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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의 영역/혼자하는 게임

디아블로 2 + 파괴의 군주(2001) (7)

1.

어제 말했던 것이 무색하게 생각보다 쉽게 바바 3형제를 클리어하였습니다.

처음할 때는 컨빅션 오오라와 저주가 겹치면서 순삭이 무엇인지 보여주었는데 두번째 시도에 성공하였습니다.

휠윈드 바바리안이 순간이동 옵션이 뜨더니 나머지 둘을 정리할 때까지 용병하고 놀고 있었고,

쓰로잉 바바가 홀리쇼크 옵션이 뜨면서 옵션 하나가 무의미해져서 생각보다 큰 문제없이 처리하였습니다.

심지어 잠시동안 주의를 끄는 용도로 데려간 용병조차 살아남을 정도였습니다.

 

2.

그리고 오늘 퇴근 후에 바알을 잡는데 성공하였습니다.

죽으면서 유니크 워드 보우를 떨어뜨렸는데 으음... 이거 엘리트 유니크 활이지만 써먹을 수 없는 수준인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아이템을 보면 굉장히 허술해보이네요.

언듯 보면 이 게임의 최저 아이템인 캡, 퀼티드 아머, 새시, 레더글로브인걸로 보입니다.

물론 유니크 샤코, 평화작 더스크 슈라우드, 유니크 데몬하이드 새시, 유니크 브램블 미트이긴 합니다.

이걸로 디아블로2 마무리. 이제 당분간은 건드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3.

후배가 디아블로 3를 해볼 생각이 있냐고 물어보아서 저는 없다고 대답했습니다.

제가 생각하고 디아블로 2의 가장 큰 장점은 잘 연출된 공포라고 생각합니다.

스테이지의 배경만 봐도 폐허가 된 지하감옥, 시체들이 되살아나는 사막의 무덤, 식인종이 돌아다니는 정글,

거기에 마지막은 악마들의 고향인 화염 지옥까지 고전적인 공포물의 배경을 잘 구현하였습니다.

그 뿐 아니라 스토리를 읽어보아도 한 때 악마에게 승리를 거두었다고 생각한 인간들은

서서히 몸과 마음이 무너져가면서 언젠가 버르장머리 없이 천사와 악마 간의 싸움에 끼어든 대가를 치루게 됩니다.

이를 보면서 우리가 상대하고 있는 것들은 인간이 대적할 수 없는 존재이고 우리의 승리는 길지 않을 것이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런데 디아블로 3는... 스토리를 대강 읽어본 감상은 '대천사나 대악마가 감히 네팔렘님을 거역해?!' 입니다.

저는 디아블로의 적당히 잔혹하고 으스스한 느낌을 즐겼기에 이런 요소가 배제된 후속작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네요.

디아블로 자체도 위상이 너무 하락해서 과연 디아블로4가 나와도 공포의 존재로 남아있을지 모르겠습니다.

 

4.

요즘 디아블로 2 리마스터 관련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저는 회의적입니다.

워크래프트 3 리포지드처럼 망치지 않는다 하더라도 요즘 먹히는 게임인지 의문이 듭니다.

아이템이 갖추어진 상태에서 적들을 학살하는 즐거움은 있지만 이를 위해서 예열이 굉장히 오래 걸립니다.

나이트메어 후반부터 헬 초반, 특히 나이트메어 클리어 후에 헬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장비를 마련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 원하는 아이템을 얻을 때까지 하염없이 파밍을 해야하는 과정이 너무도 수고롭고 지루합니다.

사실 원래부터 컨트롤하는 재미가 있는 게임은 아니었으니까요.

아마 다시 나온다면 어지간한 유저들은 하루종일 오토를 돌려서 템을 모으는 게임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