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베트남 출장이 취소되었습니다. 제 문제가 아니라 코로나 확산을 우려하고 있는 베트남 정부가 출장자 수를 제한하였고, 그 과정에서 근속 연수가 적은 제가 먼저 배제되었습니다. 기분은 복잡 미묘합니다. 첫 베트남 출장 후 퇴사를 선택한 직원이 적지 않다는 선배들의 말처럼 만만치 않은 출장이긴 하였지만 그래도 각오도 하였고 주변 사람들에게 통보하고 석 달간 못 본다고 인사도 하고 다녔거든요. 사내에서나, 개인적으로나 출장을 간다고 생각하고 일정을 세우고 있어서 좀 당황스럽기도 합니다. 출장비를 최대한 받아서 빚을 빨리 갚겠다는 계획도 어그러졌고요. 그리고 어쩌면 한국에 남는 게 더 힘들 수도 있습니다. 저희 팀은 실력 순으로 A-B-C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가 가장 경험도 적고 능력도 부족한 C입니다. 원래 B,C가 출장을 가고 A가 남아서 나머지 일을 감당할 예정이었는데, A,B가 출장을 가고 제가 남아서 탱킹을 하게 되었거든요. 혼자서도 버틸 수 있도록 6월에 스파르타 식 교육에 들어가겠다고 엄포를 놓으셨는데 앞으로 2,3 달은 근무 가능 시간을 꽉꽉 채울 것 같습니다.
2.
사내 SW Pro 레벨 시험을 계속 치고 있습니다. ‘박사 학위를 따실 만큼 머리도 좋으신 분이니 어서 붙어서 팀 내 할당량을 채워주세요.’라는 압박에 뒤통수가 따끔따끔해서 시험은 요일을 가리지 않고 전부 응시하고 있습니다. 오늘, 내일 그리고 다음 주 토요일까지 여드레 사이에 3번의 시험을 치르는 강행군입니다. 원래 출장 가기 전에 합격 통지를 받으려고 세운 계획이었죠. 오늘 드디어 처음으로 모든 예제에 Accept 되는 코드를 제출하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추가 예제도 통과해야 하고, 그 후에 연산 시간 제한과 메모리 제한을 확인하고 최종적으로 코드 리뷰까지 해야 합격이 결정되지만 그래도 가능성이 보였다는 것이 중요하지요. 내일도 되면 다음 토요일 시험을 취소할까 고민 중입니다. 시험을 치르고 나면 진이 빠져서 힘들어요.
3.
오늘 다른 계열사에 간 연구실 동기들과 식사 자리를 가졌습니다. 원래는 내일이 스승의 날이라서 같이 교수님을 찾아뵐 예정이었는데 교수님께서 선약이 있다고 하셔서 저희끼리만 모였습니다. 주택 문제, 결혼 문제. 직장 생활 등 다들 각자의 고충이 있어도 그래도 그럭저럭 잘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커피 한 잔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퇴근 셔틀버스를 놓쳐서 택시를 타야 하나 고민했는데 다행히 마을버스가 있더군요.
4.
곰표 맥주가 CU에서 가장 잘 팔린 맥주라는 기사를 읽고 제가 편견 때문에 저평가한 게 아닌가 싶어서 다시 마셔보았습니다. 여전히 맛없네요. 처음과 마지막은 괜찮은데 가운데 파인애플 향이 맥주의 균형을 완전히 망가뜨리고 있습니다. 사는 김에 말표도 같이 샀는데 그래도 곰표보다는 훨씬 괜찮네요.
5.
주식은 느지막하게 들어갔는데 후.... 말을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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