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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의 영역/만화

선천적 얼간이들2 완결을 기리며

 결혼하고 나서 아무래도 예전보다 취미 활동에 사용하는 시간도 줄어들었고, 그 방향성도 조금 달라졌습니다. 와이프가 해당 취미를 금지하거나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혼자보다는 둘이서 함께 즐길 수 있는 무언가를 찾게 되었죠. 같이 볼 수 있는 영상 매체와 달리 만화는 예전에 비해 거의 보지 않습니다. 언젠가 보겠다고 사놓은 Fruits Basket과 그남자!그여자! 조차 읽는 것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을 정도로요. 그나마 네이버 시리즈에 가입해서 출퇴근 시간에 무료 쿠키로 마음의 소리나 다시 보는 정도입니다. 그러다가 선천적 얼간이들2의 연재 소식을 듣고 기쁜 다음으로 구독하기 시작하였죠.

 

  와이프는 웹툰을 거의 보지 않습니다. 제가 보는 마음의 소리도 별로 재미가 없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이 작품만은 굉장히 재미있다면서 이 작품이 나오는 목요일에는 퇴근하고 온 저에게 보여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한동안 매주 목요일에 퇴근하고 오면 와이프에게 선천적 얼간이들2를 보여주고 그 다음 제가 읽는 것이 저희 부부의 일상이었습니다. 2부 30화로 완결되니 저보다도 와이프가 더 아쉬워하더라고요. 저도 매주 목요일의 그 즐거운 시간이 사라져서 아쉬웠습니다.

 

 이 만화 내용은 참 반갑고 정겹웠습니다. 예고편에 나온 것처럼 더 늙고, 더 뒤쳐졌을 지도 모르지만, 그림 뒤에 있는, 저와 같은 시대를 살아온 이야기꾼의 존재 자체가 너무나도 소중하더군요. 인터넷을 돌아봐도 공감할 수 없는 말만 가득한 시대에 이런 같은 시대를 살고 같은 정서를 공유한 사람의 이야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오랜 친구를 만난 것 같은 느낌입니다. 이제는 더이상 젊은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이렇게 웹툰으로 그려주는 것이 참 고맙더라고요. 작가 분 몸상태가 영 좋지 않은 것 같던데 건강을 잘 챙기고 언젠가는 다른 작품으로 돌아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