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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이어지지 않는 이야기/The Big Bang Theory

The Big Bang Theory Season 6

시즌 6의 초반부는 시즌 5 마지막에 우주비행사가 되어서 우주로 간 하워드를 주축으로 진행됩니다.

우주비행사가 된다는 인생의 꿈을 이룬 하워드, 하지만 꿈은 기대와 달리 인생의 큰 전기가 되어주지 못합니다.

특유의 부족한 대인 능력 덕에 동료들의 괴롭힘으로 우주에서의 생활은 지옥같았습니다. 마지막에는 공황 장애까지 앓았지요.

게다가 주위의 친지들조차 자신이 이루어 낸 '위업'에 기대만큼 반응해 주지 않으면서 하워드의 내적 갈등은 심해집니다.

4,5화를 통해서 묘사된 이 갈등은, 9화에서 셸든과의 주차 공간 문제로 마침내 폭발하였습니다.

이 작품에서 어떤 캐릭터도 받아보지 못한 섬세한 심리 묘사를 통해서 하워드는 이 작품에서 가장 입체적인 캐릭터로 자리잡게 됩니다.

그 뿐 아니라 결혼 후 이사, 장인과 헤어진 아버지와의 관계 등을 차례로 조명하면서 시즌 6가 이끌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시즌 6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주제는 에이미와의 관계를 통한 셸든의 성장입니다.

셸든 괴짜 행위에 대해 이제까지 주위 사람들의 대응은 처음에는 화를 내고, 나중에는 참아주는게 보통입니다.

셸든은 이상한 사람이고, 셸든은 불쌍한 사람이고, 내가 어떻게 하든 셸든이 바뀔 리가 없으니까요. 레너드가 대표적이죠. 

그에 비해 에이미는 셸든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인내하면서도 조금씩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키려 합니다.

아플 때 간호해 주기, 휘튼과 싸웠을 때는 편 들어주기, 발렌타인 데이에는 선물을 준비하기 등

에이미의 노력은 결실을 맺어서 셀든이 서서히 남들처럼 인간 관계를 형성해나가게 됩니다.

 

자신의 파트너를 지탱해주고 인간적인 성장을 도와주는 버나뎃, 에이미와는 반대로 페니의 행동은 견디기 힘든 수준입니다.

특히 레너드가 준비한 발렌타인데이 저녁 식사에서의 행동은 끔찍하다는 말로도 표현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초창기와 비교해 볼 때, 아예 개그 캐릭터가 된 라지를 제외하고 하워드와 셸든은 점점 더 나은 사람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에 비해 레너드는 전혀 성장한 점이 없어 보이고 그 근본적인 원인은 페니라고 생각합니다.

레너드가 다른 여자와 조금만 가까워져도 신경질적인 반응을 하면서도 페니는 한 번도 제대로 된 애정을 보여준 적이 없습니다.

작중에서도 레너드가 페니에게 뭔가를 선물하는 장면이 계속 나오는데 비해서 페니가 보답하는 모습은 나오지 않죠.

자신은 언제라도 새로운 남자로 갈아탈 수 있지만 레너드는 자기 외에 여자를 사귈 수 없다는 묘한 우월감은 덤이고요.

처음으로 사랑한다는 말을 한 것도 사귄지 5년이나 지나서입니다.

그러니 레너드의 애정결핍 증상은 나아질 여지가 없고, 페니가 다른 남자와 조금만 접점이 있어도 불안해하죠.

 

시즌 6의 마지막은 라지가 알코올 없이 여자와 대화하지 못하는 지병을 고치는 것이었습니다.

라지는 작품 내내 개그를 위한 1회성 소도구로 사용된 일이 너무 많았는데 슬슬 진지한 드라마를 기대해도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