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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캐릭터 단상

캐릭터 단상(5) - 소마 모미지 from 후르츠 바스켓

소마 모미지, 후르츠 바스켓에 나온 캐릭터로 12지 중에서 토끼에 해당하는 캐릭터입니다.

다들 불행 하나 씩은 안고 있는 후르츠 바스켓의 캐릭터 중에서도 그 불행은 궤를 달리합니다.

 

모미지의 어머니가 모미지를 출산하고 처음 품에 안은 순간 모미지는 토끼로 변해버렸고,

그 순간 어머니는 충격을 받고 정신이 병들어서 모미지의 존재를 부정하며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쇠약해져갔습니다.

결국 죽어가는 아내를 보다못한 모미지의 아버지는 하토리에게 모미지와 관련된 기억을 지우도록 부탁했고

마지막으로 확인하는 하토리에게 어머니는 "내 인생 최대의 후회는 저 '생물'을 자신의 몸으로 낳았다는 것' 이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그렇게 잊혀진 모미지는 먼 발치에서라도 어머니와 나중에 태어난 여동생을 보기 위해서 아버지 빌딩에서 놀다가 아르바이트 중인 토오루를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불행에도 불구하고, 아니 이런 불행을 이겨내면서 작중에서 가장 인간적으로 성숙한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다른 캐릭터들이 자신의 불행에서 눈을 돌리거나, 아니면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리면서 간신히 버티고 있을 때

아프게 만드는 추억이라도 짊어지고 도망치지 않는다면 언젠가 그런 추억에 지지 않는 자신이 될 수 있다며 슬프게 웃는 캐릭터이죠.

아키토가 분에 못 이겨 토오루에 폭력을 행사하려고 할 때 아이들 중 유일하게 앞을 막아선 캐릭터이기도 하지요.

 

여기까지가 이 캐릭터의 절반이라면, 나머지 절반은 은근히 속이 검은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하토리의 과거사를 안다거나, 히로가 토오루에게 심술을 부릴 때 키사를 데려온다거나 12지 내의 인간 관계에 밝으며

무엇보다 자신의 어리고 귀여워보이는 외모를 교묘하게 이용하며, 연애에 둔한 주역 3인과 달리 적극적으로 토오루에게 대쉬합니다.

일단 첫 등장부터 토오루에 뺨에 키스하였고, 학교에 처음 왔을 때는 품에 안겨 토끼로 변신하는 대형 사고를 쳤죠.

발렌타인 데이 초콜릿의 답례로 토오루에게 화이트 데이에 온천 여행을 선물하는 사장 아들다운 배포를 보이는가 하면

그 여행에서 유키와 쿄우의 제지가 아니었으면 모미지를 초등학생으로 착각한 토오루와 온천에 같이 들어갈 뻔 하였고

결국 어린아이처럼 때를 써서 토오루와 같은 방에서 이불을 붙이고 자는데 성공합니다.

참고로 저 시점에서 나이는 토오루가 고1, 모미지는 중3이고, 인간관계에 밝은 모미지가 남녀 관계를 모를 리가 없으니(...)  

 

심각한 이야기에 어울리면서도 본인 자체가 완충제가 되는 캐릭터라는 특성상 

토오루가 소마 본가와 얽힐 때나 12지의 부모 자식 문제와 같이 이야기가 어두워져서 안타깝기도 한 캐릭터입니다..

단순히 매력적인 조역이 아니라, 작품 진행에 큰 역할을 하는 캐릭터여서 신 애니메이션에도 잘 묘사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