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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캐릭터 단상

캐릭터 단상(4) - 야가미 라이토 from 데스 노트

야가미 라이토의 '정의'는 말이 안됩니다. 비틀렸거나 그런 수준이 아닙니다.

 

정말로 썩어빠진 세상을 바로잡기 위해서 불가피하게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자라면

미사나 미카미는 같은 뜻을 가지고 같은 수단을 사용하며 자신에게 협력적인 동지입니다.

그러나 라이토는 그들을 단순한 살인자로 생각하고 쓰기 편한 장기말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자기가 하는 일이 단순한 살인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또 하나는 정의를 위해서 수단을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하면서 N을 지혜 싸움으로 꺾는다는 수단에 지독하게 집착한다는 것입니다.

후반부 라이토는 N과의 싸움에 진지하게 어울려 줄 이유가 없습니다.

이미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키라를 인정한 시점에서 이미 사실상 목적은 달성한 것이고,

그 시점에 자신을 제외한 일본 수사본부 전원을 살해한 후 죽음을 가장한 채 은둔하기만 하여도 N은 절대로 키라를 막을 수 없습니다.

이미 이 시점에서 라이토는 자신이 말하는 '대의'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고 고백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야가미 라이토에게 가장 중요한 명제는 이것입니다.
자신은 세상에서 가장 뛰어나고 모범적인 사람이며 또 그래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별 생각없이 사용한 노트는 정말로 살인 노트였고, 그는 졸지에 살인자가 되고 맙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정말로 진지하게 죽일 생각으로 쓴 것도 아니고, 한 번의 실수로 넘어갈 것입니다.

그러나 자기가 그토록 혐오하는 살인을 저지른 이상 그는 더 이상 완벽한 사람일 수 없습니다.

그 자신이 완벽한 사람으로 남기 위해서는 그 살인을 '선하고 의미있는 살인'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기 위해서 거기에 살인을 통해서 세상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겠다는 사상이 붙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야가미 라이토는 자신을 악이라고 부르는 사람에게 히스테릭한 반응을 보이게 됩니다.

살인을 통해서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고 한다면 보통 사람들은 그것을 악으로 생각하는 당연합니다.

머리좋은 야가미 라이토가 그것을 예상하지 못할 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살인은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자기 합리화를 하고 있는 야가미 라이토에게 이 말은 도저히 견딜 수가 없는 말이겠죠. 

 

류크가 말하길 데스노트를 가진 사람은 불행해진다고 하는데

처음 사용한 시점부터 자기 자신을 속이는 인생이 시작된 라이토는 L이나 N과 관계없이 이미 불행한 인생이 확정된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