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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의 영역/ㄴ YS 시리즈

YS: 페르가나의 맹세(2005) - (1) 용암 지대까지 돌파

 'Ys 6: 나피쉬팀의 성궤'를 마친 후, 한동안 게임은 좀 쉬고 있었습니다. 주말마다 데이트하러 다니면서 게임까지 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핸드폰으로 FGO나 마스터 듀얼을 잠깐씩 돌리는 정도였습니다. 그러다가 저번에 코로나로 격리되면서 재활을 겸해서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 이후 무언가 한 가지를 오래 하는 게 버거워서 조금씩 활동 시간을 늘리는 단계인데 공부를 두 시간 하는 것보다는 게임을 두 시간 하는 것이 그래도 좀 더 쉬우니까요. 그래서 예전에 손을 대다가 그만두었던 'Ys: 페르가나의 맹세'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아돌이 도기와 함께 항구에 도착합니다. 도기의 고향인 페르가나 지방이라는데 정령의 힘을 간직하고 있다던 도조신은 파괴되어 있고, 길에서는 늑대를 닮은 몬스터가 튀어나옵니다. 몬스터에게 포위당해서 위험에 처한 아가씨를 구하면 그 아가씨는 엘레나라는 이름의 도기의 지인이라는 게 밝혀지고 오프닝 영상이 시작됩니다. Ys 6 오프닝과 비교하면 좀 아쉽기는 하지만 정신없기만 한 YS2 오프닝보다 훨씬 마음에 듭니다. 보니까 둘이서 여행을 하던 중 점술가 여자로부터 페르가나 지방에 안 좋은 일이 벌어진다는 예언을 듣고 다음 목적지를 여기로 정한 것 같네요.

 

 마을에 도착하면 도기는 스승을 만나러 아돌을 남겨두고 다음날 떠나고 마을에 남아있는 아돌에게 채석장에서 마물이 습격하여 촌장과 광부장이 안에 갇혔다고 도움을 요청합니다. 전작도 그렇고 긴말 없이 바로 게임이 시작됩니다.

 

 몬스터를 뚫고 광부장을 만나면 앞에 칼이 통하지 않는 몬스터가 있다고 합니다. 이를 뚫기 위해 도움이 될 물건을 찾으러 채석장 창고에 들어가면 첫 번째 보스전이 시작됩니다.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수수께끼의 인물인데 첫 보스인데도 의외로 만만하지 않았습니다. 칼을 직선으로 날리는 패턴과 현재 서 있는 위치로 날리는 패턴은 쉬운데 퍼트린 후 묘하게 유도되어서 날아오는 패턴은 회피 타이밍이 쉽지 않더군요. 노 데미지 영상을 찍으려고 한참을 고생했습니다. 체력이 절반 이하가 되면 기를 모아서 쏘는 패턴이 추가되는데 피하기도 쉽고 경직도 길어서 그냥 샌드백입니다. 여기를 클리어하니 불을 쏠 수 있는 팔찌를 주더군요.

 

 계속 진행하다 보면 다친 촌장을 만나게 됩니다. 촌장은 다리를 다쳤다면 앞의 상황을 확인해달라고 부탁하고, 그 부탁대로 좀 더 진행하다 보면 던전의 보스인 엘페일을 만날 수 있습니다. 처음 플레이할 때는 루비 얻는 법을 몰라서 루비 없이 덤비다 쓴 맛을 보았습니다. 불을 붙이면 상자가 나오면 간단한 구조인데 불을 붙여야 하는 곳이 눈에 잘 띄지 않아서 못 보고 지나쳤습니다. 없으니까 이기기 힘들더군요. 체력을 반까지는 줄여보았는데 더는 무리더라고요. 다시 플레이할 때는 빼놓지 않고 잘 진행하였습니다. 체력이 절반 이하일 때 사용하는 회오리바람이 잘 보이지 않아서 좀 여유를 가지고 피해를 해야 하고 영상에는 나오지 않았는데 기를 모아서 번개를 쏘는 패턴에서는 회피 타이밍이 까다롭더군요.

 

 엘페일까지 클리어하면 조각상을 획득하게 되고, 다친 촌장에게 돌아오면 엘레나의 오빠이자 도기의 친구인 체스터가 등장합니다. 6개월 간 소식이 없었는데 마을을 괴롭히는 악덕 영주인 맥과이어의 앞잡이가 되어서 많은 사람을 충격에 빠뜨리지요. 촌장은 분노를 토하고 이를 들은 엘레나는 충격을 받습니다. 다음날 일어나면 이번에는 신부가 이교의 신전에 가서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사건이 참 바쁘게도 터져주네요. 당연히 아돌은 구하러 가고 거기서 엘레나의 오빠인 체스터와 또다시 대면, 격돌하게 됩니다.

아무리 봐도 나쁜 척하는 게 뻔해 보이는 기사 체스터입니다. 

 

 트레이딩 카드에 이렇게 나오고 제목이 Wash Away인데 나쁜 녀석일 리가 없잖아요. 처음에는 멀리서 칼을 던지다가 가까이 접근해서 기를 모아 찌르는 패턴만 반복하길래 여유 있게 두들겼는데 체력이 절반 이하로 줄자 순간이동으로 이동하다가 갑자기 접근해서 찌르더군요. 기를 모으는 시간이 갑자기 짧아져서 대응을 못했더니 체력이 뭉터기로 깎이더군요. 그래도 결국 저 모아 찌르기를 회피하면서 받아치기만 하면 큰 어려움 없이 이길 수 있었습니다. 다만 어렵지 않은 건 클리어지 노 데미지는 정말 한참 고생했습니다. 가까이로 다가온 다음에 평범하게 칼을 휘두르는 패턴도 있는데 맞는다고 큰 데미지를 받지는 않지만 거의 딜레이가 없어서 대응하기가 힘들더군요. 체스터를 꺾으면 성격 나빠 보이는 높으신 분이 병사를 끌고 나와서 체포한 후에 처형이라고 절벽에서 떨어뜨립니다.

 

 그리고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일에는 이골이 난 아돌을 멀쩡하게 살아있었고 그곳에서 얻은 '화룡의 수호' 아이템의 힘으로 용암을 돌파해서 이제는 바람을 두르는 팔찌를 얻습니다. 바람 팔찌를 얻으면 다시 듀란이 나타나서 불의 용인 길렌을 깨웁니다. 앞의 이벤트도 길고 해서 이 보스는 노 데미지 클리어는 노리지 않았습니다. 그냥 보스 몸통이 불덩이라서 아차 하는 순간 긁히면서 체력이 떨어져서 이건 노 데미지로 클리어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습니다. 더구나 한 번 피격당하면 연타를 맞을 확률이 높아서 영상 마지막에 오히려 사망할 뻔하였습니다. 몸에 불이 붙어있는 동안은 최대한 공중에서 오래 버티면서 불이 꺼지길 기다리고, 불이 꺼지면 내려찍기로 연타 데미지를 노리면 그나마 수월하게 클리어할 수 있습니다. 길이가 짧아지면 짧아질수록 데미지 넣기가 힘들어져서 나중 갈수록 더 어렵습니다. 이 게임이 공중에 뜬 적에게 체감상 공격 판정이 잘 안 들어가기도 하고요. 

 그리고 이어지는 가장 재미있는 보스전. 패턴도 다양하고 패턴마다 대응법이 확실해서 즐겁게 클리어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왜 회전공격을 하는데 제대로 데미지가 들어가지 않느냐고 불평했는데 차지 공격을 해야하는 것이었습니다. 패턴을 알면 이제까지 나온 보스 중에서 노 데미지로 클리어하기 가장 쉬운 보스였습니다. 이 둘을 클리어하면 또 하나의 조각상을 얻게 됩니다. 내려오면 체스터가 조각상을 빼앗으려 하지만 도기와 엘레나가 난입하고 체스터는 엘레나에게 폭언을 퍼붓지만 아돌을 그냥 보내주게 됩니다.

 

 6를 하고 나서 3 리메이크를 하면서 감상은 3 리메이크가 훨씬 더 좋은 액션 게임이라는 것입니다. 6는 아군이든 적이든 공격 판정이 너무 오래 남아서 게임을 하면서 내가 왜 맞는지 불합리하다고 느낄 때가 많았거든요. 그 점에서 3는 타격과 피격 판정이 훨씬 직관적이라는 느낌입니다. 아돌의 기본 공격도 타수가 늘어났고, 적이 스턴을 당하면 공격받을 때 약간 공중에 뜨게 되어서 정말로 액션 게임에서 콤보를 넣는다는 기분이 듭니다. 같은 시스템을 사용하였다고 해도 훨씬 완성도가 높네요. 전작에서 게임하면서 템포를 다 잡아먹었던 대쉬 점프(방향키 + 레버 중립 + 점프)를 삭제하고 풍령 마법으로 공중에서 장시간 체공할 수 있게 한 것도 좋고요. 자꾸 하다가 그만두기를 반복하는데 이번에는 이 게임 마지막까지 달려봐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