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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의 영역/혼자하는 게임

하늘의 궤적 FC Evolution(2015) 1회차 클리어


봄에 Falcom의 YS 시리즈에 손을 댄 후부터 같이 노는 후배 중에서 궤적 시리즈 같이 하자고 노래를 부르는 녀석이 있어서 결국 시작했습니다.

이번에 운이 정말 좋은게 VITA와 FC Evolution을 트로피가 0%인 상태로 전부 빌릴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게임을 빌려서 하면서도 마치 신품 게임을 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궤적 시리즈는 전혀 모르지만 영웅전설 시리즈는 저도 어느 정도 알고 있고

소년, 소녀의 여행으로 시작된다는 영웅전설 시리즈의 정체성에 충실한 작품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엔딩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자면 당시 팬들에게는 충격으로 다가왔던 새드 엔딩이었다고 하던데

솔직히 제 감상은 우리 집 강아지가 사고 치고 지레 겁먹어 가출했다 정도의 감상이어서

다음 작에서 찾은 다음 끌어안고 '착하지 착하지' 해주면 해결되는 문제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인상적이었던 캐릭터는 역시나 에스텔.

보통 이런 종류의 캐릭터는 요리를 조금만 잘못하면 짜증나는 캐릭터가 되기 쉬운데

언제나 빛나는 태양같다는 수식어에 어울리도록 멋들어지도록 묘사해주었습니다.

파티에 고정적으로 편성되어 있지만 성능이 썩 좋지 못하다는 단점은 좀 안타깝지만요.

그래도 마지막 전투에서 매턴 응원으로 아군의 공격력 버프와 CP 수급을 책임졌습니다.

 

조금 특이한 점으로 작중에서 남주인공인 요슈아가 여장하는 장면이 많이 나오고

연극에서도 남녀를 바꾸어서 역을 맡은 것이 단순한 팬 서비스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처럼

전통적인 남주인공 역할을 에스텔이 가져가고, 반대로 여주인공 역할을 요슈아가 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 애거트를 노리는 매의 눈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티타와

나 후속작에서 훨씬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고 온 몸으로 외쳐되는 올리비에 정도가 기억에 남네요.

그리고 알바 교수는 나중에 진실이 밝혀진 다음에는 처음 든 생각은 '부지런하기도 하셔라.'

그 정도 위치인 분이 이 정도 일 꾸민다고 직접 현장을 뛰어다니실 줄이야.

 

일단 1회차에서 달성하지 못한 트로피가 너무 많아서 2회차에 들어갔습니다.

황궁에서 가면남도 이기지 못하였고, 탑에 있는 마수 상자들도 포기했고,

무엇보다도 39레벨 이하로 클리어하기 위해서 봉인구획의 상자 대부분을 포기했습니다.

최종 보스 격파 후 이어질 레벨 업까지 생각하고 37레벨로 갔더니 보스 전이 만만치 않더군요.

그 와중에서도 하나라도 빠질까 꼼꼼하게 체크하면서 달성한 것이 요리 수첩이었습니다.

게임을 하다보면 에스텔은 재능없는 유격사 일보다는

어떤 음식이든 맛보면 바로 레시피를 알아내는 황금혀를 살리는게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쉬운 것은 3장에서 왕국군에게 걸려서 애널라이즈를 해야했어야 하는걸 미처 생각하지 못해서

bp 최대 클리어와 마수 수첩 완성을 2회차에 동시에 달성하는게 불가능해졌다는 것입니다.

지금 나이트메어 클리어와 플레이 타임 100시간 달성 2가지는 포기하려고 하는데

이것까지 포기하면 그냥 내친 김에 3회차 플레이까지 해야하나 고민 중입니다. 

 


그나저나 아무리 보아도 클로제와 혼담이 오갔다는 제국의 황자는 올리비에인데

올리비에와 클로제가 결혼한 모습을 처음 떠올렸을 때는 뭔가 충격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곰곰이 생각해보니 가벼워 보이지만 은근히 속 깊은 남편과 착하고 예의바르고 올곧은 부인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작중에서는 올리비에와 셰라자드를 밀어주는 분위기라서 가망이 없어 보이네요.

그런데 저 조합이면 아무리 생각해도 올리비에가 너무 불쌍해 보이는데...