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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의 영역/여럿이서 하는 게임

철권 7 근황과 플레이 스타일

철권은 알리사로 파이터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그랜드마스터까지 떨어졌습니다.

아직까지는 풀리는 날과 풀리지 않는 날의 기복이 심한 것이 좀 문제이긴 합니다.

그래도 이전까지는 녹단 상대로는 게임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이제는 지는 판조차 한끝 차이라는 느낌을 받아서 녹단까지는 쉽게 복귀할 것 같습니다.

 

슬슬 다른 캐릭터들의 운영을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서 이것저것 손을 대보고 있습니다.

클라우디오, 잭7, 리 차오랑, 리리 이렇게 넷을 시도해보았습니다.

 

리 차오랑은 일단 멋있고, 알리사와 호감 관계라서 해보려고 했는데

운영 단계 이전에 기본적인 기술들과 특수 자세 사용이 너무나도 어려워서 포기했습니다.

기상 LK-RP-66LK에서 도저히 66LK를 쓸 수가 없어요. 666LK가 나갑니다.

 

클라우디오는 가장 최악이었던게 선 자세로 방어를 굳히는 상대로 내밀 카드가 없습니다.

컷킥과 쿄강발이 아무리 좋아도 결국 막히면 손해가 나고 양잡이 66AK라서 잡기 공방도 못합니다.

그런데 하단이라는게 1LK와 횡 RK 밖에 없어서 안전하게 리턴을 취하기가 힘들고

그러다가 한 번이라도 상대에게 체력 우위를 내주면 방어적인 운영을 뚫질 못하겠습니다.

이게 어떻게 초보자 추천 캐릭터인지 이해를 못 하겠습니다.

 

잭7은 현 시점에서 거의 부캐로 낙점되었습니다.

중거리에서 언제든 3RP가 나올 수 있다는 것으로 압박을 주면서

메가톤 스윕과 메가톤 펀치로 이지선다를 걸어서 중거리 전을 상대 선택지에서 지워버린 다음에

들어오려고 하는 상대에게 6AP와 투원, 왼어퍼, 1LP로 계속 데미지로 누적시킨 후에

기회를 봐서 9AP, AP, 6RP 카운터, 3AK로 한 순간에 거리르 다시 벌려서 상대를 좌절시킵니다.

현재 그래드마스터까지 올라가서 녹단이 코 앞입니다.

 

사실 제가 제일 기대를 한 것은 리리였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제 플레이스타일과 가장 일치하다고 생각한 캐릭터였기 때문입니다.

저는 대부분의 게임에서 사정거리에서 밀리기 시작하면 손도 못 대고 밀리는 경우가 많고

리리는 키고 크고, 손발도 긴 데다가 긴 견제기가 많아서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결론은 못 써먹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연습 더 해야지 수준도 아니고 포기입니다.

 

사실 제 게임 스타일은 굉장히 명확합니다. '위험한 다리를 굳이 건너지 않는다.'

모험을 하지 않아도 얻을 수 있는 이득을 확실하게 그리고 철저하게 챙기면서 상대를 괴롭히고

최종적으로 모험수를 던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 도박 끝에 자멸하게 만드는걸 선호합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 제가 설계하지 않은 모든 교전을 회피하고 싶어합니다.

 

그런데 리리는 근접전을 별로 하고 싶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반시계로 살살 돌면서 가볍게 가볍게 내미는 상대로 굉장히 답답합니다.)

근접전을 걸어올 때, 이걸 뿌리칠 카드가 한정적이면서 너무 위험합니다.

왼어퍼가 성능에 하자가 있고, 하단 견제기도 없고, 파워 크래시 성능이 눈물이 나오는 상황이라

결국 2AK나 1RK 같은 둘 중 하나가 죽는 선택지에 손이 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저쪽의 근접전을 틀어막는 선택지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운영의 감을 못 잡겠습니다.

 

사실 긴 사정거리 캐릭터를 고를 때도 가장 중요하게 여긴게 쓸만한 넉백기의 존재였고

롤에서도 역 이니시가 강한 캐릭터에 손을 가는 것을 보면

제가 가장 원하는 것이 원치 않은 교전을 회피할 권리라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