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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의 영역/여럿이서 하는 게임

FGO - 2부 4장, 마침내 클리어

 성정석 10개를 놓칠 수는 없어서 정말로 미루고, 미루고, 또 미루던 24장을 오늘에야 클리어하였습니다. 이 게임을 시작하고 메인 스토리를 이렇게까지 미룬 적이 없었을 텐데 참 손이 안 가더라고요. 물론 도대체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감도 오지 않던 14장이나, 용두사미조차 과분한 용두무미인 1.54장보다는 낫지만 그래도 계속 이어오는 4장의 저주를 깨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결국 2부는 우리와는 다르더라도 자신만의 세계를 지키려 하는 자들과의 대립과 갈등이 스토리의 핵심입니다. 그러나 24장에서는 그런 것이 전혀 없습니다. 모든 신을 흡수하여 이 세계의 유일한 지배자로 군림하는 신 아르주나는 불완전한 것들을 지운다는 명목하에 스스로 세계를 무너뜨리고 있었고, 그 결과 세계는 멸망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거기에 신 아르주나 자체가 마지막까지 칼데아 일행과 접점이 거의 없어서 캐릭터라기보다는 일종의 무대장치에 가깝다는 인상인데, 적 서번트들도 세뇌당해서 억지로 사역하는 상황이어서 매력을 전혀 느끼지 못하겠습니다.

 

 그리고 의미있는 스토리 전개가 전부 후반부에 몰려있어서 초중반이 너무너무 지루했습니다. 위의 그림처럼 간간히 웃을 수 있는 장면도 있었지만 읽다가 무료해져서 치우게 되더라고요. 후반부 전개는 나쁘지 않았지만 20장의 스토리에서 뒤의 3,4장 스토리가 괜찮다고 앞의 것을 다 퉁쳐서 괜찮다고 말해줄 수는 없습니다.

 

 후반부 신 아르주나와의 전투는 진짜 숨이 턱턱 막히는 난이도더군요. 전 처음에는 강제 패배 전투인 줄 알았습니다. 내성도 강해서 생각보다 데미지도 안 들어가는데 저쪽은 한 턴에 하나씩 아군 서번트를 지워대더라고요. 무적과 회피로 버텨보려고 하니 게이지 2개가 깎인 후, 무적 관통까지 사용하더라고요. 결국 인연 예장을 착용한 헤라클레스의 근성 버티기와 영주를 사용해서 클리어하였습니다. 

 

 2부 4장 클리어 보상. 1,2장에서는 그들의 희망을 짓밟아야 하는 죄책감을 느꼈고, 3장에서는 진시황이라는 지배자의 그릇을 느꼈다면, 4장에서는 이 그릇된 세계에 대한 분노나 피어나네요. 저 모든 것을 잃으면서 얻은 완전한 세계라는 게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