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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의 영역/만화

최악의 만화가, 최훈

말이 많은 GM이 마침내 완결이 났습니다.

기대를 접은지 오래된 작품이라 주마간산 식으로 그림만 훝었는데

개판을 넘어서 깽판의 기운까지 느껴지더군요.

'나는 이 만화를 그리기 싫으니 이거 보고 떨어져라.'



저는 한국 만화도 보고, 일본 만화도 많이 보았는데

그 중에서 제가 아는 한 최악의 만화가를 꼽으라면 주저없이 최훈을 꼽습니다.

그 토가시조차 최훈에 비하면 한 수 아래(?)라고 생각합니다.


1. 마감 엄수에 대한 개념이 없다.

이미 연재주기로 전설이 되어버린 GM은 둘째치더라도

목요 웹툰 소리를 듣는 삼국전투기 등등 마감을 준수하는 작품이 하나도 없습니다.

적어도 수요웹툰 소리를 들으려면 수요일 날 점심시간에는 볼 수 있어야죠.

수요일 밤 11시에 올려놓고 수요웹툰이라고 주장하면 찔리지 않습니까.

그마저도 요즘은 지키지도 않고 대놓고 목요일에 올리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단순히 늦어지는게 문제가 아니라

작가가 애초에 마감을 지킬 의지 자체가 없다고 보이는게 더 큰 문제입니다..

작가가 자신의 능력으로 연재를 지속할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면

연재 작품 수나 연재 주기를 조정하던가

이도 아니면 아예 3주 연재 후, 1주 휴재와 같은 방식으로 정기적으로 휴재를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오히려 최훈은 수시로 마감을 어기면서 연재 만화를 계속 늘리고 있습니다.

당장 올해만 하여도 GM의 장기 휴재와 삼국전투기의 목요 웹툰화가 정착된 상황에서

KBO 웹툰을 주간 연재에서 불규칙하긴 하여도 1주일에 2,3회 올리는 식으로 바꾸었습니다.

이걸로 보건데 그냥 작가가 제 시간에 작품을 올릴 생각이 없습니다.

 

마감을 안 지켜도 재미만 있으면 된다는 사람이 있는데

프로에게 마감이라는 것은 때때로 어겨도 괜찮은 것이 아닙니다.

당장 저만 해도 마감을 좀 어겨도 된다면 훨씬 괜찮은 코드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마감이라는 제한 안에서 최선의 결과를 뽑아내는게 프로입니다.

 

2. 제대로 마무리를 하지 않는다.

이번 GM만 날림 엔딩으로 끝낸 것이 아닙니다.

바로 옆의 MLB 만화를 보면 작가의 성향을 알 수 있습니다.

2008년 전반기까지 리뷰까지 하고 시즌 정리도 하지 않은 채 느닷없이 연재를 종료했습니다.

아직 연재 중이라고 되어있는데 4년 동안 연재 안한 작품이 다시 연재할 것이라고 보기 힘드네요.

 

물론 작가 사정상 연재를 그만둘 수도 있죠.

근데 그럴 경우에는 마지막 화를 그려주던가

이도 아니면 최소한 연재 종료라는 것은 확실히 선언을 하는 것이 상식 아닌가요?

그 당시에는 MLB 만화 그리던 사람이

갑자기 KBO 만화를 그리길래 병행한다고 생각하던 사람이 대부분이었는데

1년이 가고 2년이 가도 MLB 만화가 올라오지 않길래 그제서야 그만둔 것을 알았습니다.

하다못해 그 유명한 '소드마스터 야마토'가

한 화로 지금까지 벌인 것들을 마무리하는 것을 소재로 한 개그란 걸 생각하면

이건 작가로서 독자를 대하는 최소한의 예의가 없습니다.

 

그리고 정말 개인적인 견해를 하나 더 추가하면

기억이 좀 가물가물하긴 한데 이 사람 2007년 중엔가 한 팬이 KBO 카툰 좀 그려달라는 말에

자기는 KBO보다 MLB가 더 좋아서 MLB 카툰만 그린다고 답변해 준 전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2008년 여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야구 팬은 다 아시죠.

저는 이것 때문에 이 사람이 정말 야구가 좋아서 야구 만화를 그리는지도 의심이 듭니다.




3. 저작권법 의식 부재, 다른 만화가의 작품의 대한 존중 부족

최훈의 만화를 보면 항상 다른 만화의 패러디로 가득 차 있습니다.

사실 최훈의 만화는 스토리에서 그다지 강점이 없기 때문에(그나마 예외가 GM 정도였죠)

적시적소에 만화나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가져다 쓰는 것이 사실상 전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옛날 작품 뿐만 아니라 최신작에 등장하던 캐릭터들까지 실시간으로 가져다 쓰고 있는데

요즘이야 애니플러스다 뭐다 해서 그나마 합법적으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루트가 있었지만

예전에는 이게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뭐, 사실은 일본에서 모든 작품을 직접 공수해서 보고 있다면 제가 사과해야 할 부분입니다.)

우리나라 팬들이 불법으로 작품 다운받아 보는거야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이 사람은 명색이 같은 바닥에서 일하는 만화가인데 너무 거리낌없이 티를 내고 있습니다.

솔직히 mp3 불법 다운로드해서 듣는다는 뮤지션을 보는 느낌입니다.



그렇다고 그 쪽 캐릭터들이 제대로 된 대접을 받냐면 삼국전투기를 한 화만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허락도 받지 않고 차용한 캐릭터이 자코1로서 픽픽 죽여나가고 있습니다.

만화에서 패러디하는 것이 적지 않은 일본에서조차 어느 정도 불문율이 있습니다.

에피소드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전장의 발큐리아 게임에서 바이스라는 타 작품 캐릭터를 차용해서 쓴 케이스가 있는데

애니메이션화할 때, 제작진이 이걸 모르고 작중에서 전사 처리를 했습니다.

이 때문에 캐릭터의 원래 디자이너가 거세게 항의를 하였고

결국 애니메이션 제작진에서 공식 해명 및 사과글을 올린 경우가 있습니다.

 

이쪽에서도 남의 작품 캐릭터를 그렇게까지 함부로 굴리는게 아닙니다.

게다가 단행본에 들어있는 애니메이션 감상문을 보면 이 작품들을 좋아하지도 않는다고 합니다. 

솔직히 최훈이 하는 행동은 방약무인이라는 말로도 모자란다고 생각합니다.

 


만화가로서 독자를 대하는 태도, 작품들 대하는 태도, 다른 만화가를 대하는 태도

제가 보기에는 모든 것이 문제점 투성입니다.

저는 이러한 점 때문에 최훈 작가를 최악의 만화가로 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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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13년 1월 5일에 올린 글을 수정하여 옮긴 글입니다.

거의 다시 쓰다시피 한 글이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