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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의 영역/만화

가우스전자의 완결을 기리며

저는 한 가지 일을 꾸준히 해내는 사람을 높게 평가합니다. 하물며 그것이 창작 활동이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요즘 원피스의 오다 선생이 터무니없는 전개와 캐릭터로 육다, 심지어 십다 소리도 듣는데

만화를 오랫동안 보아왔지만 원래 장기 연재를 하면서 만화의 퀄리티를 유지한 케이스 자체가 거의 없습니다.

하다못해 그 드래곤볼 Z도 마지막 원기옥이 살려서 그렇지, 마인부우 편은 힘 빠졌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고 후속인 슈퍼에 와서는....

 

그렇기에 저는 10년에 가까운 동안 그것도 일주일에 5번 연재하는 일간 연재로 꾸준히 괜찮은 만화를 그려준 곽백수 선생을 리스펙합니다.

예전 스포츠신문에 '트라우마'를 연재할 때부터 보아왔지만 저 분야의 대가들은 약간 다른 방향으로 극에 달한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전작들과 달리 이번 작은 완전한 옴니버스도 아니고 큰 줄기를 따라 마지막까지 달려왔다는 것을 생각하면 더욱더 대단합니다.

사실 이런 식으로 한 화, 한 화만 보았을 때는 잘 모르지만 크게 끊어보면 서사가 어느새 진행되어있는 식의 구성을 저는 매우 좋아합니다.

뭔가 우리네 삶을 보는 것 같아서요. 그래서 옛날 장편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것이기도 하지요.

 

또, 하나 이 작품이 마음에 드는 것은 작가에서 뭔가 '맺혀 있는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요즘 만화나 웹툰을 보면 작가가 뭔가 '맺혀 있는 것'이 있어서 읽는게 불편할 때가 많습니다.

때때로 이걸 보면서 위안을 얻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일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작품 자체가 꺼려질 때도 있습니다.

가우스 전자에 등장하는 캐릭터들도 다들 단점 하나 씩은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초반에 모해영이나 후반에 남나리 같은 경우는 독자들로부터 안 좋은 소리도 많이 들었죠.

이러한 캐릭터들에 대해서 작가가 미화하지도 분노하지도 않으면서 사람이면 가질 수 있는 단점 중 하나로 선을 긋는게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특정 캐릭터에 너무 과몰입하지 않으면서 담담하게 풀어내는 것이 이 작품의 가장 좋은 점 중 하나라 생각합니다.

 

이제 가우스전자는 시즌 4로 완결이 났습니다.

주중 밤 11시(밤 12시가 아닙니다.)만 되면 들어가서 챙겨보는 소소한 재미가 없어져서 아쉽네요.

그래도 작가로서 아직 젊은 분이시니 곧 다음 작품으로 돌아올 것을 기대합니다. 좋은 작품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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