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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이야기

3인 가족 생활의 시작

 이틀 전에 와이프와 아이가 조리원에서 퇴원하여 귀가하였습니다. 금요일은 비가 많이 와서(더불어서 제가 운전을 못해서) 장인 어르신 내외가 올라오셔서 태워주시고 저녁 식사까지 같이 하고 내려가셨습니다. 토요일에는 저희 부모님께서 오셔서 한나절 아이를 돌봐주다 가셨습니다. 그리하여 오늘이 처음으로 와이프와 아이와 3인이서 보내는 날입니다.

 

 육아 선배들이 항상 하는 소리가 이 시기가 가장 힘들다고 하는데 무슨 의미인지는 알 것 같습니다. 공부를 하거나, 일을 할 때는 '오늘은 어디까지 진행하고 식사 후, 어디까지 마무리한다.' 식으로 자기 주도적으로 계획을 하고 시간을 잡을 수가 있었는데 아이를 키우는 것은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아이에게 맞춰줄 수밖에 없더라고요. 아이가 배고프다고 하면 뛰어가서 분유를 타고, 아이가 딸꾹질을 하면 기저귀를 갈고, 배부르다고 젖병을 혀로 밀면 그만 먹여야 하고, 심지어 이 사이클이 2시간 간격으로 돕니다. 그나마 어제의 시행착오로 하나를 배웠는데 어떻게든 얘를 달래가면서 식사 간격을 2시간 반을 맞추어야 얘가 한 번에 배불리 먹고 안 깨고 잔다는 것입니다.

 

 위에 이 사이클이 2시간 간격으로 돈다고 했는데 역시 가장 큰 문제는 수면입니다. 얘가 2시간을 자는 것이 아니라 먹고서 다시 먹을 때까지가 2시간입니다. 혼자서 얘를 못 키운다는 말이 왜 있는지 알 것 같아요. 혼자서 키우면 낮이고, 밤이고, 그 사람은 한 번에 한 시간 이상 자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와이프와 적당히 조율해 가면서 한 사람이 아기 돌보면, 다른 사람이 집도 치우고, 젖병도 닦고, 식사 준비도 하다가 손이 비는 사람이 있으면 침대에서 2시간이라도 자고 옵니다. 그래도 한 사람이 한 사이클을 온전히 책임지면 3시간 정도는 잘 수 있더라고요. 어젯밤에 그래도 와이프가 버텨주어서 한 4시간은 연달아 잤습니다. 앞뒤로 휴일을 내어서 나흘을 회사를 쉬는데 거의 비몽사몽으로 화요일에 출근할 것 같습니다.

 

PS. 이쁜거와 별개로 밥 배불리 먹고 기저귀 갈아주었는데 울기 시작하면 한 대 때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