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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의 영역/만화

아즈망가 대왕 - 개척자

 

대학시절 애니메이션에서 동기가 자주 하는 말 중 하나가

지금 토미노나 안노가 받는 찬사를 미래에는 아즈마 키요히코가 받을지도 모른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즈망가 대왕은 만화계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꾼 작품입니다.

악의 무리로부터 세계를 지키지도 않고, 라이벌과의 불꽃 튀는 대결도 없습니다.

꿈에서나 나올만한 가슴저린 사랑 이야기도 없으며, 무시무시한 귀신이나 엽기적인 개그도 없습니다.

이 작품은 단순히 저마다의 개성을 지닌 고등학생들과 선생님들이 보내는 학창 생활을 그릴 뿐입니다.

 

거대한 스토리 라인보다는 개성있는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우는 방식의 작품이 많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사실 80년대 초반부터였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루미코 작품들도 당시에는 그러한 평가를 받았던 작품들이죠. 이 작품은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묵직한 스토리 라인을 전부 배제하고 매력있는 캐릭터들이 펼치는 일상 잡기를 그리는 것이 하나의 만화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는 것입니다. 또한, 연애 대상으로서의 남성 캐릭터를 전부 배제함으로서 흔히 말하는 미소녀 동물원의 시초이기도 합니다.

 

K-on을 비롯한 흔히 일상물이라고 불리는 대부분의 작품들은 이 작품의 후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은 스스로 하나의 장르, 하나의 만화 문법을 개척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