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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이야기

어제 본 축구 이야기

이야기를 돌려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으로 가보도록 하죠.

그 때, 대한민국 경기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경기도 이것저것 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경기 중에 하나가 이란과 아르헨티나의 경기였습니다.

어떻게든지 상대의 수비를 무너뜨려서 득점을 하려고 폭풍처럼 몰아붙이는 아르헨티나와

철통같이 지키면서 날카로운 역습으로 반격하는 이란의 경기는 손에 땀을 쥐게 하였습니다.

 

이란과 대한민국 모두 월드컵 조별 예선 탈락이라고 같은 취급하는 분들이 많은데

2014년부터 이미 경기 내용 면에서 급이 달랐습니다.

케이로스 감독이 국가대표를 맡으면서 승승장구한 이란은 현재 피파랭킹 24위까지 올라있고

특히 튼튼한 수비를 바탕으로 운영하면서 빠른 역습으로 득점하는 플레이는 정평이 나 있습니다.

과거의 기억을 바탕으로 이란과 대한민국을 동급으로 보는 것 자체가 이미 오만입니다.

 

자, 그럼 어제 경기로 다시 돌아와봅시다.

신태용 감독의 대표팀은 공격적인 라인업으로 상대에게 득점을 노렸습니다.

그런데 라인을 내리면서 상대 뒷공간으로 역습을 노리는 이란의 장기를 살려주는 형국입니다.

그러면 신태용 감독이 바보짓을 한 것이냐고 하면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왜냐면 이란은 비겨도 괜찮지만 우리는 홈에서 무조건 이겨야 하니까요.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공격적으로 갈 수 밖에 없습니다. 정 누구의 잘못인지 따지고 싶으면 이 경기를 비겨도 안 되는 경기로 만든 것 자체가 문제지요.

 

제가 본 이 경기는 우리보다 한 수 위의 팀을 상대로 이겨야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상대의 퇴장으로 찬스를 잡았지만 상대가 안정적으로 수비적으로 내려앉으면서 득점에 실패한 경기 정도입니다. 왜 골을 넣지 못했냐고 화 내기에는 3년 전 그 아르헨티나조차 경기 막판 이란 수비수들이 체력적으로 방전되기 전까지는 득점을 못 했어요. 그 골조차 메시가 말도 안 되는 플레이로 만들어낸 득점이었고요.

 

지금은 10명이었다고 해도 당시 이란은 지금과 달리 득점을 하겠다는 의지가 있는 상태라 지금보다 공격적이었고 우리나라 공격이 아르헨티나만큼 강력하냐고 하면 당연히 대답이 노라서 이란에게 득점을 못했다는 사실에 화를 내거나 선수들의 정신력을 탓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냥 상대가 강팀인거에요.

 

오히려 문제는 다음 경기인데 이 경기에서는 국가대표 팀은 기성용 선수가 빠지니 전혀 빌드업이 되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지금 그 기성용 선수는 다음 경기에 나갈 수 있다는 보장도 없는 상태인데다 상대 감독도 월급 도둑은 아닐테니 나오더라도 어마어마한 압박을 가할 것입니다.

그러니 대표팀은 3가지 중 하나는 해야합니다.

 

1) 기성용 선수 없이 빌드업하는 방법을 찾아낸다.

2) 빌드업 없이 이길 수 있는 전술, 전략을 찾아낸다.

3) 정상 컨디션이 아닌 기성용 선수가 빌드업을 원할하게 할 수 있도록 보호하는 법을 찾아낸다.

 

이 세 가지 중 하나라도 성공하면 월드컵을 가는거고, 못하면 뭐... 오랫동안 나갔으니 한 번 쉴 수도 있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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