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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이야기

서울대학교에서 밥 먹고 살기

학사, 석사 학위는 KAIST에서 받았고, 현재는 서울대학교에서 박사 과정을 진행하고 있는 저는

두 대학을 비교하는 글이 올라올 때마다 그냥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넘어가곤 합니다.

두 대학교 모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굴지의 대학교들이며 각각의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 역시, 둘 모두에게 애정을 가지고 있고 모교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서울대학교가 KAIST와 비교하면 모독일 정도로 우월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학생 식당의 퀄리티입니다.

 

사실 이것은 구조적인 문제가 큽니다.

일단 KAIST는 제가 학부 학생일 무렵에 전기 입학 신입생이 650명 정도였기에 규모의 경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KAIST는 학교 식당에 지원을 해주기보다는 학생 개개인에게 식비 지원을 해주기에 학생들이 그 돈으로 외부 식당을 이용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실제 제가 학생이던 시절에도 배식하는 아주머니들 임금 체불이 몇 번이나 문제되었을 정도로 KAIST 학생 식당의 경영 상태는 상당히 불량합니다.

 

그래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지금, 지난 1년 간 저에게 소소한 즐거움을 주었던

서울대학교 학생 식당에서 제가 먹은 음식 중에 맛있었던 것들을 한 번 소개해보겠습니다.

(가끔씩 교수님과 같이 교수 식당에서 먹었던 메뉴는 전부 제외하였습니다.

 거긴 한 끼에 만 원이 넘어가는 음식들이니 당연히 최대 4,000원인 것보다는 맛있었야죠.)

 

1. 오리치자덮밥

서울대학교 식당에서 제가 가장 호화롭다고 생각하는 식사입니다.

치자밥에 오리고기를 얹어서 비벼서 먹는 것인데 왠만하면 거르지 않을 정도로 맛있습니다.

다 먹은 후에 오리고기를 몇 번이나 더 받을 수 있어서 오리고기를 포식할 수 있습니다.

 

2. 삼겹삽 콩나물 비빔밥

저 뚝배기에 밥을 한 공기 통채로 넣어서 콩나물로 삼겹살, 돼지고기 양념에 비벼먹으면 됩니다.

약간 기름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꽤나 좋아하는 메뉴입니다.

 

3. 핫커리 돈까스

 

분명 사진을 찍었다고 생각했는데 왜 사진이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작은 고추(하바네로인가?)를 넣어서 맵고 붉게 만든 카레를 돈까스와 밥에 뿌려주는 메뉴입니다.

슬슬 매운게 먹고 싶다고 생각될 즈음이면 한 번씩 나와주는 고마운 메뉴입니다.

 

4. 두부 카레

학생 식당에서는 아침 저녁으로 천 원짜리 메뉴를 운영하기에

허리띠를 좀 졸라메고 싶을 때나 입맛이 없어 가볍게 먹고 싶을 때 애용합니다.

그 천 원 메뉴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메뉴입니다.

어차피 저는 제가 카레를 만들어도 고기를 거의 넣지 않기에 고기가 두부로 대체되는 것은 오히려 반갑습니다.

 

5. 일본 라멘

저는 우리나라 라면이건, 일본 라멘이건 좋아해서 일부러 찾아먹곤 하는데

세 끼 모두 학교 식당에서 먹다보니 오히려 라면을 먹을 기회가 거의 없습니다.

그럴 때 역시 가끔 나오는 이 메뉴가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생각보다 국물도 진하고요.

 

6. 차돌박이 짬뽕

교내 중국집에서 나온 신 메뉴라기에 먹었던 차돌박이 짬뽕, 상당히 먹을만 하였습니다.

 

7. 번외

학교 축제 때 먹었던, 닭꼬치. 상당히 맛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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