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취미의 영역/독서

커피점 탈레랑의 사건 수첩 2권 / 오카자키 다쿠마 저 / 소미미디어

1권보다 괜찮은 2권, 이번 권은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저에게는 꽤나 중요한 요소인데 한 권을 그럴 듯하게 쓰는 작가는 많지만 뒤에 이야기까지 괜찮은 작가는 훨씬 적거든요.

그래서 1권보다 괜찮은 2권을 쓸 수 있는 작가는 어느 정도 믿어도 된다는게 제 지론입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합격이네요.

 

2권에서는 여주인공인 미호시의 여동생인 미소라가 등장합니다.

이름을 듣자마자 언니가 별이고 동생이 하늘이라는 생각을 하는걸 보니 일본어에 익숙해지긴 했나 봅니다.

이 여동생 미소라가 교토에 와서 친아버지 찾기 위해서 벌이는 소동이 이번 권의 메인 스토리 라인입니다.

 

서술 트릭도 전권보다 나았고, 무엇보다 일곱 개의 에피소드가 하나의 커다란 트릭을 위해 잘 짜여진 느낌이어서 높은 점수를 주었습니다.

독서 감상문을 쓸 때마다 서술 트릭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저는 서술 트릭을 많이 좋아합니다.

그리고 그 매력의 정체는 자신이 상식으로 생각하던 무언가가 사실은 편견이었을 지적받는 유쾌함이라 생각합니다.

지적이고 단정한 바리스타 언니가 요란하고 록이 취미인 동생을 소개시켜주었을 때 보통 둘이 쌍둥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죠.

하지만 생각해보면 여기서 제공된 정보 중에서 나이와 연관된 정보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전부 스스로 만들어낸 허구에요.

저 부분에서 너털 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주 유쾌했어요.

 

다만 한 가지 걱정되는 부분이 주인공과 여주인공의 연애 진척 속도입니다.

보통 둘의 연애 진행 속도를 보면 작가가 이야기의 규모를 어떻게 잡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1권에서도 그렇고 2권에서도 작가가 속도를 의도적으로 늦춘다는 인상을 받는데 이건 장기 연재를 생각하는 징후거든요.

문제는 이게 장편이 될만한 소재인지도 모르겠고, 일본 현지에서도 연재가 제대로 안 되는 분위기라서 좀 많이 불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