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블로그에 글을 올리지 않은 거의 한 달 동안 정말로 천당과 지옥을 오갔습니다. 6월 중순에 와이프의 임신이 확인되었습니다. 제 첫 아이라서 정말 날아갈 것 같았습니다. 뱃속의 아이에게 '우주'라는 태명을 붙이고 매일 밤마다 말을 걸고 그랬습니다. 와이프는 그 좋아하는 커피조차 태아에게 좋지 않다고 끊었고, 저도 태교를 위해서 애니메이션 노래가 아니라 동요를 집에서 흥얼거렸습니다. 6월 한 달 동안 거의 70시간에 가까운 추가 근무를 하였는데 아이 생각을 하니 버틸 수가 있겠더라고요.
그러던 것이 7월 초에 병원에서 슬픈 소식을 들었습니다. 태아 초음파 사진을 위해서 병원에 방문했는데 아이가 없었습니다. 유산이었고, 와이프는 수술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내 아이와의 첫 만남을 기념하기 위해서 아침에 샀던 꽃은 영전에 바치는 꽃이 되었고, 그날 밤 피곤한데도 눈물이 나서 도무지 잘 수가 없어서 약을 먹었습니다. 와이프는 수술 후, 육체와 정신에 남은 상처를 회복하기 위해서 이번주까지 휴가를 내었고, 저도 와이프를 보살피기 위해서 지난주에 급히 이틀을 쉬었지만 몸과 마음이 엉망징창이네요. 지난 달에 쌓은 데미지까지 몰려오는 느낌입니다.
다음주부터는 이제 와이프도 다시 학교에 나갑니다. 바쁜 것도 이번 주말에 마무리되면 다음 주에는 연차를 좀 내고 7월 말에는 일본 여행이나 다녀와야죠. 원래 임신으로 인해서 당분간 못 갈 것을 생각한 마지막 여행이었는데 졸지에 힐링 여행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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