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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이어지지 않는 이야기/The Big Bang Theory

The Big Bang Theory Season 8

지난 시즌 끝날 때, 셸든을 떠나보내는 것을 보고 한 시즌 적어도 반 시즌은 셸든 없이 이야기를 끌어갈 줄 알았습니다.

셸든이 극의 중심이기는 하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셸든이 없기에 가능한 이야기가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1화에서 바로 돌아오는 것을 보고 실망이 컸고, 덕분에 시작부터 시즌 8에 대한 기대감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그나마 가망없는 배우의 꿈을 버리고 버나뎃의 연줄로 제대로 된 직장을 가지게 된 페니가 만들어내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극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으면서 시즌 초반을 이끌어나갔습니다.

 

그러나 중반부터는 드라마는 보는 것이 고통스러울 정도의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애매한 연인 관계로 몇 년을 끌더니, 이제는 약혼 관계로 질질 끌기 시작하는 레너드-페니 커플,

초반에 페니와 대립 관계를 보여줄 것처럼 보여주더니 어느새 이야기에서 실종되어버린 에밀리,

그 동안 보여준 인간적인 성장을 전부 잊어버린 듯 행동하는 셸든과 셸든을 다루는 요령을 잊어버린 듯한 에이미,

무엇보다 좋은 드라마를 이끌어낼 수 있는 하워드 어머니의 죽음을 저렇게 안일하게 처리하는데 분노마저 듭니다.

그 전에 스튜어트와의 유치한 싸움은 몇 화를 끌었으면서요.

 

그리고 지난 시즌까지는 페니가 마음에 들지 않고, 레너드에게는 동정심이 느껴졌다면 이번 시즌에는 둘 다 꼴도 보기 싫습니다.

제대로 된 직장을 잡자마자 내가 너보다 두 배는 더 번다고 하는 페니도 인간이 덜 되었다는 느낌인데

거기에 열등감을 노골적으로 표출하는 레너드도 추하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습니다.

셸든과의 공동 논문만 해도 레너드는 단순히 아이디어를 제시했을 뿐이고 그걸 수학적으로 증명하고 논문을 작성한 것은 셸든입니다.

이걸 공동 저자로 적어준 것은 셸든이 친구로서 상당히 배려를 해준 것인데 그 후의 행동이 가관입니다.

잡지에서 셸든을 1저자로 적은 것은 잡지사의 실수이지 셸든의 잘못이 아닌데 여기에 시비를 걸고

하워드 어머니를 기리는 파티에서 음식까지 던지려고 한 것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은거지요.

 

그냥 시즌 12까지 빨리 보고 치우고 싶다는 기분 밖에 들지 않은 시즌 8이었습니다.

나중에 DVD를 사게 된다면 시즌 2부터 시즌 3 정도까지만 사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