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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이야기/1주일에 한 번 쓰는 단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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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민속촌에서 벚꽃 놀이(2) 지금 선거 방송 보면서 여행 글 정리하고 있습니다. 다른 글은 몰라도 여행 관련 글은 블로그에 꼬박꼬박 올리고 싶어서 와이프에게 양해를 구하고 늦게까지 작업하고 있네요. 다음 날 아침은 전날 저녁에 물색한 카페 중에서 마음에 드는 카페에 들렀습니다. 인테리어도 마음에 들었고, 아직 아침이라서 사람도 많이 없었습니다. 창으로 들어오는 아침 햇살이 기분이 좋았습니다. 카메라로 찍은 카페 안뜰의 벚나무입니다. 사진이 이쁘게 나와서 마음에 들더라고요. 이날 아침 식사, 다른 건 서울의 반값인데 커피값은 서울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커피 양이 거의 두 배더라고요. 캐리커처도 그렸습니다. 와이프가 학교에 가져가서 코팅해왔어요. 아쉽게도 민속촌은 벚꽃이 대부분 져서 아직 벚꽃이 남아있는 덕진 공원으로 이동했습니다. ..
1주일에 한 번 쓰는 단문 7회차 - 수능 지난주에 수학능력 시험이 있었습니다. 역대급 난이도라고 여기저기서 말이 많더군요. 수리 영역 고난도 문제는 한 번 풀어보았는데, 아직은 문제를 읽고 바로 어떻게 풀면 되겠다고 그림이 잡히는 것을 보니 수학 전공했다고 다른 곳에 나가서 말하고 다녀도 괜찮겠네요. 언어 영역은 헤겔의 변증법을 보니 읽기도 귀찮아져서 포기했습니다. 이번뿐만이 아니라 모의고사 고난도 문제가 인터넷에 올라오면 시간을 내서 풀어보곤 합니다. 저번에 소개팅에서 수학 교사분이 나오셔서 그 이야기를 해보았는데 그 귀찮은 일을 어떻게 하냐고 놀라더군요. 사실 별 도움이 안 되긴 하지만 저는 수능에 약간 동경이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가 보지 않은 길’이죠. KAIST를 수시로 입학할까, 아니면 수능을 치르고 서울대학교를 노릴까 고민하다 ..
1주일에 한 번 쓰는 단문 6회차 - 라면 ♬라면은, 라면은 어디다 끓여, 구공탄에 끊여야 제맛이 나요.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고, 참 많이 먹은 음식입니다. 어머니는 몸에 안 좋다고 라면 대신 국수를 끓여주시려고 했지만 그래도 전 라면을 더 좋아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다른 면 요리를 싫어하지는 않지만요. 아, 전분 넣어서 끈적끈적하게 만든 국물에 나오는 칼국수는 좀 별로긴 합니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우리 집에서 라면을 사러 가는 심부름은 항상 제가 도맡아 했습니다. 덕분에 이런 일도 있었는데, 한 번은 지나가다가 라면 신제품을 나눠주는 행사가 있어서 줄을 섰는데 제가 아직 중학생이라고 나눠주는 아저씨가 면박을 주고 돌려보낸 적이 있습니다. 그 라면이 삼양에서 나온 것이었는데 덕분에 식구들은 그 후 거의 5년이 다 되도록 삼양에서 나온 라면을..
1주일에 한 번 쓰는 단문 5회차 - 싸움 어렸을 때부터 많이 듣던 소리 중 하나가 “○○이 성격 참 대단하다.”였습니다. 부정할 수 없는 게 기본적으로 성격 자체가 투쟁적입니다. 지금은 성격 자체도 많이 둥글둥글해지고 적당히 감추는 법도 익혀서 티가 잘 안 나는 편이지만 그렇지 않던 소싯적에는 진짜 어지간했죠. 유치원 들어가기 전 동네 놀이터에서 싸움만 벌어지면 얼굴에 모래를 뿌린다고 동네 어머니들 사이에서 악명이 높았습니다. 초등학교 들어가면서 갑자기 얌전해진 것은 단지 주먹을 쓰지 않아도 시험 점수로 때려눕힐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지요. 이런 성격이 항상 독이 된 건 아닌 게 급우가 모르는 영어 문제를 물어보고 제가 바로 답을 못하자 “아, 맞다. 너가 잘하는 건 수학이었지?”라고 한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그 친구도 악의를 가지..
1주일에 한 번 쓰는 단문 4회차 - 낮잠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에는 낮잠을 잔 적이 없었습니다. 체력이 펄펄 남아도는 시기이기도 하였지만, 어렸을 때 공자 님이 낮잠 자는 제자를 썩은 나무에 비유한 것이 충격적이었어서요. 생각해보니 해가 지면 일을 할 수 없어서 잠자리에 드는 것이 당연한 그 시절에 밝은 대낮에 낮잠을 자는 행위는 극도로 비생산적이었지요. 그러던 제가 낮잠자는 습관이 생긴 것이 고등학교 시절이었습니다. 과학고등학교에서는 독서대에서 자정에 돌아오다 보니 일러야 1시에 잠드는데, 숙직하는 선생님에 따라서 다르긴 해도 보통 5시 반에서 6시에 기상하여 체조와 구보를 해야하니 만성적으로 수면 부족에 시달렸습니다. 특히 밥이라도 잘 먹었던 중학생 때와는 달리 식단도 부실해서 체력 저하가 빨리 와서 낮잠을 자지 않고 버틸 수가 없더군요. ..
1주일에 한 번 쓰는 단문 3회차 - 수학경시대회 제가 인생에서 가장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하는 시기는 중학교 시절입니다. 그리고 그 핵심은 수학경시대회였죠. 초등학교 시절부터 수학경시대회를 열심히 출전하였고, 제가 다니던 초등학교에 수학경시반이 만들어진 이유의 절반 정도는 저 덕분일 것입니다. 저학년 때는 시내 대회의 단골 입상자였고,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출전에 전국 규모 대회인 대교 올림피아드에서 상위 입상한 이후로 꾸준히 전국대회 입상 실적을 쌓았으니까요. 덕분에 중학교도 교복과 참고서 등등을 받는 조건으로 스카우트 받아서 갔지요. 간판만 있던 중학교 수학경시반은 제가 다니던 3년 동안 한 번도 빠지지 않고 KMO 단체전에서 도 1등을 차지했으니 돈값은 충분히 했다고 생각합니다. 한 달에 한 번, 월요일 아침에 전교 조회를 하여 외부상 수상자에..
1주일에 한 번 쓰는 단문 2회차 - 귀신 꿈 KAIST 지혜관 기숙사에 살 때는 유독 건강관리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정말로 수맥이라도 흐르는지 자고 일어나도 찌뿌둥하고 피로가 전혀 풀리지 않을 때가 많았습니다. 악몽을 꾸는 일도 잦았고요. 그러던 어느날 자다가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막혀서 눈을 뜨니 하얀 소복에 머리가 긴 여자가 제 가슴에 올라타서 목을 조르고 있는 있었습니다. 저는 반사적으로 벌떡 일어나서 귀신의 멱살을 잡아올려서 무릎찍기를 먹였고, 다음 순간 눈을 떴고 침대 밖에 떨어져서 굴렀습니다. 옆에서 컴퓨터를 하고 있던 룸메이트 말에 따르면 자던 사람이 갑자기 침대 밖으로 무릎으로 뛰어차기를 했다고 합니다. 사정을 설명하니 더더욱 황당한 표정을 짓더군요. 제가 생각해도 머쓱한데 아마 귀신에 대한 공포보다 피곤해 죽겠는데 수면을 방해받았..
1주일에 한 번 쓰는 단문 1회차 - 햄버거 제가 살던 동네에 햄버거 프랜차이즈가 들어온 것은 중학교 시절이었습니다. 시내에 같이 들어온 영화관과 함께 일종의 문화혁명이었죠. 그전까지 저에게 햄버거라는 것은 동네 분식점에서 파는 500원짜리 간식이었고, 사실 그것도 학교에서 몸에 좋지 않은 정크 푸드라고 이골이 나도록 강조를 해서 그다지 사 먹지 않았습니다. 그런 햄버거가 지금 저에게는 토요일 점심으로 먹는 음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과정 학생이던 시절, 토요일에는 보통 연구실에 출근하였는데 왠지 모르게 가족 동반으로 학교에 견학 오는 방문객이 주말마다 끊이지 않아서 점심때마다 학생 식당에는 건물 밖까지 긴 줄이 늘어서곤 하였습니다. 줄의 맨 끝에서 기다리기 싫어서 조금 더 걸어 올라가 도서관 뒤편에 있는 롯데리아 점심 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