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람 사는 이야기/기행문

여수를 다녀와서 - 식사, 오동도, 전망대

1.

이번에 프로젝트 킥 오프 미팅으로 여주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한 번도 여주에 다녀온 적이 없었고 교통편인 KTX 호남선을 탑승하는 것도 처음이었습니다.

이게 여러 기관들이 모인 자리에서 병풍 역할을 하기 위해 가는게 아니었다면 좀더 기뻤을텐데요.

 

억울하게 날아가는 이틀의 손해를 최소화하고자

가기 전에 CNN에 한 이틀 정도는 돌아가야 하는 Training 걸어놓고서 출발했습니다.

예매하는 과정에서 일행과 자리가 떨어지게 되어서

적당히 자고, 적당히 스마트폰 게임을 하며 여수 Expo역 도착까지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2.

점심은 호텔 식당에서 나온 해물 순두부를 먹었는데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맛이었습니다.

다만 저게 26,000원짜리라는 말을 들은게 식사가 다 끝난 후라서 다행이네요.

먹는 중에 알았으면 저 가격으로 먹을 수 있는 다른 음식들이 어른거렸을 것 같습니다.

 

호텔 가격도 1인실이 비수기에는 15만원, 성수기에는 2배 이상인 가격이 제법 나가는 곳인데

하다못해 호텔 방에 있는 칫솔도 포장을 뜯어서 사용하면 3,300원이나 하더군요.

무슨 고급 칫솔인가 했는데 마트에서 3,000원이면 사는 페리에가 7,000원에 팔리는 것을 보고 제가 사는 곳과 비슷하지만 뭔가 다른 법칙이 통용되는 세계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3.

저녁 식사는 민어 요리를 먹었습니다.

가게 입구에 7kg에 30만원이라고 써붙어 있어서 의식하지 않아도 의식하게 되더군요.

바다가 없는 충청도가 고향인 사람으로 민어 요리는 고사하고 민어라는 이름도 처음 들어보았습니다.

 

그래서 먹어본 민어의 감상은... 독특하긴 하더군요.

이제가지 먹어본 다른 생선과 향이 좀 다른 것 같았고,

특히 같이 나온 민어 껍질은 껌과 젤리의 중간 정도의 특이한 식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다만 처음 몇 점은 신기한 맛에 먹긴 하였는데 점점 익숙한 우럭의 맛이 생각나더군요.

특이하고 귀한거라고 반드시 맛있는건 아닌 것 같습니다.

 

4.

식사 후에 다들 호텔로 들어갔지만

저는 먹은 칼로리만큼은 소모하고 들어가겠다고 친구와 함께 오동도로 향했습니다.

호텔 바로 옆에 오동도까지 가는 다리가 있는데 왕복 거리면 적당한 산책이 될 것 같아서요.

 

어둠이 완전히 깔린 상황에서 사진을 한 장 찍었는데 잘 나오지는 않았네요.

제 스마트폰 카메라가 빛이 강하거나 약한 상황에서는 제대로 사진이 나오지 않아 아쉽습니다.

 

분명히 도착할 시간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가도가도 오동도가 나오지 않아서 결국 포기하였는데

아침에 밝은 햇살 아래에서 확인하니 주변이 어두워서 오동도를 지나쳐버린 것이었습니다.

뭔가 아쉽긴 하였지만 오동도를 못 찾을 정도의 어둠이면 안전을 생각하면 들어가지 않은게 맞는 선택 같습니다.

 

5.

이튿날 아침 발표가 당초 일정보다 일찍 종료하여서

점심 식사 시간까지 1시간 조금 더 되는 여유 시간이 생겼습니다.

 

홀에서 멍하니 앉아 있으려니 손해보는 기분이어서 호텔 주변 전망대에 올라갔습니다.

전망대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나름 마음에 들게 찍혀서 뿌듯하네요.

시간이 조금 더 되었으면 케이블카나 곤충 박물관도 들러볼까 생각하였는데

아무리 그래도 1시간에 소화하기는 벅찬 일정이라서 포기하였습니다.

 

6.

마지막 날 아침은 황태 해장국이었고, 점심은 게장 정식이었습니다.

게장 정식은 1인당 12,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이었는데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여기와서 먹은 것 중에 제일 맛있다고 해서 폭소가 터졌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해물이 게, 조개, 새우인 만큼

앞의 한 때 게였던 것들의 잔해가 산더미처럼 쌓일만큼 포식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