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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의 영역/혼자하는 게임

Persona 4 Golden(6) - 나나코, 곰, 그리고 11월

1.

게임 진행은 미국에서 오는 비행기 안에서 진범까지 잡았고,

정작 한국에 와서는 블로그에 포스팅하느라 진행이 안 되어서 마리 구출까지만 진행한 상태입니다.

오늘은 일요일이니 엔딩까지 진행할 생각입니다.

 

2.

쿠보가 범인이 아니라는 것은 알았지만 영 진전이 없는 사건 해결이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은

주인공의 집으로 온 정체 불명의 협박장과 나마타메 타로의 나나코 납치입니다.

 

첫 플레이 때, 꽤 충격을 받았던 전개인데

상점가에서 대화를 해보면 나마타메는 처음에는 넋이 빠져있다가 가업을 돕기 시작하면서 점점 삶의 보람을 찾는 모습이었거든요.

제일 먼저 용의선상에 올랐지만 알리바이가 확실해서 풀려났다는 이야기도 있고 해서

자기 잘못도 크지만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것이 한 번에 무너진 후에도 다시 일어서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다고 흐뭇하게 보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그가 2건의 살인, 4건의 살인 미수의 범인이고 초등학생까지 살해 시도를 하다니요.

 

첫 플레이 때는 나마타메 던전인 천상낙토를 나나코 납치 바로 다음날 클리어하였는데

노부인 커뮤가 심하게 밀려있어서 도무지 일요일에 던전에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어서 이번에는 며칠 텀을 두었습니다.

라그나로크의 화염 거인이면 아무리 생각해도 수르트지만 왠지 모르게 정발판에서 스루트가 되어버린 비운의 페르소나에

라그나로크-마하라기다인-더블 화염부스터-빙결무효-하이퍼카운터-하이그로우-마하타루카 오토로 스킬을 달으니 파괴신이더군요.

3 때도 마력이 좋아서 엘리자베스 전에서 에이스로 활약하였는데 지금도 반감조차 증발시키는 말도 안 되는 화력이 나옵니다.

유키코와 함께 천상낙토를 불지옥으로 만들면서 올라가서 보스전을 치루었는데 이번 플레이 처음으로 스토리에서 사망했습니다.

나마타메의 쉐도우에 세뇌당한 칸지가 주인공에게 통한의 이노센트 턱 크리티컬을 먹이더군요.

도저히 질 수 있는 레벨이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저 순간 어이가 없었습니다.

 

3.

나나코를 구출하는데 성공하지만 아직 어려서 스스로를 지킬 자아(페르소나)를 형성치 못한 나나코에게 TV 환경은 너무 가혹했고

병원에서 점점 쇠약해지다가 마침내 심장이 한 번 멈추기까지 합니다.

거기에 물증이 없어서 나마타메가 무죄가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자 

주인공 일행은 울분에 이성을 잃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나마타메를 TV에 넣어 살해하는 선택지가 나옵니다.

 

나나코는 저렇고 순수하고 깨끗한 것은 '희생양'이기 때문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쓴 웃음이 나왔습니다.

처음 플레이하면서 같이 게임하는 친구들에게 '지나칠 정도로 부정적인 면이 결여되어 있다. 뭔가 수상하다.'고 했던 기억이 있네요.

....생각해보니 그걸 듣고 친구들이 저 놀려먹으려고 사실 나나코가 진범이다라는 가짜 스포일러를 했었죠.

물론 여기서 나마타메를 TV에 밀어넣으면 진범도 못 잡고, 나나코도 사망하고 주인공은 봄에 안개로 가득한 마을을 떠나게 됩니다.

 

4.

곰 이야기를 해보려고 하는데, 이 캐릭터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이야기에 잘 녹아들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TV 속에서 자아의 파편인 쉐도우 중에서 사랑받고 싶다는 마음이 자아를 가지게 되면서 생긴 존재이며,

곰이 기억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은 자신이 단순한 쉐도우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어 기억을 지운 것이다.

이렇듯 단순한 쉐도우에 불과한 존재지만 주인공 일행과 함께 하면서 진정한 자아를 형성하고 페르소나마저 획득한 것이다.

 

나름 그럴듯하고 굴곡도 있는 캐릭터인데 문제는 게임을 하는 입장에서는 '아니, 안 궁금하거든.' 소리가 나옵니다.

10대들의 판타지에서 혼자서 애정결핍의 어린이 수준으로 행동하니 좋은 인상으로 남을 리도 없고

(여자를 좀 밝히는 것 같은데 그건 이뻐서 그런거 같고 대화를 해보면 남녀 구분은 하는지조차 의심스럽습니다.)

혼자만 안고 있는 고민이 다른 캐릭터와 동떨어져있는데 그 고민이 사건 해결과 연결되어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 주제에 커뮤니티는 전부 강제 진행이어서 이야기의 흐름을 뚝뚝 끊어먹죠.

저 곰의 정체가 밝혀지는 부분만 해도 나나코의 생사, 나마타로가 진범인가 여부 등 중요한게 많은데 갑자기 치고 들어오니

이야기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대충 읽으면서 휙휙 넘겨버리게 됩니다.

성능이라도 좋으면 모르겠는데 오리지널이든 골든이든 다재무능의 정석을 보여주는 캐릭터이기까지 해서.

 

5.

슬슬 이야기도 클라이막스로 향하고 있습니다.

원래라면 최종 보스 던전 하나와 진 보스 던전 하나가 남았는데 이번에 히든 보스 던전 하나가 추가되었다고 해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