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 코난 극장판'을 다 보고 나서 우리 부부에게 새로운 고민거리가 생겼습니다. 주말이나 휴일에 특별히 체력을 소모하지 않고 거실에 편안히 앉아서 1시간 반 정도의 시간을 즐겁게 보내는 방법이 그렇게 많지 않더라고요. 특히나 올여름은 야외활동을 하다가는 거짓말 안 보태도 죽을 것 같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더더욱 거실에서 즐길 수 있는 오락이 필요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저희 부부는 예능 프로그램에 손을 대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와이프는 결혼 전에 예능 프로그램을 조금은 시청하였고, 결혼하고도 제가 같이 봐주었으면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예능은 고사하고 TV 시청 자체가 별로 익숙하지 않아서 결국 '나는 SOLO', '꼬꼬무' 등을 한 편 정도만 보고 때려치웠고, 와이프도 결국 포기를 했습니다. 사실 그 점에 대해서는 저도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기에 이번에는 제가 먼저 예능 프로그램이라도 같이 보자고 말을 꺼냈습니다.
제가 고른 것은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였습니다. 무엇보다 여행한 장소가 남미라는 점이 끌리더군요. 제가 일생 동안 여행을 가보고 싶은 장소가 세 곳이 있는 그중 제일 가장 먼저 꼽는 것이 마추픽추를 직접 답파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단순히 비행기를 타고 가는 1편부터 만약 제가 마추픽추로 여행을 가게 되면 이렇게 가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 몰입해서 봤던 것도 있습니다. 페루의 수도인 쿠스코를 보면서도 언젠가 저곳을 방문하는 날을 꿈꿨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가장 즐겁게 본 부분이 바로 저 쿠스코 도시였습니다. 그리고 그다음은 오토바이 여행 부분이었습니다. 저 이국적인 경치를 오토바이 타고 누비는 모습을 보니 낭만이 넘치더라고요. 단, 와이프의 반응은 다른 건 다 괜찮아도 오토바이는 죽어도 안된다였습니다. 물론 저도 생각이 없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살았는데 한 방에 갈 수 있는 취미는 피해야죠 ㅠ. 마지막에 우유니 사막도 멋있더라고요. 대학원 시절 SK에서 과장하시다가 석사 받으러 오신 어르신이 한 분 계셨는데 그분이 2019년에 우유니 사막에 갔다 오셨거든요. 그때 저도 같이 가자고 권유하셨는데 시간과 돈 때문에 포기했었습니다. 그분이 다녀와서 그렇게 경탄을 하시면서 저도 갔어야 했다고 하시던데 정말 그런 말이 나올만한 경치더라고요.
요즘 화제이던 기안84는 이 방송을 통해서 처음 봤습니다. 물론 예전에 네이버 웹툰 시절에 패션왕이나 복학왕 시절의 불량 연재에서 나온 악명은 알고 있었지만 실물을 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제 감상은 별로 가까이에 두고 싶지 않은 사람이었고, 같이 여행하는 이시언 씨가 고생이 많았다였습니다. 넵, 솔직히 비호감이었습니다. 현지 사람들과 좀 더 가까이하고 싶다, 해외에서 친구를 사귀고 싶다, 남들과 다른 경험을 해보고 싶다, 다 이해가 가는 소망이지만 이를 위해서 해야 하는 준비를 전부 다른 사람에게 떠맡긴다는 것이 저는 별로 좋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정말로 현지에서 친구를 사귀고 싶었으면, 비행기에서 호텔 방에서 현지 언어를 공부해야죠. 결국 친구를 사귀고 싶다고 말은 하면서 가장 중요한 소통은 제작진에서 전부 의지하더라고요. 도중에 길가에서 캠핑하고 싶다고 말은 하면서 현지의 밤 기온이 몇 도인지, 치안 상태는 어떤지, 캠핑 도구는 고사하고 침낭조차 준비해오지 않아서 이시언 씨에게 빌리고, 솔직히 뭐 저런 사람이 다 있냐는 생각이었습니다.
찾아보니 태어난 김의 세계일주 시즌 2는 인도에 가더군요. 남미와 달리 인도는 별로 가까이 하고 싶은 동네가 아닙니다. 회사에서 베트남 공장 다음은 인도 공장이라는 말이 있던데 정말 인도로 출장 가라고 하면 회사를 계속 다녀야 하냐를 고민할 것 같고, 그래서인지 왠지 껄끄럽습니다. 다음주부터 '삼시세끼'를 하던데 와이프가 관심있어하는 모습이라 이거나 볼까 생각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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