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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이야기

아파트 사전 점검에 다녀왔습니다

 슬슬 회사에서 일정의 압박이 오기 시작하여 피곤한 한 주를 보냈지만 이번 주말에는 쉴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슬프거나 짜증 나지는 않습니다. 제가 들어가서 살 아파트 사전 점검 일이니까요. 사전 점검을 위해서 토요일 아침 7시 반에 일어났습니다. 와이프는 준비할 게 많아서 그보다 30분은 일찍 일어났고요. 제가 회사 일에 정신이 없어서 사전 점검 준비는 와이프가 도맡아서 했는데 고맙기 그지없습니다. 

 

 아파트 입장 전에 사진을 찍는 본인을 와이프가 찍었습니다. 2년 반 전에 모델하우스에서 본 이후로 사진으로만 보면서 기대감만 키운 집입니다. 그 동안 열심히 돈은 냈지만 한 번도 들어간 적이 없던 내 집, 그 집을 첫 발을 내디디니 가슴이 벅차오르더군요. 옆에 와이프가 없었으면 환호성이라도 질렀을걸요. 

 

 확실히 신축 아파트는 좋습니다. 특히 거실이 굉장히 넓게 나와서 거의 운동장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나중에 아이가 크면 여기에 트램펄린이나 정글짐 같은 거 설치해서 놀게 해도 괜찮을 거 같네요.(어차피 저와 와이프 모두 TV를 안 봅니다.) 부엌은 저기에 아일랜드 장 설치해서 식탁을 붙이려고 합니다. 와이프는 어렸을 때 가장 좋은 기억이 온 가족이 식탁에 둘러앉아서 아버지는 일을 하시고 나머지 식구들은 책을 읽던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걸 아이에게도 경험하게 해주고 싶어해서 저도 최대한 들어주고 싶습니다.

 

 안방입니다. 붙박이 장 옵션은 넣지 않았고 여기에 저와 와이프 침대를 넣고 아기 침대를 붙힐 예정입니다. 앞의 초록벽은 자재를 쌓아놓아서 임시로 막아놓은 것이라서 생각보다 채광이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안쪽으로는 드레스 룸도 붙어있더군요.

 

가장 채광이 좋은 방은 6월이면 태어날 아이의 놀이방으로 줄 예정입니다.

 

방 하나는 컴퓨터 방 겸 서재로 쓸 예정입니다. 안방을 제외하고도 방이 세 개가 남아서 하나는 아이 방, 하나는 손님방으로 이 방은 와이프가 제 서재로 꾸미겠다고 하더군요.

 

 어제 오전 내내 하자 점검을 하였는데 자잘한 문제는 좀 나왔지만 큰 문제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새 집에서 나오는 나오는 화학 물질도 기준치보다 낮게 나왔고, 그래도 걱정이 되어서 어제 집 곳곳에 숯을 뿌린 다음에 오늘 아침에 숯을 회수하면서 다시 한번 혹시나 놓친 것이 없나 확인을 하였습니다. 물론 좋은 일만 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제, 오늘 이틀 날이 너무 추워서 집에 돌아오니 식욕도 없고 온몸이 욱신욱신거렸고, 커튼 업체에서 사전에 맞춰놓은 것보다 가격을 올려 불러서 언성을 높이기도 하고 더구나 저는 오늘 점검이 끝나고 출근까지 했습니다. 그래도 그 모든 것이 이제 이런 아파트에서 내가 살 것이라는 감격에 묻히더군요.

 

 제가 어렸을 때, 집에 대해서 바란 소망이 세 가지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사시사철 온수가 나오는 욕실, 또 하나는 겨울에 춥지 않은 화장실, 마지막이 책으로 가득한 서재였습니다. 정말로 꿈이 하나하나 이루어지는 기분입니다. 이 기분을 되새기면 이번 포스팅은 음악 하나 넣고서 마치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5DW1WvgH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