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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의 영역/혼자하는 게임

창세기전 외전 - 서풍의 광시곡(8) (1998)

1.

제피르 팰컨은 체사레를 저지하기 위해서 트리시스 사막을 넘어 수중도시로 향합니다.

수중도시 최심부에서 그들이 발견한 것은 크리스티나를 촉매로 이루어지고 있는 파괴신 부활 의식과

이를 거행하고 있는 체사레와 암흑신 디아블로, 부상당한 메디치와 사망한 리델하트, 그리고 배신한 에스테 도데였습니다.

 

디아블로는 시라노 안의 데이모스를 느끼고 자신의 본 모습을 드러내면 일행을 막아섭니다.

일행은 디아블로를 해치우지만 이미 파괴신 부활 의식은 완성되어 크리스티나와 융합한 파괴신이 강림합니다.

 

크리스티나를 희생시키지 않기 위해서 일행은 크리스티나를 제외한 부위를 공격하지만 이대로는 쓰러뜨릴 수가 없었고

결국 크리스티나를 구하기 위해서 에스메랄다가 자신의 목숨을 바친 마법으로 둘의 융합을 해제하고 남은 부위를 시라노가 처단합니다.

 

하지만 이미 크리스티나의 몸은 극도로 쇠약해졌고

싸움의 여파로 붕괴가 시작된 수중도시에서 그녀를 제대로 치유할 수는 없었습니다.

결국 자신과 메르세데스의 아이를 구하기 위해서 시라노는 데이모스에게 받은 암흑혈을 크리스티나에게 계승합니다.

이 과정에서 아수라는 샤른호스트에게 넘기고, 암흑혈을 잃은 시라노는 체내에 남아있는 독으로 사망하게 됩니다.

 

샤른호스트는 크리스티나를 데리고 붕괴하는 수중도시를 탈출하게 되고

카나는 마지막까지 메르세데스를 쫓은 가엾은 시라노 곁을 영원히 지키겠다면 무너지는 수중도시에 남습니다.

 

2.

난이도나 구성을 보면 여기가 사실상의 최종 스테이지입니다.

일단 던전인 수중도시가 길이도 긴데 방향감각 잃기 딱 좋은 스테이지입니다.

거기에 나오는 몬스터 구성도 흉악합니다. 엑스칼리버와 멸살지옥검 내구도가 계속 떨어지는게 무섭더군요.

어지간하면 인어 둘 나오는 구성은 후퇴하기를 추천합니다. 쟤네는 2배로 박히는 썬더메어를 맞아도 멀쩡한 얘들이에요.

 

그리고 이러한 던전을 뚫어내면 기다리고 있는 것은 디아블로-파괴신 크리스티나-파괴신으로 이어지는 3연속 보스전입니다.

이 보스전이 끝나면 파티원들이 장착한 무기와 장신구가 전부 날아가지만 그거 생각하고 전력을 아낄 수 있는 전투가 아닙니다.

카나 무기를 스펙터의 악몽에서 윈체스터로, 에스메랄다의 무기를 글로리아의 홀에서 미스릴 로드로 바꾸긴 하였는데

시라노는 엑스칼리버, 샤른호스트는 멸살지옥검을 그대로 들려주었고 4명 모두 장신구는 최상급으로 맞추었습니다.

참고로 이 3연전에서 멸살지옥검은 결국 두 동강 났습니다.

 

전투 팁을 드리면 보스들이 쓰는 마법데미지가 생각보다 뼈 아픈데

보조 계열 최강마법이 마법 데미지 완전 무효화라서 할 일 없는 카나에게 현자의 서 달아주고 아군에게 써주면 꽤나 쏠쏠합니다.

에스메랄다도 여기서는 방어력 세팅하고 썬더메어 대신 여신상 들고서 아비도스 날리면서 최대한 버티는게 낫고요.

 

3.

주인공 시라노와 함께 달려온 이야기는 여기서 일단 막을 내립니다.

아군 일행도 에스메랄다가 크리스티나를 살리기 위해 희생하고, 카나는 시라노와 마지막을 함께 하여서

이제까지 함께 해온 시라노-실버-카나-에스메랄다가 모두 사라지고 크리스티나만 남았습니다.

RPG 게임 역사에서 게임 진행 중에 아군 일행이 주인공 포함 전원 사망하고 새로 파티가 구성되는 케이스가 굉장히 이례적일겁니다.

이걸 파격으로 받아들일지, 아니면 RPG의 기본을 무시한 행동으로 받아들일지는 플레이어의 선택이겠죠.

 

시라노 번스타인에 대해서 글을 써보면 그는 복수귀가 되기에는 너무나 선한 인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인생의 가장 행복한 순간에 자신이 믿고 있었던 사람들에게 배신당해서 모든 것을 잃고 지옥에 떨어졌습니다.

그런 그가 자신을 파멸시킨 인물들에게 복수를 맹세한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겠죠.

 

그러나 그가 그 지옥을 빠져나오기까지 그에게 선의를, 호의를 베풀어 준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자신의 영혼을 넘겨준 데이모스, 아무 관계 없는 그를 옥에서 꺼내준 메디치, 사막에서 그를 구해준 에스메랄다, 그리고 스승 이올린.

항상 복수를 되뇌긴 하지만 그의 선택은 항상 복수보다는 은혜를 갚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구하는 것이었습니다.

루벤의 추적보다 제국군에 공격당한 아이들을 구하고 치료하는 것을 우선했고, 그 후에 잡혀간 에스메랄다를 구출하였죠.

메디치에게 은혜를 갚기 위해서 제피르 팰컨에 가입하였고 루벤의 저택에 들어가기 전에 메디치를 도와주러 달려갔죠.

아버지를 죽이고 메르세데스를 빼앗은 프레데릭조차 그에게 악의가 없다는 것을 알고 차마 베지 못하였고

이스카리웃과의 싸움에서 그가 분노한 것은 자신을 배반한 것이 아닌 실버를 죽인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숙적 체사레가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복수를 포기하고 딸인 크리스티나를 살리기 위해 목숨을 바쳤습니다.

 

그와 메르세데스와의 관계도 애틋합니다.

그는 메르세데스를 미워하지 않았습니다. 그녀가 그를 배신했다는 소식을 듣고도 그럴 리 없다고 되뇌었죠.

프레데릭, 그리고 크리스티나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그녀를 되찾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생각이 있던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특히 크리스티나의 연주로 메르세데스의 딸인 것을 처음 안 순간 원수의 혈육이자 부정의 증거로 생각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라노는 크리스티나를 자신이 사랑했던 여인의 딸로서 아껴준다는 인상입니다.

결국 그의 바람은 창세기전 시리즈의 명대사처럼 그저 메르세데스를 다시 한 번 만나고 싶었던 것일 뿐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카나의 말처럼 그는 과거의 그림자에 얽매여 있었고 지금 그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을 돌아보지 않았죠.

그가 메르세데스를 포기한 루트에서는 실버, 카나, 에스메랄다가 전부 목숨을 잃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도 책임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4.

창세기전 3 파트2에 나온 디아블로의 원래의 모습. 암흑마법은 반드시 금지하고 사용자는 탄압해야 합니다.

 

 

창세기전 외전 - 서풍의 광시곡(9) (1998)

1. 샤른호스트는 크리스티나를 데리고 수중도시가 무너지기 전에 탈출에 성공한다. 정신을 차린 크리스티나에게 자신에 옆에 있는 샤른호스트와 바뀐 상황에 혼란스러워한다. 샤른호스트는 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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