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와이프 생일은 제가 회사 일에 기진맥진해서 아침 늦게까지 뻗어있었고, 저녁에 식사만 같이 하였습니다. 그래서 작년 제 생일에 저는 베트남으로 해외 출장을 나가있었죠. 그래서 올해에는 제대로 생일을 축하해주고 싶어서 지난달부터 여행을 계획했습니다. 여러 후보지가 떠올랐지만 마지막까지 남은 곳은 홋카이도와 대만이었습니다. 홋카이도는 저에게 있어서 가장 즐거웠던 여행지였습니다. 병역 특례를 막 마치고 2014년에 다녀왔었죠. 언젠가 다시 한번 꼭 가고 싶을 정도였죠. 문제는 좀 많이 비싸더라고요. 와이프 생일이 홋카이도 관광의 성수기 중에서도 극성수기라서 거의 50%는 더 주고 가야 했습니다. 그래서 대신 대만을 가볼까 고민했는데 와이프가 주장하기를 대만은 얘가 있어도 충분히 갈 수 있지만, 홋카이도는 아이가 태어나면 초등학교 들어갈 때까지는 갈 수 없는 곳이니, 그냥 홋카이도를 가자고 해서 홋카이도로 결정 났습니다. 그리고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저희 비행기가 뜨는 날 대만에는 태풍 개미가 방문하여 1800mm의 폭우를 선사했습니다.
(공항에서 찍은 사진, 어째서 저기에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항공사는 돈 좀 아껴보겠다고 티웨이로 갔는데 출발할 때 연착이 좀 심하더라고요. 거의 한 시간을 늦게 출발했습니다. 다음부터는 다른 항공사를 이용할 것 같습니다. 밥도 안주고요. 도착 시간이 애매해서 편의점에 가서 주먹밥 하나를 사 먹고 버스로 스즈키노로 이동했습니다. 주먹밥은 일부러 우리나라에서는 없는 맛인 연어를 골랐는데 확실히 익숙하지 않은 맛이더라고요.
첫날의 타깃은 삿포르 맥주 축제였습니다. 아이를 가지기 위해서 병원에 다니는 동안에 저와 와이프는 둘 다 술을 끊었었고, 그 후에는 와이프는 뱃속에 아이가 있으니 마시지 못하고, 저도 혼자 마시면 미안하니 술을 입에 대지 않았습니다. 원치 않게 봉인이 풀렸으니 오랜만에 시원하게 한 잔 하고 싶더라고요.
삿포르 맥주 축제에 나온 회사는 산토리, 아사히, 기린, 삿포르였습니다. 예전 추억을 떠올리며 먼저 삿포르 부스에서 홋카이도에서만 마실 수 있는 삿포르 클래식을 한 잔 하고, 그다음 기린에 가서 한 잔 더, 마지막으로 산토리에서 한 잔 마셨습니다. 맥주는 삿포르가 제일 맛있었고, 안주나 서비스 같은 것에 가장 신경을 쓴 것은 기린이었습니다. 아사히는 별로 당기는 술이 없어서 가지 않았습니다. 한국에서 더위에서 헥헥거리다가 시원한 삿포르 밤바람을 맞으니 술이 벌컥벌컥 들어가더라고요. 지난번에 일본 갔을 때는 매일 저녁 호텔에서 맥주 한 잔씩 마셨는데, 이날 얼마나 실컷 마셨는지 여행 내내 맥주 생각이 안 나더라고요. 계획을 세울 때, 비 올 확률이 좀 있어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비는 오지 않았습니다.
8시 정도까지 마시고 삿포르 테레비 타워로 놀러 갔습니다. 굳이 돈 내고 전망대 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서 2층만 한 바퀴 돌고 갔습니다. 짱구 스탬프를 찍고, 오랜만에 보는 두더지 잡기 게임이나 한 판 했습니다.
1등 기념으로 한 장, 저런거 좋아합니다. 이후 호텔방으로 들어가서 여행 첫 날이 종료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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