가 주인공인 시즌 시즌 6. ★★★★: 하워드 중심으로 펼쳐지는 양질의 드라마 시즌 7. ★★: 작품을 볼 때마다 주인공 커플이 헤어지는게 나아보이면 문제가 있다. 시즌 8. ☆: 8시간의 시간 낭비 시즌 9. ★★★★: 셸든-에이미의 연애, 셸든-레너드의 공동 연구라는 엔진으로 다시 달리기..
The Big Bang Theory Season 12 지난 시즌 감상글에 남겼던 것처럼 시즌 11에 끝내는게 더 나았던 것 같습니다. 다만 그 이유는 제가 생각한 것처럼 시즌 12에 다룰 소재가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분량 배분 실패입니다. 제작진은 이 작품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이 작품을 인격적, 사회적으로 미성숙한 칼텍 이공계 천재들이 이런저런 일을 겪으면서 성장하는 이야기로 보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레너드의 고질적인 문제인 다른 사람의 기분만을 고려하다가 자신의 기분을 상하는 문제, 그리고 작품 초반부터 계속 레너드의 발목을 잡아온 어머니와의 관계를 마지막 시즌에라도 다루려고 한 시도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좀더 많은 분량을 할애해주어야 했어요. 솔직히 재미도 없는 노벨상 경쟁보다는 이쪽을 조명하는게 재미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