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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이야기

Happy Happy Birthday!!

 지난 주말은 제 생일이 끼어있었습니다. 이제까지와 다른 점은 생일을 축하해 줄 여자 친구가 있다는 점이지요. 그날은 자기에게 하루를 통째로 비워달라고 부탁받아서 부모님과는 지난 연휴에 같이 외식하고 케이크 먹었습니다. 그리고 자정이 되자마자 어머니로부터 위의 사진이 날아오더라고요. 동생도 케이크 교환권을 선물했고요. 다음 달 동생 생일에도 용돈 좀 줘야겠습니다.

 

 생일 당일, 전날에 카톡으로 받은 초대장에 적힌 시간, 적힌 장소로 가니 여자 친구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집에 두고 온 물건이 있다고 잠깐 집에 같이 가 줄 수 있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따라갔는데(참고로 여자 친구 집에 가는 것은 저도 처음이었습니다.) 들어가자마자 생일 축하한다고 폭 안기더군요. 집안은 벽에 Happy Birthday라고 붙어있고 여기저기 풍선이 날아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꽃다발과 웃음이 묻어 나오는 가벼운 선물 증정이 있었습니다. 백화점 가서 선물 사는 건 다음 주에 하자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여자 친구가 차려주는 생일상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준비하느라 5시 반에 일어났다고 했는데 정말로 손이 많이 가는 메뉴들을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차려주더군요. 엄청 고맙고 사랑스러웠습니다. 식사를 마치니 후식도 끝도 없이 이어지더라고요. 과일에, 아이스크림에, 술에, 주스에, 커피에 정말로 온갖 것들을 준비해놓았더군요.

그 후에 약간 알딸딸한 기분으로 소파에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부비적거리다가 집 구경도 하고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한 마디만 덧붙히면 콘돔 사용법은 미리 숙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둘 다 사용법을 몰라서 끙끙거리다 보면 될 일도 안됩니다. 저녁에는 치킨을 시켜먹으면서 넷플릭스로 영화를 봤습니다.

 일요일에는 후배들과 만났습니다. 월요일에 생일인 후배도 하나 있어서 동반 생일 파티 겸 보드 게임 모임을 가졌습니다. 제가 요즘 도저히 움직일 체력이 아니라서 제 투룸에 모두가 방문하였죠. 모인 사람들의 여자 친구를 수를 다 더해도 1인 진정한 사나이들의 모임답게 고기로 시작했습니다. 근처 고깃집 가서 점심을 든든히 먹고, 할리스 커피 가서 바닐라 딜라이트를 먹었습니다. 근처에 커피 체인점이 많았는데 저 메뉴를 고집하는 멤버가 하나 있었거든요. 여자 친구도 배운 분의 선택이라고 감탄하더군요. 그 후에 엘드리치 호러 확장팩을 돌렸습니다. 이번에 올드 원을 상대로 했는데 처음으로 5인으로 엘드리치 호러를 클리어하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약간 운이 따라주긴 하였지만 크래도 크툴루보다는 훨씬 쉽다는 인상이었습니다. 게임을 클리어하니 이미 저녁이어서 케이크에 초를 꽂은 다음 노래 부르고 다 같이 나눠먹었습니다. 아, 그리고 결혼식 때, 접수를 맡아줄 사람도 여기에서 구했습니다. 다행히 경험자도 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