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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이야기/기행문

한국 민속촌 다녀왔습니다

1.
지난 10월 24일, 제게 있어서 중요한 시험이 하나 끝났습니다.

시험이 끝나면 스스로에 대한 위안으로 어디 한 군데 여행을 다녀올 계획이었고,

원래는 강화도와 전주 중에서 한 곳을 다녀올 생각이었지만

가까운 곳도 아직 못 가본 곳이 많으면서 굳이 멀리 갈 이유가 있냐는 어머님 말씀에 마음을 바꾸어서

경기도에 있는 한국 민속촌을 다녀오기로 정하였습니다.


2.
사실 다녀온 것은 지난 주 목요일이었습니다.

원래는 다녀와서 바로 글을 쓸 생각이었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미루다 보니

주가 바뀌고 달조차 바뀐 오늘에야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3.
경기도 용인에 있는 민속촌까지 교통편을 검색해보니 생각보다 교통이 편리하더군요.

집 앞에 있는 지하철을 타고 3호선을 쭈~욱 내려간 후에

신분당선과 분당선으로 환승해서 상갈역까지 가서

거기서 버스로 갈아타면 바로 민속촌까지 갈 수 있었습니다.

10시에 집을 나서니 12시 정도에 부모님께 이 사진을 전송할 수 있었습니다.


입장료는 성인 15000원이었는데

제가 우리카드를 내니 할인되는 카드라고 해서 좋아하다가,

올해 사용실적이 부족해 제외되었다고 해서 실망했습니다.


4.
주말에 가면 사람이 많을 것 같아서 평일을 골라서 간 것이었는데 그다지 좋지 못한 선택이었습니다.

초등학교와 노인회에서 단체 관광을 왔는지 생각만큼 사람이 적지도 않았고

무엇보다 제가 즐기고 싶었던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주중에는 운영되지 않더군요.

나룻배를 타고 하천을 건너는 코스와

사극에 등장하는 복장을 직접 입어보는 코스가 운영되지 않은 것이 상당히 아쉬웠습니다.

그 밖에 전통 염색으로 손수건을 만드는 코스는 최근 운영하지 않는 것 같았고

국궁 체험 코스는 가보니 단체 예약 한정이라고 적혀있더군요.


5.

 

 

그렇다고 해서 헛걸음은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일단 날씨가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아서 느긋하게 걸어다니기 딱 좋은 날인데다가

노랗게 물든 은행이 민속촌 가옥들과 어우러지면서 꽤나 멋진 풍취를 자아내고 있었습니다.

그냥 인적이 좀 드문 길을 호젓히 걸어다니기만 해도 마치 단풍놀이를 즐기는 기분이었습니다.


6.
한 시간 정도 느긋하게 산책한 후에 안에서 식사를 하였습니다.

원래는 장터국밥을 먹을 생각이었지만

아침에 어머니가 아버지가 밤에 사오신 순대국을 데워주셨기에 생각을 바꾸어서 묵밥을 사먹었습니다.

 

 

8000원이라는 가격에 걸맞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뭐 전형적인 관광지 가격이니까요.

다른 사람들 먹는 것을 보니 찹쌀 순대는 괜찮아 보이던데 하필 아침 메뉴가 메뉴라서...


7
오후에는 중심부에 있는 공연장에서 여러 가지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제일 먼저 2시부터 시작된 농악놀이 공연.

 

 

그 다음은 2시 반부터 시작된 무형문화재인 줄 타기 공연.

줄 타시는 어르신의 입담이 좋고 멋진 기술들도 계속 보여주셔서 그 날 본 공연 중에서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3시부터 시작된 마상무예 공연.

사실 기대한 것에 비해서 그다지 높은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마상무예라기 보다는 곡예에 가까운 공연이었고 그나마도 너무 실수가 많았습니다.

말을 달리면서 창을 던져서 저기있는 소 그림을 맞추는 것도

한 명은 저 가까운 거리에서도 빗나가서 뒤에 있는 초가집 지붕에 창을 꽂아놓았습니다.

도중에 낙마사고도 일어나서 아찔한 순간도 있었고요.

그나마 관객들이 실수가 좀 많아도 박수치며 격려해주는 분위기라 훈훈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이 공연에서 가장 인상이 깊었던 것은 기마용 채찍 소리가 생각보다 커서 놀랐던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무슨 화약이 터지는 줄 알았습니다.


8. 

 

마상 무예 공연에서 조금 일찍 빠져나와서 바깥쪽 코스를 한 바퀴 돌아보았습니다.

예상대로 공연장에 사람들이 전부 다 몰려있어서 아무도 없더군요.

산림욕 코스를 지나서 내려오다 보니 풍경이 마음에 들어서 한 장 찍어보았습니다.

아쉽게도 핸드폰 배터리가 다 되어서 더 이상의 사진은 찍지 못하였습니다.


9.
이 후에 4시부터 전통 혼례를 보았는데 상당히 실망하였고 이건 좀 아니다고 느꼈습니다.

일단 마이크를 사용하는 것도 큰 불만이었는데(조금 안 들려도 육성으로 진행하였으면 합니다.)

굵은 마이크 선이 혼례장을 가로질러서 완전히 분위기를 망치고 있었습니다.

마이크를 꼭 써야만 했다면 최소한 무선 마이크를 사용하는 성의는 보여주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대본을 보고 읽는 것까지는 참아줄만한데

그러면 최소한 두루마리를 보고 읽어야지 플라스틱 판에 놓고 읽으니 분위기가 전혀 아니더군요.


10.
4시 반 정도에 민속촌을 나와서 집으로 향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잊지 않고 정자역에서 미스터 도너츠에서 상납품을 구입하였습니다.

어머니께서 가장 좋아하는 간식이라서 외출 후 귀가할 때 많이 사다 드리는데

저번에 홍대점이 없어진 후부터 잡수실 기회가 없어서 많이 아쉬워 하시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