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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의 영역/애니메이션-영화

코난 극장판 다 봤습니다.

 새로 본 작품들은 솔직히 평작이라 할 만한 것들도 별로 없었습니다. 다 본 기념으로 평론가 흉내를 내어서 한 줄 평을 한 번 적어보겠습니다.

 

1기: 죽음을 초월한 사랑이 길을 열다. 4.5
2기: 정통파를 추구했지만 뱃심이 모자랐다. 3
3기: 따뜻한 감동으로 가득한 세기말의 마술 5
4기: 유원지 전역을 무대로 한 숨 막히는 추격전 4
5기: 퇴로가 차례차례 차단되는 공포 4
6기: 혈통주의에 기반한 작품이 혈통주의를 비판하는 모순 2.5
7기: 가장 맛깔난 추리를 보여준 코난 극장판, 로맨스 곱빼기 추가 4.5
8기: 서툰 바느질로 기워 만든 누더기 1.5
9기: 가장 멋진 모습을 한 아버지와 가장 큰 잘못을 한 딸 2
10기: 각자의 역할을 한 모두의 힘으로 만든 최고의 이야기 5
11기: 재벌 아가씨의 수난기 1.5
12기: 절대음감이면서 음치란 설정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을까 1
13기: 검은 조직도 하품 나는 메인 스토리를 감추가에 한계가 있다. 2.5
14기: 추리를 포기한 대신 2시간 동안 눈을 뗄 수 없는 스릴러 3.5
15기: 설원을 달리는 보드 액션이 유일한 장점 2
16기: 범인의 억지도 이 정도면 기상천외 1.5
17기: 멀쩡한 게 하나도 없다 0.5
18기: 저격에 노이로제 걸린 란의 폭발 2
19기: 미완성 수준의 완성도와 기분 나쁜 정서 2
20기: 검은 조직이 나왔으면 이 정도 스릴은 있어야지 3.5
21기: 붉게 타오르는 교토를 배경으로 하는 숨 막히는 액션과 로맨스 4
22기: 아무리 포장해도 국가 권력의 횡포에는 악취가 난다 0.5
23기: 이 작품의 주인공은 싱가포르의 야경과 호텔 1.5
24기: 범인이 총에 맞는 순간 이걸 보고 있는 이유를 자문하게 되었다 1
25기: 추리는 없고 액션도 뭔가 아쉽다 2.5
26기: 점점 SF가 되어가지만 그래도 재밌는 코난 극장판 3.5

 결국 제가 가장 마음에 든 작품은 3기 세기말의 마술사와 10기 탐정들의 진혼가였습니다. 세기말의 마술사는 특유의 따뜻함이 마음에 들었고, 최근 작에서는 볼 수 없는 코난의 정체에 대해서 고뇌하는 란의 모습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탐정들의 진혼가는 정말로 모든 캐릭터가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였고, 특히 경찰 역시 무능하지 않고 자신의 역할을 다한 것으로 묘사된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 끝난 줄 알았는데 마지막에 한 번 더 놀라게 하는 연출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둘 다 키드가 나온 작품이네요. 뒤의 작품들에서는 키드가 나오면 키드가 작품을 다 잡아먹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 두 작품에서 키드는 조연 이상 주연 이하로 적당한 비중을 받고 작품을 잘 살려주었습니다.

 

 최악은 22기. 제가 17기 절해의 탐정을 보면서 이보다 더 최악인 극장판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거든요. 개연성은 없고, 재미도 없고, 추리 요소도 없고, 이 영화에서 무엇을 즐길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아도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23기 감청의 권은 이야기는 지리멸렬해도 눈이라도 즐거웠거든요. 그런데 22기 제로의 집행인은 그것을 뛰어넘었습니다. 0 밑에는 마이너스가 존재하더군요. 결국 제로의 집행인은 멀쩡한 민간인을 테러리스트로 조작해서 구금하고 국가를 위해서 그런 일 정도는 간단히 할 수 있는 공안을 '멋있는' 조직으로 묘사하거든요. 솔직히 매카시즘 시절도 아니고 2020년 대에 이런 내용의 영화가 나올 수 있다는 것에 식겁할 수준이었습니다.

 

 이걸로 코난 극장판도 다 봤습니다. 이제 주말에 와이프하고 뭐하고 놀지 고민해봐야겠네요. 그리고 올해 개봉하는 코난 극장판은 7월에 극장에서 보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