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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의 영역/애니메이션-영화

태양의 사자 철인 28호(1980), 그리고 철인 28호 FX(1992)

 어린 시절 추억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비디오 테이프입니다. 만화영화 비디오를 빌려서 어머니와 동생과 같이 거실에 모여서 같이 보곤 하였죠. 아직도 비디오 처음 시작할 때 나오는 대영 팬더가 기억이 납니다. 그 중에서 가장 재미있게 본 작품 중에 하나가 철인 28호였습니다. 저 뿐 아니라 저희 친구들에게도 철인 28호라고 하면 당연히 저 비디오에서 나온 근육질의 서양 기사를 닮은 철인이라고 생각했는데 커서 찾아보니 원래 철인 28호는 원작이 따로 있고 저 작품은 1980년에 리메이크된 작품으로 원작과의 구분을 위해서 태양의 사자를 붙혀서 부른다고 하네요.

 

 

 사실 이 철인 28호는 로봇물에 있어서 상당히 강한 제약을 가지고 시작한 작품입니다. 원작을 살리기 위해서 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자신의 강철 육체로만 싸우는 게 중요한 정체성 중에 하나인 작품이니까요. 위기에 빠지고 새로운 무기를 얻어서 이를 타개하는 것이 그 옛날 마징가 Z에서도 많이 나오는 매력적인 스토리 전개 방식인데 이를 사용할 수가 없죠. 그 제약에도 불구하고 제작진은 이 작품을 매력적으로 엮어냈는데, 먼저 적들에게 다양하고도 독특한 기믹을 계속 넣어서 단조로워질 수 있는 액션을 상당히 화려하게 만들어냈습니다. 마치 프로레슬링에서 무적 선역을 띄우기 위해서 각종 기믹의 악역을 차례차례 투입하는 것이 연상되더라고요. 그리고 두번째로 귀가 즐거운 작품이었습니다. 음악도 좋았는데 그 못지않게 1980년 작품인 것 치고 음향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이런 음향의 양념이 좋아서 작품에 좀더 몰입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육체가 강철인 철인과 정말로 강철의 의지를 가진 쇼타로의 조합도 좋은 시너지를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쉬운 점을 꼽으라면 블랙옥스, 우주 마왕의 등장 이후 아예 그쪽 스토리를 쭉 달렸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 이후 쉬어가는 에피소드에서는 지금 지구가 풍전등화인데 쟤네는 뭐하는 건가, 블랙옥스는 뭘 하길래 안 나오나 생각 밖에 안 들더라고요.

 

 

 태양의 사자 철인 28호가 리메이크라면 철인 28호 FX는 철인 28호의 후속작이었습니다. 어렸을 적에 이 작품도 비디오로 앞부분은 본 기억이 있습니다. MBC에서 방영한 적이 있었는데 아쉽게도 저게 수학경시반 활동하고 겹쳐서 저는 보지 못했습니다. 커서 처음부터 다시 본 감상은 애니메이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원작을 생각하면 호부견자라는 말이 과하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철인 28호의 때깔은 시대에 흐름에 걸맞게 좋아졌지만 그 매력을 살리는데 완전히 작품이었습니다. 이 작품에서 멋있는 로봇은 블랙옥스였고 철인은 블랙옥스 하위호환에 나중가면 블랙옥스의 배터리라는 생각 밖에 안 들더군요. 조종하는 캐릭터는 너무나도 매력없고요. 그나마 초반부는 볼만했는데 네오 블랙단 궤멸 이후의 후반부는 정말 끔찍했습니다. 여기에 기름은 부은게 시대착오적인 일본 최고다 주의. 원작인 철인 28호가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비판으로 시작한 작품인 것을 생각하면 더더욱 어이가 없습니다. 그나마 블랙옥스 디자인과 BGM만 건진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